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스탠딩
래리 호건 지음, 안진환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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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위기의 극복 과정을 이끌며 새로운 종류의 정치를 촉발하고 있는,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의 진솔한 이야기다. ‘한국 사위로도 잘 알려진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 그는 민주당 세가 가장 강한 메릴랜드주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었고, 2018년 재선에도 승리했다.

 

[스틸 스탠딩]에는 그가 주지사로 일하면서 예상치 못한 여러 장애에 맞서 인내와 끈기, 용기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승리를 거머쥐게 된 놀라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림프절 암, 볼티모어 폭동, 코로나19 팬데믹, 워싱턴의 분열 정치 등 수많은 난제와 맞서 싸우면서 그가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은 그를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지사로 만들었다.

 

래리 호건 부모님은 옷가지 몇 벌만 짊어진 채 미국 생활을 꿈꾸며 고국을 떠나온 이민자의 후손이었다. 아버지는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는 폭탄선언으로 가족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공화당 배지를 달고 출마할 예정이었다. 아버지가 의회에서 의원 선서를 하던 날, 어머니, 누나, 그날 많은 의원들이 가족을 대동했다.

 

고교 2학년으로 올라가던 해 여름방학 부모님은 이혼을 했다. 어머니와 함께 데이토나 비치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파더 로페즈 고등학교 2학년에 등록했다. 중요한 전환이 아닐 수 없었다. 가족 중 누나가 더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8년에 걸쳐 아버지의 선거운동에 참여한 바 있으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아버지의 의회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의 발언으로 닉슨의 탄핵을 촉구한 첫 번째 공화당 하원의원으로 입지를 굳혔다.

 

아버지가 선출직 공무원 생활을 완전히 접었을 때, 그는 부동산 업계에 투신했다. 아버지의 그림자에 벗어나는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대형 상업용 부동산 중개회사에서 부동산 사업을 배운 후 래리호건 앤어소시에이츠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시작했다.

 

마흔네 살, 그의 인생에 멋진 여성이 찾아왔고,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전시회에 몇 편의 작품을 출품한 김유미라는 젊고 매력적인 한국인 여성이었다. 그녀가 미국에 오게 된 과정과 이후의 미국 생활에 관한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 한국계 미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텍사스로 이민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지는 못했다. 남편과 이혼한 그녀는 낯선 나라에서 세 딸을 혼자 키우게 되었다. 아우터뱅크스에서 가족 모임이 있던 날, 결혼 발표를 하였다.

 

2014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하자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다. 래리 호건은 민주당의 텃밭인 메릴랜드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두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의 승리를 너무도 충격적인 반전으로 평했다. 마침내 주지사 관저에 래리 호건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기쁨의 눈물이 아버지의 온 얼굴을 덮었다. 문 앞의 경호원과 아버지의 눈물, 그 두 가지는 실제 상황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볼티모어 폭동이 일부 사람들에게서 최악의 인성을 끄집어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서는 그 연기가 완전히 걷히기도 전에 최상의 면모를 불러냈다.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동아시아를 순방하던 중 도쿄에서 목에 난 혹을 발견했다. 의사들이 40~50개의 악성 종양이 있다고 했고, 림프종, 림프절의 암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지사는 또 한 번 불리한 확률을 이겨낼 것인가. 메릴랜드 주민들은 호건 스트롱손목 밴드를 차고, 그의 쾌유를 비는 응원의 메시지를 주지사 집무실로 보내기 시작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팬데믹에 대해서는 조금 알았다. 지난 5년 동안 우리의 비상 관리팀은 팬데믹 발생 시 취할 계획에 대해 브리핑했다. 누구도 2019년 말에 중국 우환에서 동물을 통해 인간에 전염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것을 예측한 적도 없었다. 가는 곳마다 질병과 죽음, 경제적 파괴를 야기하며 곧 전 세계를 뒤덮었다. 리더로서 공직 생활의 가장 힘든 요구에 직면하며 사람들의 주시를 받아야 했다. 메릴랜드주의 600만 명의 생명을 책임져야 했다.

 

래리 호건이 살아야 할 많은 의미를 안겨주는 아내 및 우리의 비범한 딸 킴, 제이미, 줄리, 세 명의 사위와 네 명의 손주까지 포함한 대가족으로 확대되었다. 진정으로 축복받았음을 느낀다. [스틸 스탠딩]의 마지막 장에는 정치인 래리 호건의 소신과 철학이 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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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인문학 공부
김종원 지음 / 시공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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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로 시작해 사색으로 완성하는 인문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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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을유세계문학전집 109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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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출세작품 다시 읽어 볼 수 있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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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장면 소설, 향
김엄지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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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엄지 작가의 처음 접한 소설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는 무의미, 단절, 불안의 연속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무력감을 잘 표현해 준 소설이다. 의식과 무의식, 의미와 무의미 사이에서 포착됨을 거부하는 문체와 평면적이고 반복적인 서사로 특유의 작품 [겨울장면]은 기억을 잃었으나 어떤 기억을 잃었는지조차 모르는, ‘R’이라는 인물을 통해 진행된다. 역시 작가의 글들은 저자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굳건하다.

 

8개월 전 R5미터 밑의 바닥으로 추락했다. 일행은 없었다. 뒤틀린 자기 발목과 찢겨 벌어진 피부를 보았다. 아내가 어디에서 다친거예요? 물었을 때 거기가 어디였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에서 사라진 것이 사고 당일만은 아니었다. 연락처에 저장된 번호는 도무지 알 수 없다. 직장 동료였던 L의 장례식장에서 마주친 상사의 성이 무엇인지 기억하지 못하며, 아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잊었다.

 

R, 모르는 R을 상상해야 했다

R은 생각보다 더 R을 모르고

 

R은 다시 천장을 본다. 모서리에서 모서리로 눈알을 굴린다. 굴리고 굴려도 더 멀리 가지는 못한다. 상사의 성을 기억해 낸다. 박씨도 정씨도 아니었다. 그냥 개같은 새끼. 콩국수 셋, 상사는 그렇게 주문했다. 창밖의 흔들리는, 휘어지는 신호등을 보았다. 신호등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불다니. R의 감상이 끝나기 전에 콩국수가 테이블에 놓였다. 상사는 웃는 얼굴로 깍인 손톱 조각들을 그러모으며 R에게 내밀던 상사의 얼굴. 고명 삼아 얹어 먹어봐. 상사가 말했다.

 

R은 한순간, 단 한 번에, 여러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갑자기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지고. 생각해보면 당신은 좋은 사람은 아니었어. 이 메시지를 보낸 전화번호 뒷자리 1893이 아내의 5년 전 전화번호 뒷자리라는 것을, 기억해 낸다.

 

제인해변은 R의 아내의 고향이다. 겨울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인을 찾았고 버스 안에서 R에게 보이는 것은 버스 창 쪽으로 고개를 돌린 아내의 뒤통수였다. 아내와 잘 어울리는 횟집에서 세꼬시를 주문했다. 두서없이 대화가 이어졌다. 부서지는 파도가 보이고 아내가 옆에 없고, 소원도 없는데, 이 바닥에 왜 누워 있다. 빈 소주병이 나뒹굴었다. 반지를 가끔 쳐다보면서, 아내와 어디서 어떻게 헤어졌는지 떠올려보려 애를 써도 기억이 없었고 답답함이 치밀어 화가 나려 했다. 핸드폰은 어디에 있는지 횟집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둘 중 하나는 거기 있지 않을까. R이 아내를 버린 건지, 아내가 R을 버린 건지.

 

의사는 R에게 통증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로 현실 직시를 제안하지만 R에게 현실이란 단어는 듣자마자 웃음이 나올 정도로 무의미하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일주일은 반복을 암시하는 속임수다. 아직 겨울인가. 크리스마스는 단 한 번이었다. 선물 상자를 아내에게 건넬 생각이었다. 내 아내가 되어줄래? 아내가 아닌 그저 아는 여자로 남을 수도 있는 그런 여자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고, 공간은 충분히 따듯하지만 점점 건조해진다.

 

그는 알지 못했다. 얼음호수의 끝을, 겨울의 시작과 끝을. 제인해변에서 새로운 이름을 만들고 다음 날 아침 제인호수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 누구의 것, 자기의 것도 그는 알지 못했다.p75

 

에세이 [몇 하루]는 작품을 집필하며 일상에서 길어 올린 장면들을 작가 특유의 산문체로 써 내려간 것으로, 작가의 예리한 현실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직 소설의 제목을 붙이지 않았다. 소설이라고 불러야 할지, 이 글이라고 불러야 할지, 이 미친, 이라고 불러야 할지. 내가 옮겨줄게. 나는 이 프린트물을 들고 걷는다. 소설 제목을 정미시간으로 할까? 나는 쉬고 싶을 때 행갈이를 한다. 이건 내 글쓰기에 대한 비밀 아닌 비밀이지만, 비밀이 별게 아니니까 하는 말이다. 정말로 쓰고 싶은 말들은 단 한 글자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결심을 하면서 혼자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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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계절 부서진 대지 3부작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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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계절]은 세계 최고 권위의 SF 문학상인 휴고 상을 3년 연속으로 수상한 [부서진 대지]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휴고 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한 N. K. 제미신은 다음 두 해까지 연이어 수상에 성공하는데, 이는 오랫동안 백인 남성 작가가 주류를 이루던 이 장르에 부는 변화를 보여 주는 사건이다.

 

여기 '고요'가 있다. 평온하고 화창한 날에도 결코 고요하지 않은 땅.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균열이 대륙의 적도를 따라 기이할 정도로 깔끔한 직선을 그리며 쏜살같이 달려 나간다. 균열의 근원지는 유메네스다. 고요 대륙의 주민들은 천재지변에 대비하여 살아간다. 이곳에는 최소 반년, 길게는 수 세대가 지나도록 지진 활동이나 다른 대규모 환경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재해의 시기인 다섯 번째 계절이 있다. ‘오로진이란 지진 활동과 관련된 에너지를 조종하는 특수 능력인 조산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대다수의 인간들은 거대한 능력이 있으나 이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오로진을 로가라는 멸칭으로 부르며 적대시하고 두려워하며, 심지어는 오로진으로 발각되는 어린아이를 살해하기도 한다.

 

세 여성이 각자의 시점으로 나오지만 모두 한 사람이다.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낯선이의 손에 이끌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다마야, 펄크럼의 의무에 속박된 채 임무를 수행하는 시에나이트. 능력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자식을 잃은 에쑨이다.

 

에쑨은 아들을 잃었고 딸 나쑨은 사라졌다. 남편 지자가 아들을 죽이고 딸과 함께 떠났다. 건너 맞은편 집 아들 러나가 의사가 되어 돌아와 에쑨을 발견한다. 북쪽에서 뭔가 터졌다고 한다. 아들 우체는 조절하는 법을 잘 몰라 뭔가를 한 것을 아빠가 보고 때렸던 것이다. 에쑨은 우연히 만나게 된 호아의 비밀을 풀어보기로 하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호아는 어린데도 에쑨이 딸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놀라고 있다.

 

다마야의 어머니는 평범한 사람은 저런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했다. 부모님이 다마야를 사랑했다면 그녀를 헛간에 가두거나 아동 매매꾼을 부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수호자 샤파는 다마야에게 가르칠 게 아주 많다고 한다. 펄크럼에 가면 배우게 될 거고 네 능력을 올바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나면 필요한 동력을 끌어 모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시엔은 네 반지의 소유자다. 반지의 숫자가 조산술 능력과 관계가 있다는 건 다 헛소리다. 자식이 여섯이라는 펠드스파 마저 시엔의 임무는 남자와 1년 안에 아이를 생산하는 거라고 하였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열 반지 알라배스터를 만났다. 시엔은 자신이 자신의 조산력이 대지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느낀다. 알라배스터가 무언가를 하자 뭔가가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갑작스러운 통증에 시엔은 비명을 지르지만 통증은 즉시 사라진다. 그가 똑같은 일을 한 번 더 반복한다. 그는 그녀를 열점의 열기와 압력과 마그마의 폭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시엔은 오벨리스크를 깨웠고 그녀가 오벨리스크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떠올린다. 오벨리스크가 부서졌고, 근육이 쑤시고 통증치고는 이상하다 느끼고 있는데 그들이 있는 곳은 섬이었다. 이논을 만나 알라배스터와 시엔은 동성과 이성간 성관계를 즐기며 코런덤을 낳는다. 많이 이해가 안 되는 세상이다. 시엔은 2년 동안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삶을 힘들어 한다. 사납고 맹렬한 분노가 다섯 번째 계절, 즉 붕괴의 계절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발현되어 거의 모든 생명들이 죽었다.

 

저 멀리 하늘 위에 자수정 오벨리스크가 부유하고 있는 게 보인다. 시엔은 파도를 힘으로 바꾸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 물도 조산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저 조금 더 어려울 뿐, 하지만 거대한 물 옆에 오래 살다 보니 그녀도 요령을 터득했다. 클랄수 호가 물 위에서 거세게 요동친다.

 

스톤이터가 그의 몸을 돌처럼 딱딱하게 만들어 바위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고, 시엔은 그를 빼낼 수가 없다. 알라배스터가 사라지면서 아이를 지켜달라고 하였지만 이논과 아이도 죽고 만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돌아왔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시엔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커쿠사의 몸뚱이 전체를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 호아의 정체가 궁금하다. 새로운 용어와 세 여자의 시점을 오고 가느라 다시 돌아와 읽기도 하였다. 2권 오벨리스크의 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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