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김양미 지음 / 문학세상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은 김양미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느낌으로 무겁지 않은 느낌으로 전달하면서도 그 안에 예리한 시선을 넣어 이야기하고 있다.
정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장애라는 것은 무엇일까?
책을 읽어 내려 가는 동안 주인공의 이야기에서 나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다.
가끔 분노 조절이 안되고 극도로 예민해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이다.
그렇다면 나 역시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 화낼일이 아닌데도 화내는 사람도 있고 별일 아닌데도 극도로 예민하게 구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장애라고 부르는 질병은 검사지를 받고 그 수치를 계산하여 일정 수치가 넘으면 장애로 친다.
수치가 낮으면 장애를 가진 사람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수치가 있으나 장애를 가지지 않았다고 장애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되는가?
사실 우리는 모두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정도가 심하냐 안심하냐의 차이지.
옛날에는 지금의 장애가 없었기에
현재의 장애라고 판명되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없었다.
만약 에디슨이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분명 장애를 가졌다고 판명이 났을 것이다.
장애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기준이다.
에디슨이 지금 위대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었던 것은
에디슨의 행동을 문제로 보지 않고 지지해주는 부모 덕분이지 않았을까?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은 일반 사람이 가지지 못한 특출난 재주가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미술이나 예술계통에서 뛰어난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사회성이 낮았으며
인지능력 또한 떨어지기에 장애라고 판면받고 활동이나 행동에 제약을 받아야 했다.
남과 다른 생각을 하라며 창의성을 강조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기를(특히 부모나 상사의 말을 잘듣기를)바라는 것은
너무 이중적인 잣대가 아닐까 싶다.
하나 하나 읽어가보니 저자의 이야기는 웃기지만 슬펐다.
내 애인 이춘배에서
춘배가 마지막에 했던 말이 가슴에 많이 와닿았다.
"겁이나. 나 닮은 애가 나올까 봐.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사람들한테 무시나 당하면.. 운전 면허증도 없는 아빠 밑에서 애가 제대로 크겠냐."
"그래도 내가 아빠가 되면.. 애는 진짜 예뻐해 줄 자신 있다. 공부 좀 못하고 친구가 하나밖에 없어도 병신 소리 같은 건 절대 절대 입에도 올리기 않을거고 나는..."
아이는 부모 하기 나름이라고,
장애가 있어도,
문제가 있었어도 바르게 자라나는 사람이 많다.
춘배 역시 부모가 춘배를 존중하고 사랑으로 키워주었다면 지금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다고,
장애가 있는 것 같다고
배척하고 분리하는 사람들의 시선속에서 후천적으로 장애를 더 많이 가지게 된건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마음에 병을 모두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화낼 일이 아닌데도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일처리가 두서 없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들 모두 장애를 조금씩 가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장애라고 판명 받을 기준을 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이지 않을까?
조금 더 주변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