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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0억 미용실을 만든 시스템 설계법 - 작은 회사를 초고속으로 성장시킨 사업 천재의 경영 전략
키타하라 타카히코 지음, 이지현 옮김 / 동글디자인 / 2025년 4월
평점 :

본 책 서평은 문화충전 200을 통해, 출판사 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일상에서 행복감을 주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택배, 또 하나는 미용실 이다. 그 중 미용실은 생활 영역에서 가장 흔하게 분포해 있다. 100M 인근의 미용실만 해도 어림잡아 10곳은 될 것이다. 그런데 막상은 들어갈 미용실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2달에 한 번 간격으로 커트를 하고 있으니, 대략 내 기준으로 하면, 5천만 인구 기준으로 하면, 최소 3억회 정도의 커트가 최소 발생할 것 이다. 여기에 펌, 염색 등등을 포함하면 가용가능한 미용산업의 규모가 예상될 것이다. 경기가 좋으면, 미용실에서 관리받는 횟수가 증가할 것이고, 경기가 나쁘면 집에서 셀프 해결하거나 뜸하게 들르게 될 것이다.
그러고보면, 요즘은 염색 정도는 미용실에서도 셀프를 권할 정도다. 워낙 집에서도 간편하게 할 수 있게, 구비되어 있기도 하다.
수년간 다녔던 미용실이 폐업을 하고 나니, 알아서 척척 커트해 줄 미용실을 물색하는 것이 일이었다. 처음은 평소 다니던 길목의 역시나 수년째 있는 미용실을 들렀다. 예상보다 훨씬 만족도가 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예약샵의 영향으로, 커트 비용은 이전보다 몇 천원 더 오버했다. 참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

이후 결국 가격도 충족하고, 서비스가 대만족인 곳을 들렀다. 이 곳을 통해 난 그동안 가르마 방향을 정반대로 해서는 휑한 머리 카락 상태로 다녔음을 인식했다. 나이가 들수록, 한 올 한 올 감추고 싶은 바닥의 흔적이 많은 지라, 최대한 거울 조명이 얼마나 풍성하게 비추는 지를 미용실 선택의 척도에 둔다.

『매출 500억 미용실을 만든 시스템 설계법』은 기존의 미용실 경영 방식을 넘어,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조직을 키우고 운영하는 법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 키타하라 타카히코는 매장을 하나하나 확장해가면서도 ‘점장’이라는 관리직을 따로 두지 않고 성공을 거두었다. 일반적인 경영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그는 “모든 직원이 곧 점장이다”라는 철학을 실천하며 성장을 이뤄냈다.
책에서 저자는 인사 시스템의 세부 설계에 집중한다.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성장 경로를 명확히 알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만든다. 이를 위해 직급 체계를 세분화하고, 승진과 급여 인상의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평가 기준이 모호하면 누구도 성장할 수 없다"는 그의 말처럼, 조직 내에서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시스템의 핵심 축이 된다.

저자는 ‘회사는 직원 성장의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회사가 직원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고객을 대하는 기술적 능력뿐 아니라, 리더십, 매장 운영, 숫자 관리 등 경영에 필요한 역량까지도 단계적으로 배울 수 있게 커리큘럼을 구축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매장을 책임지는 ‘점장 없는 점장’으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매출 관리를 ‘개인별’이 아닌 ‘팀별’로 설정하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미용실은 개인의 매출을 관리하고 그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키타하라는 "개인 성과가 팀을 이기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팀 성과 중심의 보상 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개인 간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성장을 돕는 협력 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지점 확장은 반드시 인재 확장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매장을 책임질 수 있는 인재가 충분히 성장했을 때만 다음 매장을 열었다. 이 원칙은 단기적 매출 욕심을 버리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게 한 핵심 전략이었다. 저자는 매장 수가 20개를 넘을 때까지 이 원칙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책에서는 매장의 표준 운영 매뉴얼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도 상세히 다룬다. 모든 지점에서 서비스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접객 방법, 응대 멘트, 클레임 처리 매뉴얼 등을 문서화하였다. “감에 의존하는 서비스는 절대 확장할 수 없다”는 그의 철학은, 프랜차이즈 시스템과도 결이 다르다. 표준화하되, 각 직원이 자율적으로 응용하고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미용업계는 과거 프랜차이즈 미용실 붐을 겪은 후, 최근에는 1인 예약제 샵 형태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예약제 샵들은 개별 고객에 대한 세심한 대응을 무기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커트 비용도 평균 2만 원 후반대에서 3만 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5만 원 이상의 커트 비용도 드물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저자가 강조하는 ‘팀 단위 성장’과 ‘표준화 기반 확장’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도 다시금 재조명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일본 미용실의 경우, 기본 커트 비용은 3,500엔에서 4,500엔 사이에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한국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에는 1,000엔 컷 전문 체인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고급화와 저가화를 동시에 아우르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이처럼 일본 시장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키타하라 타카히코의 전략은 고급화 전략보다는 ‘조직 운영력’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은 점에서 특별하다.

책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미용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기술'에 대한 집요한 고민이다. 그는 직원이 성장하고, 그 성장이 매장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지가 결국 경영자의 실력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비단 미용업계뿐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는 모든 조직 운영에 적용할 수 있다.
『매출 500억 미용실을 만든 시스템 설계법』은 경영자, 관리자, 창업을 꿈꾸는 사람 모두에게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이다. 특히 한국처럼 미용업계가 급변하고 있는 시장에서는, 사람을 남기고 회사를 키워야 한다는 그의 조언이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겉보기에 화려한 성공 뒤에 숨어 있는, 철저한 시스템과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