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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맛 ㅣ 웅진 세계그림책 277
임서하 지음, 나선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5년 6월
평점 :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개인적인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날씨의 맛>이라는 다소 독특한 제목에 눈길이 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날씨와 관계가 많다고 느껴져서인지 계절이 먼저 떠오른다.
화창한 봄날의 햇살은 어떤 맛일까?
주룩주룩 내리는 여름의 비는 어떤 맛이 날까?
푹신하지만 차가운 눈의 맛은?
무심코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지나친 하루하루의 날씨가 문득 특별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글자를 가리고 그림 위주로 그림책을 읽었다.
각 장면마다 어떤 날씨와 어떤 맛을 표현하고 있는지를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내려오는 꽃을 냄비에 담는 장면이었다.
꽃향기가 나는 향기로운 맛이 가득 할 것 같은 장면에 '화전'이 떠오르기도 했다.
"향기가득 맛이요. 꽃향기가 톡톡 터지는 맛이 날 것 같아요."
"달콤 쌈쌀한 맛이 날 것 같아요. 꽃잎이 떨어지는 건 아쉽지만, 그 꽃잎으로 요리하는 것은 즐거울 것 같아요."
아이들은 이 장면을 보며 저마다 맛을 표현했다.
다양한 맛들을 표현하기 위해 저마다 감각을 총동원하여 맛을 상상하고 꺼내놓는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책장을 넘기며 그림을 따라가다보니, <날씨의 맛>이라는 제목이 품고 있는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단순히 날씨 그 자체의 맛이 아니라, 날씨와 함께 했던 소중한 기억과 감정, 그 순간의 온기와 빛깔이 어루어진 '마음의 맛'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할머니 사랑이 가득한 안개 맛 케이크, 어린 시절의 즐거움이 녹아 있는 눈송이 비스킷 등
다양한 사랑과 추억을 가득 담은 맛들이었다.
꽃잎을 모으는 장면을 펼치고 장면과 관련하여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지 물었다.
"학교 운동장에 벚꽃이 떨어졌을때요.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 엄마랑 소꿉놀이할 때 꽃잎으로 반찬 만들었어요. "
"할머니집에서 봉숭아 꽃 따서 물들였어요. 이번 여름에도 봉숭아따서 물들일거에요."
아이들은 저마다 기억속에 있던 장면들을 가지고 와서 펼쳤다.
그런 장면들을 맛으로 표현하면 어떤 맛일 날지도 나누어 보았다.
"분홍빛 솜사탕 맛이요."
"알록달록 과일 젤리 맛이요."
"시원한 여름밤에 마시는 매실차 맛이요."
아이들은 저마다 기억을 맛으로 표현하며, 다시 한번 그 순간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것 같았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날씨와 일상 속의 작은 순간들을 마주하며,
소중한 기억과 감정으로 가득한 시간들을 느낌 수 있었다.
<날씨의 맛>은 아이들에게 상상에 문을 열어주고,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며,
주변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하는 힘을 주었다.
아이들과 <날씨의 맛> 그림책을 함께하며 무심히 흘려보낸 일상에 담겨있는 다정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마주 할 수 있었다.
세로의 긴 판형에 하늘과 구름을 넉넉히 담고 있고, 색연필로 부드럽게 그려진 그림과 넉넉한 여백은 그림책을 마주하는 독자에게 기억을 꺼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날씨의 맛> 그림책을 마주하며 지나쳐버린 소중한 일상속의 따뜻함을 만나보길 바란다.
#날씨의맛 #임서하 #웅진주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