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혜린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불안한 젊음에 바치는 영원한 고전 전혜린의 번역으로 만나는 유일한 [데미안]은 전혜린 타계 60주기 기념 복원본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두 개의 세계에서 방황하던 ‘에밀 싱클레어’가 신비로운 인물 ‘데미안’을 만남으로써 성장통과 함께 자신의 내면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열 살때 체험으로 시작되었다. 인생 목표가 부모님처럼 밝고 깨끗하고 예절이 깃들어 있는 삶이었다. 세 살 더 먹은 프란츠 크로머의 무리 속에 끼고 싶어 영웅담으로 사과를 훔쳤다고 거짓말을 꾸며내다 돈을 가 협박을 당한다. 어머니 몰래 저금통을 찢어내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어두운 세계로 한 발작 내딛는 것이다.
상급반에 전학해온 막스 데미안이 먼저 말을 걸어왔고 상급반과 합석해서 들었던 카인과 아벨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카인의 이마 위에 낙인은 우표의 소인과 같이 실질로 있는 것은 아니고 힘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은 그를 무서워했고 그는 ‘낙인의 표지’를 가지고 있었던거라고 설명했다.
꿈속에도 나타나 괴롭히는 크로머를 데미안이 해결해 주었다. 그에게 감사와 부끄러움, 놀람과 불안, 애착과 내적 반항이 뒤엉킨 채, 고통스런 감정이 남아 있었다. 데미안은 여행을 떠났고 싱클레어는 상급학교로 가면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고 데미안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기도 했다.
김나지움 기숙사에 생활하면서 소문이 좋지 않은 알폰스 벡과 술집에 앉아 술을 마셨다. 술에 익숙지 않은 싱클레어는 아무 말이나 떠벌리기도 하였다. 연애 경험에 대해 고백하라고 하였지만 경험하지 못했기에 이야기를 계속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음악과 시를 사랑했던 싱클레어는 방종과 향락에 빠져 들어갔다. 사감 선생님의 편지로 경고를 받고 나타난 아버지를 보고 놀랐다. 어느 날 좋아하는 타입에 소녀를 만났고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지만 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밤거리 방황을 멀리하고 독서를 하고 산책을 즐겼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소녀의 얼굴이기보다 소년의 얼굴처럼 보였다. 그림의 반은 남자, 반은 여자였고 연령이 없었고 의지가 강하고 몽상적이고 응결된 듯한 모습이었다. 누군가 닮은 것 같지만 확실치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바로 데미안의 얼굴이었다.
방학동안 잠깐 만난 데미안이 자신은 어느 대학에서 공부를 할 것과 어머니와 함께 이 도시를 떠난다는 것을 알았다. 전보다 훨씬 학교 공부를 하였고 데미안에게 새 그림을 보냈는데 답장이 왔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p158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를 만나서 아프락사스에 관해 들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으로의 길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일이라고 하였다. 우리의 신은 아프락사스이고 신이면서도 악마이고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모두 자기 속에 가지고 있다.
어머니를 안으려고 하니까 어머니가 아니었고, 한 번도 보지 못한 다른 모습이고 키가 크고 힘 있게 생겼으며 그 모습은 막스 데미안과 비슷했고, 내가 그린 그림과도 비슷했다. 데미안과 그림의 새와 함께 살았다. 모두가 아프락사스를 가리키고 있었다.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부인을 보는 순간 싱클레어가 그린 그림 속에 사람이었다. 에바 부인에 대한 사랑은 생활의 유일한 내용으로 생각되었고 영혼의 힘을 집중시키려고 했다.
데미안은 두 번째 읽어보는데 쉽지 않은 작품이고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잘 나타내주는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싱클레어가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에서 방황할 때 데미안, 베아트리체, 피스토리우스, 에바 부인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세상에는 악마 같은 존재도 있지만 선한 존재의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데미안]은 말한다.
큰 전쟁이 시작되었고 소집 영장이 나왔다. 점령했던 어느 농가에서 보초를 서다 총탄에 맞아 쓰러졌는데 거대한 신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은 별을 머리에 지니고 있었고 산처럼 컸으며 에바 부인과 비슷했다. 들것에 실려 간 곳에서 데미안을 만난다. 내 친구이며 지도자인 ‘그’와 같은 나 자신의 모습을 거기서 본다. 데미안은 그의 분신이었던 것이다.
전혜린 작가는 데미안을 빌려간 친구의 죽음이 있었다. 그 친구는 죽는 순간까지 데미안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왜 우리는 데미안을 읽고 또 읽고 때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읽어야만 했는가? 데미안은 유년기의 향수 같은 맛, 서럽고 감미로운 이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