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누구도 다른 사람을 책임질 수는 없는 법이야. 사람은 각자 혼자서 세상을 마주햐야만 하지.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 무심한 태도로 우리를 위해 일부러 그 냉엄함을 누그러뜨리지 않아. 그래서 오랜 시간이 흐르면 결국 세상이 우리를 이기고,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된단다.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책임지려는 우리의 노력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야. 지금 너와 내가 이러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 우리는 사태를 되집어보고 앞으로 책임을 더 확실하게 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