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순간 - 그 모든 날들이 나를 만든 삶의 순간이었다
신지은 지음 / 리드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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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 살아가는 삶의 순간은 소중하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치 않다. 태어난 순간 나와 '부모'로 연결된 관계로 가족이 이뤄지고, 연쇄적인 친족의 사회적 관계가 형성된다. 어느덧 청년에 속할 수 없게 된 40대에 편입한 지도 후반부에 이르렀다. 하지만 경제적 인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서적으로 오히려 불안정한 상태다. 그럴때마다 동병상련의 메세지에 귀 기울이게 된다.  누구보다도 이 험난한 현실을 잘 견뎌온 것을 자신이 잘 알 것 같지만, 실제론 그 어떤 다독거릴 여유 조차 없다. 특히 사회적 책임성이 당연해진 나이에 이르면, 본인의 열악함은 곧 열등한 가십거리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는 없는 걸까? 


 어른은 평균적인 희노애락의 직간접 경험치가 높을 뿐, 이제껏 겪지 않아본 위기의 상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일수록, 작은 위로도 구할 수 없다. 시인으로 등단해, 에세이· 동화작가로 활동중인 저자 신지은 님의 "삶의 순간"은  2~4줄의 짧막한 문구와 AI 일러스트 배경을 하고 있다.  세상사가 연쇄적인 사람감정의 연쇄반응에 따라 교차하는 것이라, 기쁜 일이 있으면, 슬픈 일이 함께 하고. 분노의 감정이 치밀어 오르다가도, 뜻하지 않은 순간 즐거움을 만끽한다. 어쩌면 책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희망을 찾아 견뎌낼 동기를 갈구할 때, 빼곡하게 나열된 미사여구는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될 것이다. 



 삶의 순간에 관한 책소개는 전혀 읽지 않았고, 책표지와 부제 그대로 재해석했기에, 사실 이 책을 넘기기 전엔 묵직하고 진지한 무거움을 예상했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안도로 바뀌었다.  급격하게 삭막해진 환경과, 위태로운 개인적 상황에 결합해, 온전히 자리에 앉아 페이지를 넘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좋은 생각을 따라하다 보면,삶은 긍정적으로 변화할 여건에 놓이게 된다. 한 손에 쥐고 오며가며 틈나는 짜투리시간에 알차게 가슴에 새길 뭉클한 메세지가 좋았다. 에세이는 잔잔하게 흘러내려가는 자연의 순리와 같다. 무엇을 의도하지도 않고 견뎌가다보니, 삶의 고비를 넘기고, 삶의 순간을 의미있게 바꿀 수 있는게 아닐까? 



 돌이켜보면, 내 삶에 있어서 책이 주는 따뜻한 메세지가 없었다면, 힘들고 지치는 순간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책 한권을 온전히 살 수 없었던 어린 시절... 때마침 교실에 빼곡하게 꽂힌 문고 보급의 빛을 받아, 그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어른일수록, 소속된 동질집단에서 이탈하는 순간 벼랑끝에 놓이게 된다. 점점 비슷한 출발선에서 있었던 동료 동문들은 저 멀리서 비교불가의 영역에 놓이게 되고, 이질적인 계층 세대와 초년생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럴때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시작이 빠를 때 입니다. 하고 위안을 얻는다면, 알음알음 사회를 통해 터득한 처세술이 발휘되어 기대 이상의 적응력과 응용력을 발휘할 것이다. 



 삶은 다른 사람의 삶을 앎아감으로서, 사람답게 생각하고 행동할 가치관을 생성하는 자연법칙이다. 책 속의 주옥같은 마음의 힐링 문구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끄트머리에 있는 문구를 떠올려본다.


당신은 별이다. 

별빛을 타인의 시선에 의해 

어두워지거나 밝아지지 않는다.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을 이겨내는 당신에게,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건네는 위로. 




삶의 순간 서평은 네이버카페 문화충전 200을 통해 리드썸 무상제공받아, 솔직하게 읽고 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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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리더의 법칙 - 세계 최상위 파일럿의 10가지 리더십 트레이닝
가이 스노드그라스 지음, 명선혜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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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부재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오로지 폭력적인 핍박을 일삼는 국내 상황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의 우방을 자처하던 미국 역시도 마찬가지다. 비교할 수도 없이 자원이 풍부한 패권국가는 자원빈국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한다. 우리는 난세에 모두를 구제해 줄 리더를 염원한다. 『탑건 리더의 법칙』 은 파일럿을 가르치는 교관 출신인 파일럿의 10가지 리더십 트레이닝 법칙을 서술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에서 유일한 패권국가로 성장한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유럽이 파괴되는 동안, 미국은 병참기지로서 엄청난 배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이후의 병참기지로 경제대국으로 복구된 나라는 일본이라는 사실이 씁쓸하다. 탑건은 솔직히 톰 크루즈가 출연한 영화의 기억에서 시작한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영화 탑건이 2022년에, 36년만에 리메이킹 될 정도니, 탑건은 첨단 국방력의 상징이다. 항공모함 1대가 웬만한 나라의 전체 국방력과 맞먹을 정도인데, 솔직히 예전의 압도적인 미국 군사력은 느끼기 힘들다. 더이상 개발할 것이 없는 포화상태에서 선택하는 것이 파괴-재건의 '전쟁의 경제학"의 민낯이다. 탑건은 최정예 전투기를 비행하는 전투 비행사를 양성하는 첨단 전문교육의 상징이다. 압도적인 공중 타격력으로 승승장구하던 미 해군은 베트남 전쟁에서 졸전을 거듭한다. 탑건이 출현하게 된 배경이다.




전체 미군과 미해병대 전체 병력 50만명 중 단 25명만이 선발되는 파일럿의 교관 출신이기도 한 가이 스노드그라스 는 제26대 미 국방부 장관의 공보관 이자, 수석 연설문 작성을 역임하기도 했다. 운동능력 뿐만 아니라, 언변에 능한 그의 스펙은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 자문 기업인 디펜스 에널리틱스를 설립할 정도이다.




현역으로 해상을 지키는 영역에 있었기에, 해군함정을 마주할 때가 많았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대한민국 국방력 향상의 바로미터가 해군력의 기동력 상향에 있다 감히 생각한다. 물론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우리의 군사력은 첨단무기에 체계적으로 훈련되어, 고도화되어 있다. 문제는 무능한 똥별 지휘관들이 많다는 점이다. 도덕적 해이는 두말할것 없고, 그들에겐 그 어떤 리더십도 없다. 그러니 일방적인 통제 뿐이고, 최근엔 그 어떤 문제에도 책임의식 조차도 없다. 




 『탑건』 리더의 법칙의 10가지 원칙만 가슴속 깊이 새겨가며, 각자가 처한 상황에 철저하게 응용한다고 해도, 인지부조화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는 조직의 폐단은 상당수 해소될 것이다. 첫째 원칙 중요한 것은 재능, 열정, 인성이다. 에서 과연 우리는 리더로서의 인성을 갖추고 있는가? 리더는 막중한 책임과 위험에 대한 기회요인으로 '권한' 이라는 것이 주어진다. 그런데 유독 대한민국은 누군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순간 책임전가의 독박씌우기로 삼는다. 2년전의 상황이 그랬다. 도리어 독재자 방식의 카리스마형 권위주의가 점철된 조직 문화로 뒤덮여 있었으니, 권한을 양보하며 기회를 부여할 수록 경거망동 공사구분을 잊어간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역지사지 배려하는 인성이 아닐까?






가치 있는 것은 쉽게 얻어지지도 않는다.

이 책의 장점을 묘하게도 난 사람냄새 나는 누리끼리한 종이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웬지 순백의 종이에 출력된 책은 부담스럽고 늘 끼고 다니기 힘들게 한다. 비좁은 통로에서도 한 손에 펼쳐들고 읽기에 좋은 책 크기도 매력적이다.




『탑건 리더의 법칙』 서평은 현익출판 으로부터 무상제공받아, 문화충전200프로 네이버카페 주최로, 직관적으로 읽고 서술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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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병리학 - 경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
최용식 지음 / 새빛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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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사람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연적인 활동을 말한다. 즉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유통·소비 하는 활동 전반을 가리키는 활동에 연계되는 사회적 관계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경제학 하면 '복잡하다' '어렵다' 라고 여긴다. 물론 주된 수단인 돈을 무엇을 통해 획득하고, 확장하는가는 어려운 측면이다. 경제현상을 잘 헤아리지 않아도, 운칠기삼으로 수완을 발휘하는가 하면... 번번히 경제적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분명한것은 인문학의 뿌리가 철학이고, 사회과학의 뿌리는 경제학 이란 사실이다. 자원의 배분과 맞물려 물물교환이 발생하고, 저장단계를 거치고 화폐를 통해 교류하는 매개체 이기 때문이다.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고, 사회교과 수업시간마다 적극적인 성취 동기 덕에 일찌감치 경제학을 전공하기로 선택했다. 초등학교 1학년때의 숙제는 동네 상점의 업종, 가게명을 알아오는 것이었다. 동네 곳곳을 누벼야 했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계 경제가 돌아가는 원리를 어렴풋이 터득할 수 있었다.

내가 배운 경제학은 70-80년대 학번과 다를 바 없는, 수십년 전의 내용 그대로 답습했다. 저명한 석학 이준구 교수님이 쓰신 경제학원론이 교양으로 깔리고, 이것에 파생적으로 거시/미시 경제학으로, 정치 환경 경제학이 등장하던 시절이다. 정보의 측면에서 비대칭성이 극심했다. 경제학의 기본원리는 간단명료하다. 사람의 심리기저에 있는 경제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요체이다.

역대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활약하던 최용식 저자는 2023년 『경제파국으로 치닫는 금융위기』 는 실증적인 경제병리학의 중요성을 알리며, 베스트셀러에도 등극한다. 경제에 관한 막강한 유튜브 채널에 활발하게 출연하여 통찰력있는 경졔예측으로 누적 컨텐츠 4천만건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불과 1년도 안된 사이에 출간된 『경제병리학: 경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 은 실증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경제현상을 분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즉 『경제파국으로 치닫는 금융위기』 가 기본적인 원론에 그치는 한계감을 아쉬워하며, 왕성한 분석력으로 경제 통찰서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잠재성장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문제는 선성장 후분배의 사회적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데 있다. 우리는 재화의 총량 측면에서는 오랜 선진국 몇 곳을 제외하곤, 짧은 기간 독보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나날이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경제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다양한 계층 연령에 수렴되는 소득 재분배 또한 최대한 넓게 균일한 상태로 퍼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소비하는데 필요한 유효수요가 정체 상태를 넘어서,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계효용체감법칙을 감안하면, 소득이 일정범위를 넘어서면 더이상 화폐단위의 경제순환이 촉진되지 않는다. 또한 중장기적인 경제계획은 실시되지 않고, 단기적인 대증 처방만 이뤄지니, 근본적인 문제점은 고착화된다.

개인이 자산을 활발히 구축하지 않았던 시절엔 국가주도의 경제가 활성화되었다. 특히 세계 대공황 이후 대규모 생산경제 시스템에선 케인즈 학파의 국가가 유효수요 까지 촉진하는 경제시스템이 통용되었다. 그러다 매년 발행된 화폐가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또다시 경제적 세습화를 가속화하며 기업의 규모가 메머드화되면서 "경쟁논리"의 신자유주의가 도입된다. 문어발식 족벌 경영이 근본원인이었던 IMF 역시도 걷잡을 수 없이 문제가 발생했어도 수수방관한 금융 경제 당국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공적자금으로 '공무원연금'이 투입되었음에도, 제대로 회수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문제를 유발시킨 대기업과 금융기관은 인수 합병으로 몸집을 키워나갔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속하고 있음에도, 외환국책은행은 금융위기 즈음하여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에선 경제질병의 공통적인 원인을 '경기과열'로 보고 있다. 즉 재정당국은 경제병리적인 근본 처방을 하지 않고, 단기간의 재정수치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최근 2년간은 총체적인 부실 이라 할 정도로, 무려 60조에 육박하는 세수결손이 발생하며 돌려 막기 식으로 얼렁뚱땅 떼우는 식으로 일관하니, 경제과열의 신호 자체가 위험해질 수 밖에 없다. 국가는 경제현상에 있어서 일종의 보증수표 같은 역할을 한다. 재정정책이 불투명할수록, 시장경제는 훨씬 불확실의 악순환이 가중된다. 자원배분이 적재적소 이뤄지지 못하고, 교란이 발생한다.

불공정의 시스템이 만연된것도 고질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치솟는 자산가치의 매각으로 화폐단위를 축적할 궁리는 하면서도, 충분히 풍족한 잉여자원을 어떻게 잘 배분할 지는 전혀 모색하지 않는다. 그저 모든 경제적 성취는 개개인의 능력 이라 치부한다. 심지어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데 기여한 보수의 상당수를 갈취 당하면서도, 고용주에 철저하게 경제주권까지 예속한다. 주권은 경제적 위치가 높거나 낮거나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 내가 수호하려 하지 않는 권리를 남이 대신 챙겨주지도 않는다. 부쩍 소비를 하는데 있어서도, 공정소비를 떠올린다. 적어도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마땅한 몰지각한 CEO 호의호식하는데 기여해서는 안될 일이다.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의 판도는 미국이 주도했다. 천문학적으로 달러를 발행하는 기축통화국의 지위가 최근 중국의 급성장에 견제받게 되었다. 사실 최근 2년간 세계경제의 흐름은 퇴행했다고 할 수 있다. 유효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유동성 증가는 곧 자산의 폭등으로 이어지게 되고, 양극화를 가속화했다. 그러던 중 각종 첨단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니, 미국을 주축으로 한 견제 세력이 공급망 카르텔을 형성한다. 미국 vs 중국 패권 경쟁이 가속화될수록, 대한민국 리더는 현명한 실리외교를 펼쳐야 한다. 그런데 지금 어떠한가?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방치수준을 넘어서 졸부감세에... 예산삭감, 정책폐지 복지축소 의 가렴주구가 극성이다. 『경제병리학: 경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 의 통찰적 깊이는 1회독으로는 전혀 부족하고, 10회는 읽어야 할 것 같다. 책 자체의 두께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느슨했던 경제적 인식을 돋구는 에피타이저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을 통해 발견한 거대한 경제현상의 줄기 따라, 인과관계의 분석, 해결책, 미래 예측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경제병리학 도서를 네이버카페 문화충전 200프로를 통해 무상제공받아, 간략적으로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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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투명한 - 서울시인협회 청년시인상 수상 시집
권덕행 외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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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전만해도, K 문화의 위상은 코로나로 얼어붙은 사람들의 감성을 매듭해 나아갔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려는 열정도 뜨거웠다. 하지만 지금은 과연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가? 빼앗긴 상식의 봄은 돌아오는가? 그 어느 때보다 시의 짧막한 구절이 각박함을 이겨나고, 극단을 버텨가는 촉매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직은 투명한」 시집을 펼쳐봤다.

시의 구절은 이심전심의 수미상관을 이루고 있다. 시를 음미하는 순간 가슴속에서 벅찬 전율이 흐르기도 하고, 굵게 각인된 심연의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다. 혼탁한 세상에서 회복의 희망을 염원하는 어른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2020년을 끝으로 청년시인을 발굴할 수 없었던 사회적 한계에 대한 아쉬움과 절박함이 담겨 있다. 물질적으로는 세계 여느 나라가 부럽지 않을 수준이 되었다. 정작은 수많은 '선택지'에서 선택할 자유 자체를 박탈당한 양극화에 놓여있다. 정신적으로는 나날이 빈곤한 나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심각한 박탈감 속에 이 시집은 첫 장의 당선작 부터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스스로 세상을 등져야 했던, 친구의 동생의 죽음을 담담하게 시로 옮겨 담는 작가의 "부음"을 읽어내려가며, 남일 같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나는 매일을 생의 마지막 순간으로 여긴 체, 하루살이로 살아가고 있다. 이대로 생과 이별할까? 순간에도 남아 있을 사람에 대한 무의식의 죄책감이 몰려온다. 살아 있을때도 최선을 다하지 못했는데, 무슨 자격으로 끝까지 그들에게 수습을 맡겨야 할까? 단 하루라도 그들에게 최선을 다한 순간에 결심을 옮기자... 1일,2일... 1년, 2년...어느덧 10년이 훌쩍 지나 까마득한 세월만 지나 있었다. 얼마나 삶이 힘들었으면, 번민스런 삶을 벗어나, 홀연히 이사를 해야 했던 걸까? 생에서 다하지 못한 이정표를 그 곳에서, 부디 평안하게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아직은 투명한" 시집에 소개된 65편의 시들은 힐링이 되었다. 들판에 피어난 꽃들에서 감성을 느끼고, 회복할 힘을 얻어가는 것처럼... 각양각색의 시인들의 공통점은 '나'와 '너' '우리'의 공존하는 세상에 대한 공감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고통은 새로운 기회의 계기라 했던가? 성장사회를 지향하던 인류는 코로나 라는 복병을 맞아, 그동안 느끼지 못한 일상과 인간에 대한 아젠다를 깊이 던졌다. 우리가 망각하던 비인간성의 실체가 드러나고, 대한민국 특유의 축적된 문화는 세계에서 각광받게 된다. 철저하게 목적을 향한 합리성만 강조되던 서양문화에서 동양의 유교적 문화의 토대가 선한 사람 네트워크로 이어진 것이다. '돈쭐' 이라는 이름으로 선한 상인을 응원하기도 했고, '비대면 관계' 에서 '나눔 문화'가 생성되었다.

다양한 시를 나누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시가 적어도 삶을 긍정적으로 버텨가는 돈이 될 수도 있는 융성사회 에서 생활하고 싶다. 왜 무형의 자원은 돈이 되어서는 안되는 걸까? 돈이 된다고 해서 상업주의를 지향하는 바는 아니다. 문화공유의 매개체로 작용하여, '시'를 매개체로 선한 영향력이 확산되고 서로 이끌어가는 사회로 발전해간다면, 우리는 기본이 갖춰진 '정신적 연대'를 이뤄갈 수 있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수록, 국민의식도 상향될 수 밖에 없다. '시'는 자연의 탄생 후로 유유히 흘러가는 강과 바다의 물결과 같죠. 물결을 거스릴 수 없으며, 우리는 각자의 시를 음미하며 세상에 처세해 나가고 있다. 시의 저변이 넓어질수록, '가짜' 와 '진짜'로 구분지을 수 있다. 현실과 괴리감없는 언행일치의 삶을 추구할 수록, 시는 담담함과 소박함 진솔함을 발산할 것이다. 반면 전혀 다른 다중적인 자아의 모습을 위장하기 위한 '시'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도 힘든 시각으로 접근할 것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좋은 시를 알게되어 뿌듯했다. 투명하다는것은 겉과 속이 전혀 다르지 않고, 속임과 거짓말이 없단 이야기다. 그런데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속임수가 난무하는 형국에서 책제목을 볼때 마다 의미심장함을 느낀다. 시인이 세상을 향해 바라는 절박한 마음 자체 아닐까? 절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이뤄내려는 끈끈한 실천을 의미한다. " 아직은 투명한" 에서 얻은 재충전을 발판으로 다사다난해질 2024년도 멋지게 버티고 이겨나가리라!!!

 


 

 

이 서평은 스타북스 출판사에서 무료 제공받아, 가슴깊이 감성으로 읽고 느낀 소회를 담은 솔직한 서평입니다. 삶이 그대를 힘들게 한다면, 이 한권의 시집을 통해, 소중한 당신을 지켜내고, 헐벗은 우리네를 보듬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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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30 - 한 번에 30명씩, 세상을 바꾸는 인도 수학자의 교육 여행
비주 매튜 지음, 한유진 옮김 / 메종인디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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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미래는 교육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14억 세계1위 인구대국이 되었다는 소식은, 인구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세태에서 고무적이다. "지나침은 아니함만 못하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경쟁으로 이어지는 현실에 정작 기초학력은 나날이 낮아지고 있다. 즉 스펙에 기입할 학업 성취도는 아주 뛰어난데, 정작 개념정리가 되어야 할 것엔 소홀히 한 측면이다. 평준화를 지향하는 공교육의 한계상, 최상위권은 늘 선행학습을 해왔는데, 초등학생이 수능문제를 푸는 현실은 암울함 자체다.

 



 

 

2008년부터 매해 30명의 가난한 학생들을 인도 공과대학에 진학시킨 이야기를 담은 『슈퍼30』 은 가난에 절망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널리 확행되어야 할 담론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연말연시 때를 즈음한 각종 기부 모금을 숱하게 봐왔다. 하지만 그 참여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을 의심하게 될 때가 많다. 사람들을 돕는 마음이라면, 평상시의 거듭된 악행은 어찌 해석해야 하는가?

 


 

 

성인 남자의 한 뼘 크기도 안되는 조그만 책이니, 바쁜 현대인의 생활 한 가운데 짜투리 시간 맞이하는 따뜻한 감화의 효능감은 극대화될 수 밖에 없다. 불특정 다수와 부대끼는 밀착생활 가운데, 성취를 이뤄낸 일화를 읽어나가니 촉매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비해, 습득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편리해졌다. 특정 지역 계층에 국한되던 정보의 비대칭성이 완화되고, 정보에 보다 편리하게 접근 가능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인해, 예전엔 시험때면 출간러시를 이루던 합격수기를 발견하기 힘들어지게 되었다. 열악한 가난을 딛고 본인들의 노력으로 성취한 성공신화가 사라진 것이다. "시험" 의 공식적인 경로를 통한 가난한 사람들의 인생역전 사례는 희소해졌다. 반면 열악한 생업의 환경을 딛고, 경제적으로 성취한 사례는 부지기수로 등장한다. 하지만 실전에 부딪쳐야 터득할 수 있는 것이기에, 책으로 다루기엔 무용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경제성장율이 높은 나라의 특징은 기초과학이 전체 국가산업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또한 청소년 미래세대의 인구비중이 아주 높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 많은 인도의 잠재력은 청소년에 있다. 예전 중국이 개방정책을 펼쳤던 원동력은 미국에 파견한 엄청난 규모의 과학 인재들 이었다. 인구가 많은 만큼, 다양한 종족· 언어 · 종교로 이뤄진 인도에서 어떻게 매 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IT 임원과 과학자들을 탄생시키는가? 하는 것을 돌이켜보면, 결핍을 밑거름삼아 그들은 치열하게 교육 발전을 이뤄가는 모습이다.

 

1947년 인도 독립 당시의 문맹률은 12프로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런데 다종족 다언어의 인도의 특수성을 포함시키지 않더라도, 결코 교육수준이 낮다고 할 수가 없었다. 『슈퍼30』 에서도 가난하지만 학습능력이 뛰어났던 청소년들은 남의 집 계단 밑에 노숙하면서 수학책을 볼 정도 였다고 하니, 그들의 목표를 향한 집념이 30명 전원 인도공과대학 합격할 수 밖에 없었다. 놀라운것이 95년 당시 인도 전체 공과대학은 5개에 불과했고, 최근에 23개로 전체 정원은 16,0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과학은 양이 아닌, 질이라는것을 보여준다. 인도의 미래 경쟁력이 밝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밀레니얼 이전만 해도, 대한민국도 대체로 이러했다. 『슈퍼30』을 읽으며 중학교때 은사님을 떠올렸다. 한국사를 담당하셨던 해병대 출신의 담임선생님께선 무뚝뚝한 말투로 쪽지시험을 시행하셨다. 집에 가면 변변한 참고서가 없었던 까닭에, 당시 초등학교 교실에 비치되던 문구보급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선행학습이 되어 있는 지라, 10개 다 맞춘 사람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다. 당시의 가정 형편은 아주 극단적으로 좋지 않았다. 치열한 고입 시험을 마쳤을 때 였나? 선생님은 학원 무료 수강권을 건네주셨다. 당시에 유명한 수학강사였다. 떠올려보면, 그때처럼 공부가 제일 잼있어요. 시절이 없었다. 비록 몇 달 후 차별을 당연시 여기던 고교 선생들로 인해, 3년은 내내 잠만 자다 나오는 처참한 경험이었다. 어느 누구도 내가 어떤 학업성취도를 하는지 관심도 없었고, 예상보다도 훨씬 낮은 폭망한 점수에 턱걸이로 합격을 도피 삼았다. 만약 아난드 꾸마르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셨더라면, 조금은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인도의 가파른 경제 성장률은 대한민국과 닮은 듯, 다른 면면이 있다. 다양성의 존중의 토대에서 교육에 대한 투자가 그 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식의 교육정책이면, 과시성의 겉번지른 시설 유치에 국한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작은 사람에 투자해야 할 재원은 나날이 공중소멸 되고 있다. 인생의 은사를 맞이했던 중학교는 한 학년 정원만으로 800명에 육박했고, 운동부 종목만으로도 체육중학교로 불릴 정도였는데....

지금은 전교생이 고작해야 2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주거지에 근접해 교육받으면 편리하긴 하겠지만, 단적으로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끼리 학습하지 못하며, 경쟁만 심화될 뿐이다. 아무리 연봉이 높아도, 선천적으로 세습된 자산에 따라 상대적 박탈감이 가중되는 것처럼.... 교육도 마찬가지 양상이다. 분명 이 책을 처음 펴낸 당시와 한국어판을 펴낸 지금의 인도상황이 "상전벽해" 급으로 달라져 있을 것인데, 조상들은 후세를 위해 찬란한 문화를 남긴다 했다.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지 않아도,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관광자원을 보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도인들은 교육을 바탕으로 실제적인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도에 관해 잘알못이고, 워낙 다다다 로 이뤄진 광대한 대륙이니... 이 책에 담긴 단면만으로 인도를 단정내릴 수는 없다. 다만 교육의 선한 영향력이 인도대륙의 미래를 밝게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문맹 단계는 넘어섰지만, 치열한 교육열이 되려 문해맹을 증가시키는 면도 크다. 글자로 쓰여진 정보를 제대로 해독하지 못하는 지체현상이 가중되면, 다양한 형태의 재능기부를 통한 교육적 효과 까지 반감된다. 다양한 잠재력을 발굴할 수 있는 천금의 시기에 "졸업장"에 귀착한 체, 많은 가난한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열망없이 체념시키는 데 익숙할수록,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슈퍼30』 에서 아쉬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아난드 꾸마르 의 사례를 발굴해 소개하지 못해 번역서에 그쳤다는 점이다. 하지만 간편하게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며 따뜻한 귀감을 얻을 수 있어, 지치고 힘들때 인도의 따뜻한 수학선생님을 떠올리며 힘을 낼 것이다.

 

 

이 책 서평은 메종인디아 에서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개인적 소감을 담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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