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말 - 언어와 심리의 창으로 들여다본 한 문제적 정치인의 초상
최종희 지음 / 원더박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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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는 마음의 거울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의 됨됨이는 언어표현방식에 그대로 투영된다. 사람의 생각을 축적하고 반영하는 것이 언어이기 때문이다. '송박영신'의 염원을 담아야만 하는 2017년의 안타까운 현실에서도 우리는 소망한다. 그리고 더이상 기만당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정유년 새해의 갈망과 함께 처음 읽은 책 제목은  『 박근혜의 말 』이다. 무려 미우나 고우나 갖다 붙이는 공식 칭호  '대통령'도 빠져있다.  저명한 우리말 연구자의 제목을 보며, 몇 번을 살펴봤다. 하지만 팩트 (fact) 자체였다. 왜 대통령의 호칭이 불편한 것인지는 책의 후반부를 살펴보면 분명하게 밝혀진다. 


 




 

 



 

 

 

 

    분명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대명제로 선출된 권력자는 존경받아야 한다. 데, 전혀 그 지위에 전혀 걸맞지 않는 행동, 언어습관을 보여왔다. 국가통치구조의 대부분이 1인을 통해 이뤄진다 할 정도로 제왕적인 권한에 결코 맞지않는 가벼움, 경솔함, 불통으로 일관하는 행동을 겪고 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내 언어습관도 개선하기 힘든데, 다른 사람의 언어를 꼼꼼히 분석할 생각은 애초에 없을 것이다. 그러든지 말든지 이미 무관심의 영역인 것이다. 사실상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정치현실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그런 까닭에 정치인의 발언따위를 살펴보는건 무의미했다. 그런데도 유체이탈 화법이라 말하는 이 언어습관은 뇌리에 박힐 정도였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 도무지 A~Z로  널부러진 주어실종의 문체는 과히 궤변론자들의 흔한 논법과 같다. 


 



 




  일상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면, 거의 난잡한 사기범의 말투와 같다. 서두는 길고, 듣다 보면 난 이랬으니, 넌 이래야 한다. 알겠지? 이런 변법적인 화법은 처음부터 응대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듣다 보면 집중력을 흩트려놓고, 자포자기하게 하는 화법이기 때문이다. 구구절절 명분을 내세운다. 애국심,국가같은 최상위 개념의 단어들이 등장한다. 사회적 동물로 존재하므로 이 논거에 대한 반론자체는 불가하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난 뒤, 하품이 쏟아질 즈음 반전을 꾀한다. 피차일반식의 논리가 전개되는 것이다. 책임에서 벗어나는 나름의 계책인 셈이다. 알맹이는 없고, 일관성있게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분법적으로 해석한다. 세상의 가치는 다양하다. 보수 아니면 진보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그래서 성급한 성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일반인치고 자신의 언어습관을 살펴보기도 힘든데, 고맙게도 대통령의 말 중에서도 유독 이상한 말의 특성을 분석한 책이다.  순전히 학문학적 열정만으로 시작할 엄두를 내기 힘든 일이다. 적어도 글을 쓰는데 중요한 '저의'라는 것이 있다. 책을 출간하는 목적이 중요한 것이다. 공익적인 입장에서 책의 목적은 절대적인 선의다. 적어도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의 가리는 인식의 저변을 넓히는 의도로  우리말 연구의 지식을 더하고 있다. 
단 애초의 기대감을 훨씬 초월하는 직관력이 돋보인다.  초고를 완성한 시점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시작했다. 수년에 걸쳐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물들의 상당수가 이미 언론에 공개된 시점이었다. 저자는 고민했다. 심사숙고 끝에 출간된 이 책은 통찰력 있는 시각에서 언어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즉 성장배경 주변의 상황의 환경적 요소를 바탕으로 왜 비정상적인 언어의 맥락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지를 해석하고 있다. 






 




 

 

 

 

 

  생명에 대한 기본권만큼 존엄한 가치가 있을까? 국가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권을 지켜줄 구성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책임을 다해야 할 주체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책임 전가의 유형이다. 극명하게 드러난 직무유기의 상황에서도 " 난 책임을 다했다."라고 변명하기에 바쁘다. 그녀의 화법엔 주어가 없다. 애초에 책임은 그 일을 맡아서 하는 실무자들이 다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군왕적 어법이다. 짐은 곧 국가요. 내 말은 곧 진리다.





 




 어떤 환경이 비정상적인 언어 습득을 형성 시킨 걸까? 13세 때 청와대에 입주 최고 권력자의 딸로 경호원과 참모들에 엄호된 환경은 정상적인 언어 환경을 방해한다. 사회화 과정에서 언어를 매개체로 발달해야 할 자아 발달이 비정상적으로 제약된 것이다. 가족간에 형성되어야 할 교감과정이 생략되고, 온통 대통령의 딸로서 누려야 할 권리의식만 강조된 탓이다. 어떤 재벌드라마처럼 가까이서 돌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지금의 탄핵정국이 이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배신 트라우마를 극복할 정신적 매개체는 형성되었을테니...... 권력자의 주변은 온통 그 권력을 등에 업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로 채워지게 된다. 


 



 



 

 

 

 

     

 저자는 근혜체로 명명한 어법의 유형을 6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는 무지에서 비롯된 오발탄 어법......즉, 개념의 의미를 모른 채로 아는 척 과시하려는 어법의 유형이다. 두 번째는 샤머니즘으로 말하는 영매 어법...... 우주, 정성, 혼 등 추상명사를 통해 개인의 주관성까지 지배하려는 어법이다. 세 번째는 불통 군왕의 어법...... 강력 대응과 같은 과격하고 직설적인 언어를 남발한다. 네 번째는 피노키오 공주 어법...... 그때그때 이미 했던 논리나 말들은 철저하게 숨긴다. 다섯 번째는 유체이탈 어법 ...... 사과할 줄 모르는 마음속 내의 방증이다. 마지막으로 전화통 싸움닭 어법....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비대면 접속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이다.


 



 


 



 

 

 

 

 

   지극히 잘못된 언어 사용의 예를 망라하고 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사실상 우리가 고대하던  민주주의는 이제야 태동하고 있다. 무수한 세월을 지배, 탄압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었던 건 어쩌면 그 상처의 끔찍한 흔적들을 쉽게 잊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는 잊지도 말자. 유일하게 국민주권을 실현할 수단인 선거의 권리를 소중하게 행사해야 한다. 그러려면 얼마나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국민의 뜻을 따르고 있는지, 그 사람의 깊은 사유 과정을 담고 있는지를 살펴봐야만 한다. 쉽게 생각하면, 대의제 하에서 선거의 역할은 집단적인 선출이다. 처절하게 어렵게 살아 본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을 더 생각하게 마련이다. 가슴속 깊이 그 상황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전혀 아무 결핍의 상태로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 사람을 선출하니, 그 참모진들도 마찬가지 모습을 연출한다.

     


 





 


 

 

 

 

 

     문득 어느 순간에 왜 '대통령'이라 칭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을 때가 있었다. 최고의 통치권자로 알려진 이 명칭 또한 유래를 알고 나면, 결코 그냥 사용해서는 안된다. 책 속에서는 이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다른 많은 말처럼 이 말 자체가 일본식 군사 문화 용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 신사의 수호신 이름에도 '통령'이 널리 쓰이고 있다. 중요한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의 'president'의 순의미에 大를 얹은 발상이 낳은 비애라 할 수 있다. 광복 후 임시정부의 법령을 그대로 이어받아 대물림 된 것이다. 무비판적인 수용의 폐해 인 것이다. 너도 나도 정확하게 따지기 힘들게 빈곤하게 살아온 현실에 외면한 것이 큰 과오라면 과오이다. 




 

 


 

 

 

 

  
 
   

 

 

 

 

 

 어쩌면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지도 모른다. 권력자들에게 철저하게 은폐된 실체들이 공개되고 있고, 국민들의 인식도 점점 어둠 속에서 벗어나고 있다. 스스로 제대로 된 바른 역사관을 소명하려는 의식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혼돈의 시대에 옳고 그름의 가치를 분명하게 밝혀주는 책들이 많이 보이는건 고무적인 현상이다. 모두가 인식의 부지런함을 재촉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수십간 뼛속깊이 스며든 인식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 하지만 더이상 속아서 농락당하지 않으려면...... 최소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려면 인식을 바꿀 용기를 과감하게 가져야만 한다. 역사왜곡에 비유할 만큼 오늘날의 현상이 이어진것도 제대로 청산되어야 할 부조리가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되물림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이라서 잘못할 수 있고, 잘못했으면 죄의식을 갖고 반성해야한다. 우리가 대표자로 선출해야 할 최우선 조건은 적어도 역사소명의식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버젓이 잘못된 정책을 옹호한 체로 편들기 양상으로 변질시키는 정치인은 진실과는 거리 멀 가능성이 많다. 

     좋은 책은 마음 언저리의 자적이는 어둠을 걷어내고, 지혜를 밝혀준다. 끝으로 박근혜의 말 서두에 담긴 불교경전 법구경의 문구를 인용해본다. " 사람의 오점 중에 가장 큰 오점은 진리에 대한 무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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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사랑한다 믿는다 응원한다
권수영.권다함 지음 / 초록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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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 협찬받아 읽고 쓴 내용입니다.


『아들아, 사랑한다 믿는다 응원한다』는 단순한 감성적 표현을 넘어, 부자(父子) 관계의 심층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저자 권수영, 권다함 부자는 심리학적 접근과 실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대화법, 관계 회복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남성 특유의 단조로운 의사소통 방식으로 인해 아버지와 아들이 성장 과정에서 깊은 교감을 나누기 어려웠던 현실을 떠올렸다. 특히 가부장적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들은 역할 기대는 크지만, 정작 정서적 지원에는 인색했던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을 통해 과연 그런 대물림된 소통 단절을 어떻게 풀어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다.




책은 무엇보다 '사랑한다', '믿는다', '응원한다'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아버지로서 감정 표현을 일상화할 것을 주문한다. 이는 남성적 가치관에서 감정을 억제해온 전통적 교육과 상반된다. 저자는 아버지가 먼저 감정의 언어를 배우고, 그것을 표현하는 모범을 보일 때 아들 또한 마음을 연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버지와 아들은 절대로 같은 사람일 수 없다'는 명제였다. 많은 아버지들이 자신의 청년기 경험을 기준 삼아 아들을 판단하거나 비교하지만,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환경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저자는 아들의 삶을 아버지 자신의 연장선이 아니라, 독립된 하나의 세계로 인정할 때 진정한 응원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또한 이 책은 '대화'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단순히 정보 교환이나 조언이 아니라, 아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대화의 핵심임을 설파한다. 가부장적 아버지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 즉 '조언하기'나 '해결해주기'에 매몰되기보다는, 아들의 고민을 평가하지 않고 들으며 지지하는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제시한다. 






저자는 이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예컨대, 진로 고민을 토로하는 아들에게 "너는 이렇게 해야 해"라고 단정짓는 대신, "그렇구나, 네가 그렇게 느끼는구나"라고 감정을 존중하는 피드백을 권장한다. 이처럼 아버지가 스스로 자기 방식을 내려놓고, 아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크게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은 아버지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룬다.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를 무의식적으로 아들에게 전가하지 않기 위해,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치유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이를 '감정의 선순환'이라 부른다. 아버지가 자신의 상처를 인식하고 치유할 때, 아들에게는 따뜻한 믿음과 지지를 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설명한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아버지가 먼저 사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과거 잘못된 말이나 행동에 대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순간, 아들은 비로소 아버지를 두려움이 아닌 인간적인 존재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전통적 남성상과 대조되는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아직까지 뿌리 깊은 남성성 규범을 떠올렸다. 여전히 많은 아버지들은 무뚝뚝함을 미덕처럼 여긴다. 그러나 이 책은 과거의 방식이 이제는 유효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아버지와 아들 모두가 상처를 줄이기 위해선, 감정을 나누고, 서로를 믿으며,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전한다.






아들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믿어주는 것, 아들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들어주는 것, 아들의 길을 대신 걸어주려 하지 않고 지켜봐 주는 것, 이 모든 것이 사랑이며 응원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반복해서 일깨운다.

한편, 나는 이 책을 통해 아버지가 되어가는 아들 세대 또한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느꼈다. 단순히 부모에게 받기만 하는 입장이 아니라, 스스로 건강한 아버지가 되어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사랑을 물려줄 수 있는 길잡이로 삼을 수 있다.



결국 『아들아, 사랑한다 믿는다 응원한다』는 단순한 가족 관계 개선서를 넘어, 남성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관계를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실질적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이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세대차이, 감정 표현의 단절, 가부장적 가치관의 한계 등 여러 현실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그 해결을 위한 따뜻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서로의 상처와 기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 바로 진정한 부성(父性)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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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0억 미용실을 만든 시스템 설계법 - 작은 회사를 초고속으로 성장시킨 사업 천재의 경영 전략
키타하라 타카히코 지음, 이지현 옮김 / 동글디자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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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 서평은 문화충전 200을 통해, 출판사 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일상에서 행복감을 주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택배, 또 하나는 미용실 이다. 그 중 미용실은 생활 영역에서 가장 흔하게 분포해 있다. 100M 인근의 미용실만 해도 어림잡아 10곳은 될 것이다. 그런데 막상은 들어갈 미용실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2달에 한 번 간격으로 커트를 하고 있으니, 대략 내 기준으로 하면, 5천만 인구 기준으로 하면, 최소 3억회 정도의 커트가 최소 발생할 것 이다. 여기에 펌, 염색 등등을 포함하면 가용가능한 미용산업의 규모가 예상될 것이다. 경기가 좋으면, 미용실에서 관리받는 횟수가 증가할 것이고, 경기가 나쁘면 집에서 셀프 해결하거나 뜸하게 들르게 될 것이다. 

 그러고보면, 요즘은 염색 정도는 미용실에서도 셀프를 권할 정도다. 워낙 집에서도 간편하게 할 수 있게, 구비되어 있기도 하다. 


수년간 다녔던 미용실이 폐업을 하고 나니, 알아서 척척 커트해 줄 미용실을 물색하는 것이 일이었다. 처음은 평소 다니던 길목의 역시나 수년째 있는 미용실을 들렀다. 예상보다 훨씬 만족도가 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예약샵의 영향으로, 커트 비용은 이전보다 몇 천원 더 오버했다. 참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 





 이후 결국 가격도 충족하고, 서비스가 대만족인 곳을 들렀다. 이 곳을 통해 난 그동안 가르마 방향을 정반대로 해서는 휑한 머리 카락 상태로 다녔음을 인식했다. 나이가 들수록, 한 올 한 올 감추고 싶은 바닥의 흔적이 많은 지라, 최대한 거울 조명이 얼마나 풍성하게 비추는 지를 미용실 선택의 척도에 둔다. 





『매출 500억 미용실을 만든 시스템 설계법』은 기존의 미용실 경영 방식을 넘어,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조직을 키우고 운영하는 법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 키타하라 타카히코는 매장을 하나하나 확장해가면서도 ‘점장’이라는 관리직을 따로 두지 않고 성공을 거두었다. 일반적인 경영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그는 “모든 직원이 곧 점장이다”라는 철학을 실천하며 성장을 이뤄냈다.


책에서 저자는 인사 시스템의 세부 설계에 집중한다.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성장 경로를 명확히 알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만든다. 이를 위해 직급 체계를 세분화하고, 승진과 급여 인상의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평가 기준이 모호하면 누구도 성장할 수 없다"는 그의 말처럼, 조직 내에서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시스템의 핵심 축이 된다.




저자는 ‘회사는 직원 성장의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회사가 직원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고객을 대하는 기술적 능력뿐 아니라, 리더십, 매장 운영, 숫자 관리 등 경영에 필요한 역량까지도 단계적으로 배울 수 있게 커리큘럼을 구축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매장을 책임지는 ‘점장 없는 점장’으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매출 관리를 ‘개인별’이 아닌 ‘팀별’로 설정하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미용실은 개인의 매출을 관리하고 그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키타하라는 "개인 성과가 팀을 이기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팀 성과 중심의 보상 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개인 간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성장을 돕는 협력 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지점 확장은 반드시 인재 확장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매장을 책임질 수 있는 인재가 충분히 성장했을 때만 다음 매장을 열었다. 이 원칙은 단기적 매출 욕심을 버리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게 한 핵심 전략이었다. 저자는 매장 수가 20개를 넘을 때까지 이 원칙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책에서는 매장의 표준 운영 매뉴얼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도 상세히 다룬다. 모든 지점에서 서비스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접객 방법, 응대 멘트, 클레임 처리 매뉴얼 등을 문서화하였다. “감에 의존하는 서비스는 절대 확장할 수 없다”는 그의 철학은, 프랜차이즈 시스템과도 결이 다르다. 표준화하되, 각 직원이 자율적으로 응용하고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미용업계는 과거 프랜차이즈 미용실 붐을 겪은 후, 최근에는 1인 예약제 샵 형태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예약제 샵들은 개별 고객에 대한 세심한 대응을 무기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커트 비용도 평균 2만 원 후반대에서 3만 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5만 원 이상의 커트 비용도 드물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저자가 강조하는 ‘팀 단위 성장’과 ‘표준화 기반 확장’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도 다시금 재조명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일본 미용실의 경우, 기본 커트 비용은 3,500엔에서 4,500엔 사이에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한국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에는 1,000엔 컷 전문 체인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고급화와 저가화를 동시에 아우르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이처럼 일본 시장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키타하라 타카히코의 전략은 고급화 전략보다는 ‘조직 운영력’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은 점에서 특별하다.





책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미용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기술'에 대한 집요한 고민이다. 그는 직원이 성장하고, 그 성장이 매장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지가 결국 경영자의 실력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비단 미용업계뿐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는 모든 조직 운영에 적용할 수 있다.


『매출 500억 미용실을 만든 시스템 설계법』은 경영자, 관리자, 창업을 꿈꾸는 사람 모두에게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이다. 특히 한국처럼 미용업계가 급변하고 있는 시장에서는, 사람을 남기고 회사를 키워야 한다는 그의 조언이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겉보기에 화려한 성공 뒤에 숨어 있는, 철저한 시스템과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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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챗GPT 글쓰기 - 남보다 빨리 퇴근하고 먼저 승진하는 AI 글쓰기 전략
정태일 지음 / 천그루숲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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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챗GPT 프롬프팅을 위한 글쓰기 비법을 남긴 기본기에 강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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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챗GPT 글쓰기 - 남보다 빨리 퇴근하고 먼저 승진하는 AI 글쓰기 전략
정태일 지음 / 천그루숲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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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 GPT는 다양한 지식검색 영역에서 활용된다. 본인의 경우에도 매일 루틴처럼 사용하는것이 챗GPT 일 정도다. 프롬프팅의 결과값은 아직까진 극과 극이다. 주로 맥락에 대한 이해도가 좁다.  어떤 경우에는 요청하지 않은 고퀄리티의 결과물을 순식간에 완성해준다. 반면 어떤 경우에는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오히려 번잡해지는 경우가 많다. 메모리의 적재 상태에 따라, 중첩적인 학습 메모리에 따라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AI와 함께 글을 쓰는 시대, 이제 시작이다"

『챗GPT 글쓰기』는 인공지능 시대의 글쓰기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책이다. 단순히 ‘챗GPT를 써보자’는 가벼운 조언에서 그치지 않고, GPT 기반의 프롬프트 전략과 글의 주제 선정, 구조화, 편집과 피드백 과정까지 포함한 통합적 글쓰기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정태일 저자는 저널리스트이자 콘텐츠 기획자로서, GPT의 언어 생성 능력에 깊은 통찰을 더한다. 그는 글을 쓰는 일은 여전히 인간 고유의 창조 행위라고 보면서도, 챗GPT가 그 창조를 효과적으로 돕는 강력한 도구임을 강조한다. 특히 이 책은 ‘프롬프트’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GPT가 제공하는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풍부한 예시와 함께 설명한다.






AI를 이용한 글쓰기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무척 친절하다. GPT의 개념, 사용법, 유료·무료 서비스의 차이, 프롬프트 문장 작성 팁 등이 꼼꼼히 정리되어 있어, 글쓰기 초보자도 금세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이미 GPT를 활용하고 있는 사용자에게는 보다 창의적인 응용 방법이나 콘텐츠 확장 전략까지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부분은, 챗GPT를 단순한 글쓰기 도구가 아니라 ‘대화형 공동저자’로 접근하라는 제안이다. GPT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구조를 짜고, 퇴고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글쓰기 방식과는 매우 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이 과정은 혼자서 글을 쓰는 막막함을 덜어주는 동시에, 창작에 대한 지속적인 동력을 불어넣는다.






또한 챗GPT의 한계에 대해서도 저자는 솔직히 다룬다. AI가 만들어낸 문장의 오류 가능성, 문화적 맥락의 부족함, 창의성 한계 등은 결국 인간의 비판적 시선과 감각이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결국 챗GPT는 도구이며, 주체는 언제나 ‘나’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이 책은 단순한 사용법 설명서를 넘어선다. 글쓰기와 콘텐츠 생산을 둘러싼 인식 자체를 바꾸게 하는 책이다. 변화하는 시대, AI와 손잡고 자신만의 글을 쓰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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