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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응전 - 기계·인터넷·AI, 기술 혁명에 응답한 인간의 전략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5
모종린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제 3의 응전》을 읽고서···.
인류 역사에서 기술은 언제나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그러나 그 변화는 인간을 무력한 존재로 만들지 않았다. 기술의 물결 앞에서 인류는 언제나 나름의 방식으로 대응하며 스스로의 삶과 문명을 재구성해왔다. 모종린 교수의 《제3의 응전》은 이러한 기술 변화에 대한 인류의 반응을 역사적, 철학적, 문화적 관점에서 조망하며, 지금 우리가 마주한 기술 시대에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한다.
저자는 현재의 인공지능 혁명을 ‘세 번째 기술 순환’으로 규정한다. 1차 산업혁명, 2차 인터넷 혁명에 이어, 지금은 AI, 자동화, 디지털 플랫폼이 주도하는 또 다른 전환의 시기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단절이 아닌 순환의 연속 속에 있다고 말하며, 과거에도 인간은 기술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창조적으로 응전해 왔음을 강조한다.
《제3의 응전》은 기술을 진보나 위협이라는 이분법으로만 해석하지 않는다. 저자는 기술이 인간의 삶의 방식, 사회 구조, 정체성까지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말한다. 그래서 기술에 대한 대응은 단순한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삶의 본질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느냐의 문제로 연결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책은 ‘문화적 응전’이라는 새로운 틀로 기술 변화에 접근한다.
책의 강점 중 하나는 역사 속 다양한 응전의 사례들을 통해 독자에게 생생한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19세기 산업화에 대응해 인간 중심의 가치를 회복하려 했던 미술공예운동, 20세기 기술 문명을 비판적으로 성찰했던 대항문화 운동, 그리고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 등장한 창작자 문화까지. 이 모든 흐름은 단순한 저항이 아닌, 기술을 삶의 가치와 조화시키려는 시도였다. 인간은 언제나 기술을 삶에 맞게 조율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왔고, 그 역사가 바로 ‘응전’의 과정이었다.
이 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분명하다. 지금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기술과 마주하고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이는 단순히 기술을 받아들일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어떤 삶을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기술이 인간의 창조성과 자율성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본문 중에서 191쪽>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기술의 진보는 불가피하지만 그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인간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응전은 거부나 저항에 머무르지 않는다.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고 현실로 구현하는 창조적 행위다. 또한 이 책은 인간의 주체성과 공동체적 감수성, 그리고 문화적 상상력이 기술 시대에도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나아가 기술을 무조건 수용하거나 부정하는 이분법을 넘어서, ‘기술을 인간답게 재구성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제3의 응전》은 기술에 대한 단순한 경고를 넘어, 우리가 마주한 근본적 질문, “기술은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을 확장시킬 것인가?”에 대해 성찰을 유도하는 책이다. 저자는 기술의 진보 앞에서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이 감동을 주는 지점은 바로 그 질문의 깊이에 있다. 인간은 기술의 격변 속에서도 늘 자신의 길을 찾아왔다. 어떤 시대에는 기술을 경계했고, 어떤 시대에는 그것을 삶에 통합했다. 그러나 모든 응전의 중심에는 인간다움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제3의 응전》은 그 믿음을 다시 일깨우며, 변화의 시대에도 우리가 여전히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기술 변화 앞에서 혼란을 느끼는 이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독자, 더 나은 사회적 상상력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깊은 사유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변화의 흐름을 통찰하면서도 그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설계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에 성찰로 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든든한 사유의 길잡이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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