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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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질수록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나 자신에게 지나치게 심취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에 심취하면 쉽게 뜨거워지고 자기 사정과 감정만이 특별한 것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기 사정에만 너그럽다보면 남의 사정은 나보다 덜한 별것 아닌 게 되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괴물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주변 세계를 친애하는 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확실히 도움이 되어 주었습니다.

남의 말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남 탓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은 쉽게 불행해지지 않는다. 불행할 시간이 있으면 더 많은 걸 책임지고 노력한다. 어른스러운 길이란 건 없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의 선택과, 이후 어른스럽게 책임지는 것만이 있을 뿐이다.

‘자랑스러운 역사‘란 왜곡된 자화자찬이 아니가 그 모든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거듭해가며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유와 반성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다. 과건는 대개 창피한 것이다. 그것을 사실 그대로 돌아볼 수 있는 정직함만이 늘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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