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는다. 괴로워하며 혼자 외로이 죽어간다. 그리고 죽음으로부터는 아무도 벗어나지 못한다. 그 당연한 일을 하마야마는 병원에 와서야 겨우 실감했다.
"어디까지 맏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라면 당신의 목숨의 대가로 내놓을 수 있죠?"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어디까지 내놓을 수 있는냐는 얼마만큼 목숨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느냐와 똑같은 질문이기도 합니다. 당신에게 목숨이란 뭔가요? 제대로 생각해본 적은 있습니까?"
"이렇게 괴로울 줄은 정말 몰랐어." 소중한 사람이 병에 걸려 집에 없는 불안함. 소중한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병원에 보러 가면 웃는 얼굴을 보여야 한다. 가장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상대에게 그러지 못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갑갑함. 사랑하기 때문에 괴롭다. 괴롭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삐걱댄다.
우리 아기한테 전해줘. 아빠는 죽었지만, 그래도 싸우다 죽었다고. 그러니까 너도 네 인생을 열심히 살라고.
"하지만 그런거야. 병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평소에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해가 저물었다. 콘트리트 벽이 보라색으로 물들어갔다. "아무것도, 없어."
그녀는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오토야마와 마찬가지로 살아가는 것도 죽는 것도 두려운 그 틈바구니에 끼어서 괴로워하고 있다. 당연하다. 그렇게 쉽게 정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래도 결정했다. 두려움으로 이를 악물면서 자신의 목숨에 판결을 내렸다. 괴로워하고 고민하고 망설인 끝에 결론을 지었다. 나 혼자만 편해질 수는 없다.
이 세상에는 도무지 어쩌지 못하는 일이 있고 벗어날 수 없는 괴로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