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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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카메라를 위해 자기 삶의 경험을 형상화하고 단계화해요. 기껏 휴가를 가서도 한쪽 눈을 접착제로 붙인 것처럼 비디오카메라에서 뗄 줄을 모르죠. 현실을 그대로 정지시켜 보관하고 싶은 욕망은 곧 현실을 회피하려는 욕망이에요. - P215

하지만 그렇게 죽음에 가깝다는 것을, 그래서 순간순간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우리는 버틸 수 있었던 거야. - P396

우리가 누구인지 정의하는 것은 타인들의 삶으로 이루어진 그물 속에서 차지하는 자리이다. - P401

세상에 영웅 같은 건 없어. 사가법 상서는 용기 있는 사람이었지만 겁쟁이이기도 했고, 유능한 인물이면서도 어리석은 자였어. 왕수초는 기회주의자였기 때문에 살아남았지만 한편으로는 영혼이 고결한 인물이었고. 난 이기적이고 허풍이 심하지만, 가끔은 나 스스로도 내가 한 일 때문에 놀랄 때가 있어. 우린 누구나 평범한 인간이야. 뭐, 내 경우엔 평범한 요괴라고 해야겠지. 그렇게 평범한 우리가 특별한 선택에 직면할 때가 있어. 그 선택의 순간에, 영웅적인 대의는 우리에게 자신의 현신이 되라고 요구하기도 해.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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