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미쓰를 원망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 죄를 물을 수 있을까. 산다는 것은 힘들고 살아남는다는 것은 더욱 험하다. 그래도 언니는 도망쳐서 지금도 어디선가 살고 있다. <음력 열엿새 밤에 내리는 비>
남겨진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 누군가위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간다. <음력 열엿새 밤에 내리는 비>
유곽의 문이 열린다. 창녀가 병으로 죽어도, 그 죽은 여자를 생각하며 우는 사람은 있어도, 어김없이 유곽은 문은 열고 꽃을 판다. 그리고 죽은 창녀의 방에는 언젠가 다른 여자가 살고, 향이 다 타서 없어지듯 기억도 풍화되어 어딘가로 사라진다. 어차피 창녀란 어디나 마찬가지다. 자신이 없어져도 대신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어젯밤 유곽에 나오기 전에 울면서 한 생각을 떠올린다. 아니, 대신은 없어. <고드름처럼 나뭇가지에 얼어붙은 눈 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