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투명한 - 서울시인협회 청년시인상 수상 시집
권덕행 외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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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전만해도, K 문화의 위상은 코로나로 얼어붙은 사람들의 감성을 매듭해 나아갔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려는 열정도 뜨거웠다. 하지만 지금은 과연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가? 빼앗긴 상식의 봄은 돌아오는가? 그 어느 때보다 시의 짧막한 구절이 각박함을 이겨나고, 극단을 버텨가는 촉매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직은 투명한」 시집을 펼쳐봤다.

시의 구절은 이심전심의 수미상관을 이루고 있다. 시를 음미하는 순간 가슴속에서 벅찬 전율이 흐르기도 하고, 굵게 각인된 심연의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다. 혼탁한 세상에서 회복의 희망을 염원하는 어른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2020년을 끝으로 청년시인을 발굴할 수 없었던 사회적 한계에 대한 아쉬움과 절박함이 담겨 있다. 물질적으로는 세계 여느 나라가 부럽지 않을 수준이 되었다. 정작은 수많은 '선택지'에서 선택할 자유 자체를 박탈당한 양극화에 놓여있다. 정신적으로는 나날이 빈곤한 나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심각한 박탈감 속에 이 시집은 첫 장의 당선작 부터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스스로 세상을 등져야 했던, 친구의 동생의 죽음을 담담하게 시로 옮겨 담는 작가의 "부음"을 읽어내려가며, 남일 같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나는 매일을 생의 마지막 순간으로 여긴 체, 하루살이로 살아가고 있다. 이대로 생과 이별할까? 순간에도 남아 있을 사람에 대한 무의식의 죄책감이 몰려온다. 살아 있을때도 최선을 다하지 못했는데, 무슨 자격으로 끝까지 그들에게 수습을 맡겨야 할까? 단 하루라도 그들에게 최선을 다한 순간에 결심을 옮기자... 1일,2일... 1년, 2년...어느덧 10년이 훌쩍 지나 까마득한 세월만 지나 있었다. 얼마나 삶이 힘들었으면, 번민스런 삶을 벗어나, 홀연히 이사를 해야 했던 걸까? 생에서 다하지 못한 이정표를 그 곳에서, 부디 평안하게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아직은 투명한" 시집에 소개된 65편의 시들은 힐링이 되었다. 들판에 피어난 꽃들에서 감성을 느끼고, 회복할 힘을 얻어가는 것처럼... 각양각색의 시인들의 공통점은 '나'와 '너' '우리'의 공존하는 세상에 대한 공감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고통은 새로운 기회의 계기라 했던가? 성장사회를 지향하던 인류는 코로나 라는 복병을 맞아, 그동안 느끼지 못한 일상과 인간에 대한 아젠다를 깊이 던졌다. 우리가 망각하던 비인간성의 실체가 드러나고, 대한민국 특유의 축적된 문화는 세계에서 각광받게 된다. 철저하게 목적을 향한 합리성만 강조되던 서양문화에서 동양의 유교적 문화의 토대가 선한 사람 네트워크로 이어진 것이다. '돈쭐' 이라는 이름으로 선한 상인을 응원하기도 했고, '비대면 관계' 에서 '나눔 문화'가 생성되었다.

다양한 시를 나누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시가 적어도 삶을 긍정적으로 버텨가는 돈이 될 수도 있는 융성사회 에서 생활하고 싶다. 왜 무형의 자원은 돈이 되어서는 안되는 걸까? 돈이 된다고 해서 상업주의를 지향하는 바는 아니다. 문화공유의 매개체로 작용하여, '시'를 매개체로 선한 영향력이 확산되고 서로 이끌어가는 사회로 발전해간다면, 우리는 기본이 갖춰진 '정신적 연대'를 이뤄갈 수 있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수록, 국민의식도 상향될 수 밖에 없다. '시'는 자연의 탄생 후로 유유히 흘러가는 강과 바다의 물결과 같죠. 물결을 거스릴 수 없으며, 우리는 각자의 시를 음미하며 세상에 처세해 나가고 있다. 시의 저변이 넓어질수록, '가짜' 와 '진짜'로 구분지을 수 있다. 현실과 괴리감없는 언행일치의 삶을 추구할 수록, 시는 담담함과 소박함 진솔함을 발산할 것이다. 반면 전혀 다른 다중적인 자아의 모습을 위장하기 위한 '시'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도 힘든 시각으로 접근할 것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좋은 시를 알게되어 뿌듯했다. 투명하다는것은 겉과 속이 전혀 다르지 않고, 속임과 거짓말이 없단 이야기다. 그런데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속임수가 난무하는 형국에서 책제목을 볼때 마다 의미심장함을 느낀다. 시인이 세상을 향해 바라는 절박한 마음 자체 아닐까? 절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이뤄내려는 끈끈한 실천을 의미한다. " 아직은 투명한" 에서 얻은 재충전을 발판으로 다사다난해질 2024년도 멋지게 버티고 이겨나가리라!!!

 


 

 

이 서평은 스타북스 출판사에서 무료 제공받아, 가슴깊이 감성으로 읽고 느낀 소회를 담은 솔직한 서평입니다. 삶이 그대를 힘들게 한다면, 이 한권의 시집을 통해, 소중한 당신을 지켜내고, 헐벗은 우리네를 보듬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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