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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절친 오케이 선생님 ㅣ 단비어린이 문학
김리하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7월
평점 :
느려도 괜찮아 - 나의 절친, 오케이 선생님
책 제목을 보았을 때는
'뭐든 긍정적인 선생님의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표지를 보고
'판타지 이야기가 섞인 동화인건가?'
라는 궁금한 생각들이 들었다.
어떤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하여 책을 받자마자 바로 펼쳐보았다.
김리하 작가가 글을 쓰고 시은경 작가가 그림을 그린 『나의 절친, 오케이 선생님』은 그룹홈에 살고 있는 시우와 시후의 멘토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글을 읽고 있는 동안,
그룹홈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평생을 살고 싶었던 잊었던 나의 바람이 떠올랐다.
사회복지 사일을 하면서 아이들과 지내면서 돈을 모아 아파트를 구입하여 그룹홈을 차려 아이들과 단란하게 함께 살아가는 꿈을 꾸었었다.
비혼 주의자였던 어린 시절의 꿈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책에 나온 그룹홈
'아빠와 엄마처럼 아이들을 키울 수 있었을까?'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시우의 마음을 열기 위해 기다려주고 자신의 과거의 부끄러운 일들도 서슴없이 공개했던 선생님의 모습에
'과연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인가?'
'아이들을 위해서 나의 부끄러운 일도 서슴없이 공개할 수 있을까?'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친구 같은 부모인가?'
라는 수많은 질문들이 떠올랐다.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하는 잔소리가 과연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잘 할 때 정말 격려하고 아낌없이 칭찬을 했었는지,
아이가 잘 못했을 때 묵묵히 응원해 주었는지 생각해 보니
그러지 못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아 자괴감도 들었었다.
'내가 잘 될 리가 없잖아요'를 읽는 동안
"난 못해"라며 항상 무언가를 시작하기를 주저했던 작은 아이가 생각났다.
유난히 눈치를 보고 무엇이든 자신감이 없던 아이..
그런 아이에게 언제나
"괜찮아. 처음에는 모두 서툰 거야. 하지만 하다 보면 더 나아질걸?"
라고 응원하고 지지해 주었다.
처음에 동그라미도 제대로 그리지 못하던 아이는
지금은 형태를 가진 사람의 모습을 곧잘 그리다.
함께 이어 그리기 활동을 하기도 하며
자신감을 천천히 길러갔다.
"우와~. 저번보다 동그라미를 더 잘 그리게 되었네? 열심히 그리니까 더 잘하게 되었구나"
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 아이는 예전처럼 망설이거나 자신감 없어하지 않는다.
대신 자기가 그려온 그림을 선물로 나눠주곤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지지로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지 않았을 까라며 좋은 부모라는 타이틀에 갇혀 '잘못 키우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를 돌아보고 격려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림책을 꾸준히 공부하고, 소설책이나 자기 계발서만 읽던 내가 아동 문학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언니의 추천 때문이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언니는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동화책이 좋다고 추천해 주었다.
아이들 동화책을 읽어나가며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씩 알 수 있었고, 나 역시 변화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나의 절친, 오케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되고 싶은 분들,
아이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는 분들..
느린 학습으로 인해 걱정인 분들..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신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