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사람을 빛나게 한다는 것을 나는 스구를 만난 이후 실감했다.
글을 쓸 때는 혼자다. 결과적으로 누군가에게 읽히고 평가되는 글이라고 해도 쓸 때는 혼자다. 누구의 눈도 신경 쓰지 않고 그것에 몰두할 수 있었다.
"......놀랐죠. 하지만 그게 뭔지 물어보지 못했어요. 물어보면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줌마는 후후후 하고 웃었다. "넌 어른이 되기 한참 전부터 어른이 되지않으면 안되었으니까." 이 말을 듣고 나는 뜻밖에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 것으로부터도 도망쳤다.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지 알지 못했다. 내내 수동적이었던 나에게 뭔가를 스스로 하는 것의 무게는 거뜬히 짊어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나를 데려간 거야. 지금까지 내가 믿어온 것은 내가 있었으니까 믿었던 거야. 알겠어, 아유무? 그건 내 안에 있는 거야. `신`이라는 말은 난폭하고 맞지도 않아. 하지만 그건 내 안에 있는 거야. 내가 나인 한은." 나는 고개를 숙였다. 누나를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있어도 여전히 누나의 기척만큼은 느껴졌다. 농후한 기척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믿을 것은 내가 정해." 내 발밑을 개미가 기어갔다. 검은 몸은 밟으면 바로 찌그러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아유무." 나는 개미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너도 네가 믿을 것을 찾아. 너만이 믿을 것을.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면 안돼. 물론 나하고도, 가족하고도, 친구하고도. 그냥 너는 너인거야. 너는 너일 수 밖에 없는 거란 말이야." 나는 누나를 그 자리에 남겨두고 걷기 시작했다. 누나는 기가 꺾이지 않았다. 누나는 그 자리에 있었다. 예전에 자신이 믿었고, 얼마 후에 깨끗이 버린 것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네가 믿을 걸 누군가한테 결정하게 해서는 안 돼."
하지만 난 나를 믿어. 내가 계속 나로 있었다는 걸 믿고 있어. 그러니까 만약 그게 틀렸다고 해도 이제 나는 무너지지 않아. 나는 누군가에게 속았던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맡겨진 것도 아니야. 나는 내가 믿을 것을 누구에게도 결정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그건 절대 흔들리지 않아. 너를 믿고 있어서가 아니야. 너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믿고 있어서야.
나는 살아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믿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계속 살아간다는 것을 내가 믿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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