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은 삶이란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가혹하다는 것을 생생히 깨달았다.
고민이 있더라도 가슴에 묻어 두어야 했으며, 스스로 패배를 인정한다고 해서 어려운 세상살이가 더 쉬워지는 것도 아니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죄다 포기해 버리고 싶은 욕구보다 더욱 깊은 곳에서는) 살아가는 일이 앞으로 오랜 기간 자신의 의무가 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이런 확신에 고무되어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그것은 그녀에게 아직 힘이 남아 있으며, 언젠가 다시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증거였다. 고통만을 위해 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어쨌든 그녀는 아직 젋고 아직 많은 일이 생길 수 있었다.
"나하고 헤어지는 일은 없을 거야. 너는 나를 붙잡고 있을 테니까. 네 마음속에 나를 간직해 두렴. 나는 지금까지보다 너와 더 가까이 있을 거야. 이사벨, 살아있는 게 더 좋아. 살아 있는 동안에는 사랑이 있으니까. 죽음도 좋지만, 죽음에는 사랑이 없어."
"가급적 당신의 인생을 지켜야 돼요. 일부분을 잃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끼지 잃어선 안 돼요. 겉으로 보이는 상황, 세상 사람들이 하는 말, 세상의 형편없고 우둔한 짓거리 따위를 걱정하는 건 당신 자신에 대한 모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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