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는 그 때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에 나오는 한 구절을 떠올리고 있었다.
‘자유와 독립, 자기 자신으로 가득 찬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에 대한 희생으로 모두가 이 외로움을 맛봐야 한다.‘
그러나 거들먹거리지 않고 친밀감을 표현해주는 사치를 보면 외로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남자나 가족 제도 따위가 아니라,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느슨한 연대, 왜 같이 사는지조차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금 우리 같은 생활 내면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수 실보다 가늘고 미덥지 못한 연결 안에 말이다.
외로움이라는 지옥. 그런데 이때까지 인간이 천국에서 살던 시대가 있긴 했던가? - P60
그러나 이해의 도래는 번개처럼 한순간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암흑이 가득할 뿐이다. 암흑 속에서 더듬거리며 누군가와 손이 닿을 때를 꿈꿀 뿐이다.
밤이 길기 때문에 빛을, 이해를,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바랄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인간이란 쓸쓸하면서 사랑스러운 영혼을 품은 생명체다. - 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