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잃은 친구가 말하길 "부모를 여읜다는 것은 죽음과 자신 사이에 놓여 있던 가로막이 없어지고 허허벌판에 내던져지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시간과 경험이 이 사람의 ‘현재‘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사귀어야 하는 것은 이 사람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여야 한다.
"인생 경험이 충분히 있는 어른은 자기가 해야 팔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꿈 없이도 알찬 나날을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사람은 사람과 사람의 ‘사이‘에 있다. 스스로 ‘조금이나마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를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정해진 틀이 없는 ‘우정‘에는 남자도 여자도 없다. 각자의 세월을 거쳐 현재에 이른 동성, 이성 친구들과 남은 시간을 풍요롭게 공유하변서 나이를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