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는 굳은 결심을 한다. 내일 그리고 남아 있는 나날 동안 그녀는 그림을 그릴 것이다. 잘 그릴 것이다. 까마귀들이 그림 그리는 팔에 자유를 주었고 그것을 가능하게 할 마음가짐을 주었다.도라는 슬프고 행복하고 아프고 건강할 것이다. 그녀가 살 수 있는 최고의 삶을 살 것이며, 더 그렇게 할 수 없을 때 죽을 것이다.그리고 이 세상이 존재하는 한 떼까마귀들은 새벽녘에 그리고 해질 녘 하늘에 수수께끼를 그릴 것이다.
이곳 벨맨& 블랙에서 지난 십여 년 동안그는 오직 죽음만을 생각했다. 그러나 그 자신의 유한함에 대해서는 한순간도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참으로 기막힌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렇게 중요한 일을 어떻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휴식과 우정과 삶의신비에 대한 평화로운 명상 없이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긴 시간을몰입하면 방향감각을 잃을 수도 있었다. 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그렇게 살다 보면 자신의 정박지를 완전히 잃을 수도 있을까? 영원히 잃을 수도 있을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성인이 된 이후 그는 줄곧 목적이 있는 삶을 사이다. 그의 모든 순간은 마음속의 어떤 목표에 적극적으로 소모되어다. 이제 그는 그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집에서 그가 하 일은 없었다.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다 했다. 그는 불필요한 존재였다. 공장에서도 그를 찾지 않았다. 그의 암울한 기분이 일꾼들에게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들은 그를 두려워했다. 그의 가족에게 일어난 일들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젠 어디로?
나이를 먹으면 물론 경험이 쌓이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관찰력이 높아지고 노인의 현명함을 얻는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우둔함과 비열함, 욕심과 어리석음만을 쌓아 온 듯한 인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