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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벌의 정석 -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의 과학
마틴 기발라 지음, 김노경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2월
평점 :
본 서평은 문화충전200 카페를 통해, 현익출판 도서 협찬 받아,
읽고 직관적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건강에 유익한 운동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운동을 하자고 하면, 평소의 운동 취향이 드러난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구기 운동을 좋아한다. 그런데 구기 운동이 아닌, 다른 유형의 근육 운동은 꾸준히 하지 못한다. 거의 작심 이틀 수준이다. 그렇기에 효과적인 인터벌 운동법을 제시하는 스포츠과학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인터벌의 정석』은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내는 운동법”이라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의 핵심 원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운동 매뉴얼을 넘어, 독자가 운동이라는 행위를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인터벌의 정석』은 ‘몸을 만드는 책’이자 ‘운동 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이 만든 운동 혁신, HIIT
저자는 수많은 임상 실험과 데이터 기반 연구를 통해 HIIT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운동 생리학에 기반한 혁신’임을 명확히 한다. 예를 들어, 4분간 전력 질주를 1분 회복과 함께 4세트 반복한 그룹과, 45분간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을 비교한 실험에서는 전자의 그룹이 심폐 지구력과 대사율, 체지방 감량 모두에서 더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는 내용을 소개한다.
또한 HIIT는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의 효율성, 인슐린 민감도 향상, 지방산 대사 능력 증가, 심혈관 기능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이처럼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격렬하지만 짧은’ 운동 방식이, 장시간 반복되는 전통 유산소보다도 더 진보된 생리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책 속 실제 예시 – “단순하지만 정밀한 루틴”
책은 다양한 목적(지방 감량, 근지구력 향상, 대사질환 예방 등)에 따라 인터벌 루틴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실제 사례로 풀어낸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루틴은 입문자용 HIIT로 소개된다.
중급자 이상의 경우 다음과 같은 루틴이 추천된다.
각 루틴은 단순해 보이지만, 강도와 회복의 비율, 세트 수와 휴식 시간의 정교한 계산을 기반으로 하며, 훈련 목적과 개인의 피로 누적도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다. 그 어떤 운동 방식보다도 “짧지만 뇌와 몸이 철저히 깨어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스포츠 과학의 진화, 체계의 보급
이 책은 한편으로는 우리 시대 운동 트렌드의 변화를 조망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과학적 트레이닝’은 엘리트 스포츠 선수나 국가대표급 선수에게만 국한된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일반인도 심박수 기반 훈련, 젖산 역치 조절, 회복률 분석 같은 용어를 알고 활용하는 시대다. 스마트워치, 웨어러블 기기, 온라인 클래스, 피트니스 앱의 보급은 운동을 철저하게 데이터로 측정하고 피드백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 책이 다루는 HIIT 역시 그러한 과학의 산물이다.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동시에 자극하면서도 심혈관계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오랜 연구와 실험의 결과이며, 이제는 누구나 일상 속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다. 『인터벌의 정석』은 이렇듯 ‘운동의 민주화’를 실현한 시대의 흐름에 정확히 부합하는 책이다.
운동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한편,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사적인 질문도 있다.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은 시대가 변해도 과연 바뀔 수 있을까?” 스마트워치로 심박수를 재고, AI가 운동 루틴을 짜주는 세상이 왔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운동을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것’으로 여긴다. 이는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어릴 적부터 운동을 접하거나 신체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었던 기회 자체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터벌의 정석』은 그런 사람들에게도 희망의 문을 연다. 운동을 “오래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짧지만 성취감을 줄 수 있는 것”,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드는 것”으로 재정의하기 때문이다. 책 속의 루틴 대부분은 짧은 준비 시간, 도구의 최소화, 반복의 단순화를 통해, 운동과 멀어진 사람들에게 “시작의 계기”를 제공한다.


마무리하며 – “운동은 전략이다”
결국, 『인터벌의 정석』은 단순한 운동법을 넘어, 운동을 통해 내 몸과 마음을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철학을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히 근육을 만들거나 살을 빼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을 안내한다.
표지에 담긴 ‘달리기, 역도, 사이클’의 상징성처럼, 이 책은 현대 운동의 보편성과 다양성을 아우르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트레이닝의 길을 제시한다. 전통적인 운동 개념에서 벗어나, 운동을 ‘지식 기반의 활동’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인터벌의 정석』은 단언컨대, 운동의 세계를 두려워하던 사람에게는 ‘첫걸음’이, 이미 운동을 해오던 사람에게는 ‘체계화된 도약’이 되어줄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