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기원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박지선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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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불안의 기원(Liquid Fear)을 읽고서···.

 

불안의 기원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느끼는 불안의 근원을 사회적 맥락에서 탐구하며, 저자는 불안을 단순한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 구조와 문화적 기대 속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 죽음액처럼 퍼져 나가는 두려움등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 파트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와 자연재해를 통해 불안의 원인과 양상을 조명하며, 철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곁들여 서술을 이어간다. 또한 저자는 불안의 기원은 불안이라는 감정이 어디서 비롯되고 어떻게 확대되는지를 사회학적 맥락에서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그의 다양한 예시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겪는 불안의 근원을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현대 사회는 개인의 성취와 경쟁을 통해 지위가 결정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살아가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할까 하는 불안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둘째,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신분제나 종교, 공동체와 같은 구조가 개인의 삶을 일정 부분 보장해 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안전망이 약화되면서, 현대인은 고립된 상태에서 모든 책임을 개인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 같은 불확실성과 책임의 전가가 불안을 더욱 심화시킨다.

 

셋째, 테러, 전쟁, 자연재해,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위기들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사건들을 실시간으로 접하며 살아가고, 이는 개인의 통제를 벗어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불안으로 작용한다. 바우만은 이러한 현실이 개인의 감정과 인식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다.

 

<"카라치나 바그다드의 아이들이 제 나라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미국의 아이들도 제 집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다." -벤저민 바버- 본문 중에서 276>

 

이 책은 불안을 단순히 극복해야 할 감정으로 보지 않는다. 바우만은 불안을 피하거나 해소하기보다, 그 기원을 정확히 이해하고 성찰할 것을 강조한다. 이는 위로나 처방이 아닌, 깊이 있는 사유를 유도하는 태도다. 불안을 해결하는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않으며, 대신 각자가 스스로 대처 방식을 모색하도록 이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역자의 해석이 비로소 와닿는다.

 

불안의 기원은 현대인이 느끼는 깊은 불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사회학적으로 조명하는 책이다. 단순한 위로나 감정적 공감에 머무르지 않고, 날카로운 현실 인식을 통해 불안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이끈다. 다만 제목처럼 이 책이 다루는 불안의 기원은 쉽지 않은 주제이며, 깊은 사유를 요구하는 내용이 많아 이해하며 읽어 나가는 데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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