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말 - 언어와 심리의 창으로 들여다본 한 문제적 정치인의 초상
최종희 지음 / 원더박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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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는 마음의 거울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의 됨됨이는 언어표현방식에 그대로 투영된다. 사람의 생각을 축적하고 반영하는 것이 언어이기 때문이다. '송박영신'의 염원을 담아야만 하는 2017년의 안타까운 현실에서도 우리는 소망한다. 그리고 더이상 기만당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정유년 새해의 갈망과 함께 처음 읽은 책 제목은  『 박근혜의 말 』이다. 무려 미우나 고우나 갖다 붙이는 공식 칭호  '대통령'도 빠져있다.  저명한 우리말 연구자의 제목을 보며, 몇 번을 살펴봤다. 하지만 팩트 (fact) 자체였다. 왜 대통령의 호칭이 불편한 것인지는 책의 후반부를 살펴보면 분명하게 밝혀진다. 


 




 

 



 

 

 

 

    분명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대명제로 선출된 권력자는 존경받아야 한다. 데, 전혀 그 지위에 전혀 걸맞지 않는 행동, 언어습관을 보여왔다. 국가통치구조의 대부분이 1인을 통해 이뤄진다 할 정도로 제왕적인 권한에 결코 맞지않는 가벼움, 경솔함, 불통으로 일관하는 행동을 겪고 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내 언어습관도 개선하기 힘든데, 다른 사람의 언어를 꼼꼼히 분석할 생각은 애초에 없을 것이다. 그러든지 말든지 이미 무관심의 영역인 것이다. 사실상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정치현실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그런 까닭에 정치인의 발언따위를 살펴보는건 무의미했다. 그런데도 유체이탈 화법이라 말하는 이 언어습관은 뇌리에 박힐 정도였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 도무지 A~Z로  널부러진 주어실종의 문체는 과히 궤변론자들의 흔한 논법과 같다. 


 



 




  일상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면, 거의 난잡한 사기범의 말투와 같다. 서두는 길고, 듣다 보면 난 이랬으니, 넌 이래야 한다. 알겠지? 이런 변법적인 화법은 처음부터 응대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듣다 보면 집중력을 흩트려놓고, 자포자기하게 하는 화법이기 때문이다. 구구절절 명분을 내세운다. 애국심,국가같은 최상위 개념의 단어들이 등장한다. 사회적 동물로 존재하므로 이 논거에 대한 반론자체는 불가하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난 뒤, 하품이 쏟아질 즈음 반전을 꾀한다. 피차일반식의 논리가 전개되는 것이다. 책임에서 벗어나는 나름의 계책인 셈이다. 알맹이는 없고, 일관성있게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분법적으로 해석한다. 세상의 가치는 다양하다. 보수 아니면 진보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그래서 성급한 성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일반인치고 자신의 언어습관을 살펴보기도 힘든데, 고맙게도 대통령의 말 중에서도 유독 이상한 말의 특성을 분석한 책이다.  순전히 학문학적 열정만으로 시작할 엄두를 내기 힘든 일이다. 적어도 글을 쓰는데 중요한 '저의'라는 것이 있다. 책을 출간하는 목적이 중요한 것이다. 공익적인 입장에서 책의 목적은 절대적인 선의다. 적어도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의 가리는 인식의 저변을 넓히는 의도로  우리말 연구의 지식을 더하고 있다. 
단 애초의 기대감을 훨씬 초월하는 직관력이 돋보인다.  초고를 완성한 시점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시작했다. 수년에 걸쳐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물들의 상당수가 이미 언론에 공개된 시점이었다. 저자는 고민했다. 심사숙고 끝에 출간된 이 책은 통찰력 있는 시각에서 언어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즉 성장배경 주변의 상황의 환경적 요소를 바탕으로 왜 비정상적인 언어의 맥락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지를 해석하고 있다. 






 




 

 

 

 

 

  생명에 대한 기본권만큼 존엄한 가치가 있을까? 국가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권을 지켜줄 구성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책임을 다해야 할 주체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책임 전가의 유형이다. 극명하게 드러난 직무유기의 상황에서도 " 난 책임을 다했다."라고 변명하기에 바쁘다. 그녀의 화법엔 주어가 없다. 애초에 책임은 그 일을 맡아서 하는 실무자들이 다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군왕적 어법이다. 짐은 곧 국가요. 내 말은 곧 진리다.





 




 어떤 환경이 비정상적인 언어 습득을 형성 시킨 걸까? 13세 때 청와대에 입주 최고 권력자의 딸로 경호원과 참모들에 엄호된 환경은 정상적인 언어 환경을 방해한다. 사회화 과정에서 언어를 매개체로 발달해야 할 자아 발달이 비정상적으로 제약된 것이다. 가족간에 형성되어야 할 교감과정이 생략되고, 온통 대통령의 딸로서 누려야 할 권리의식만 강조된 탓이다. 어떤 재벌드라마처럼 가까이서 돌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지금의 탄핵정국이 이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배신 트라우마를 극복할 정신적 매개체는 형성되었을테니...... 권력자의 주변은 온통 그 권력을 등에 업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로 채워지게 된다. 


 



 



 

 

 

 

     

 저자는 근혜체로 명명한 어법의 유형을 6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는 무지에서 비롯된 오발탄 어법......즉, 개념의 의미를 모른 채로 아는 척 과시하려는 어법의 유형이다. 두 번째는 샤머니즘으로 말하는 영매 어법...... 우주, 정성, 혼 등 추상명사를 통해 개인의 주관성까지 지배하려는 어법이다. 세 번째는 불통 군왕의 어법...... 강력 대응과 같은 과격하고 직설적인 언어를 남발한다. 네 번째는 피노키오 공주 어법...... 그때그때 이미 했던 논리나 말들은 철저하게 숨긴다. 다섯 번째는 유체이탈 어법 ...... 사과할 줄 모르는 마음속 내의 방증이다. 마지막으로 전화통 싸움닭 어법....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비대면 접속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이다.


 



 


 



 

 

 

 

 

   지극히 잘못된 언어 사용의 예를 망라하고 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사실상 우리가 고대하던  민주주의는 이제야 태동하고 있다. 무수한 세월을 지배, 탄압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었던 건 어쩌면 그 상처의 끔찍한 흔적들을 쉽게 잊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는 잊지도 말자. 유일하게 국민주권을 실현할 수단인 선거의 권리를 소중하게 행사해야 한다. 그러려면 얼마나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국민의 뜻을 따르고 있는지, 그 사람의 깊은 사유 과정을 담고 있는지를 살펴봐야만 한다. 쉽게 생각하면, 대의제 하에서 선거의 역할은 집단적인 선출이다. 처절하게 어렵게 살아 본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을 더 생각하게 마련이다. 가슴속 깊이 그 상황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전혀 아무 결핍의 상태로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 사람을 선출하니, 그 참모진들도 마찬가지 모습을 연출한다.

     


 





 


 

 

 

 

 

     문득 어느 순간에 왜 '대통령'이라 칭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을 때가 있었다. 최고의 통치권자로 알려진 이 명칭 또한 유래를 알고 나면, 결코 그냥 사용해서는 안된다. 책 속에서는 이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다른 많은 말처럼 이 말 자체가 일본식 군사 문화 용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 신사의 수호신 이름에도 '통령'이 널리 쓰이고 있다. 중요한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의 'president'의 순의미에 大를 얹은 발상이 낳은 비애라 할 수 있다. 광복 후 임시정부의 법령을 그대로 이어받아 대물림 된 것이다. 무비판적인 수용의 폐해 인 것이다. 너도 나도 정확하게 따지기 힘들게 빈곤하게 살아온 현실에 외면한 것이 큰 과오라면 과오이다. 




 

 


 

 

 

 

  
 
   

 

 

 

 

 

 어쩌면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지도 모른다. 권력자들에게 철저하게 은폐된 실체들이 공개되고 있고, 국민들의 인식도 점점 어둠 속에서 벗어나고 있다. 스스로 제대로 된 바른 역사관을 소명하려는 의식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혼돈의 시대에 옳고 그름의 가치를 분명하게 밝혀주는 책들이 많이 보이는건 고무적인 현상이다. 모두가 인식의 부지런함을 재촉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수십간 뼛속깊이 스며든 인식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 하지만 더이상 속아서 농락당하지 않으려면...... 최소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려면 인식을 바꿀 용기를 과감하게 가져야만 한다. 역사왜곡에 비유할 만큼 오늘날의 현상이 이어진것도 제대로 청산되어야 할 부조리가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되물림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이라서 잘못할 수 있고, 잘못했으면 죄의식을 갖고 반성해야한다. 우리가 대표자로 선출해야 할 최우선 조건은 적어도 역사소명의식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버젓이 잘못된 정책을 옹호한 체로 편들기 양상으로 변질시키는 정치인은 진실과는 거리 멀 가능성이 많다. 

     좋은 책은 마음 언저리의 자적이는 어둠을 걷어내고, 지혜를 밝혀준다. 끝으로 박근혜의 말 서두에 담긴 불교경전 법구경의 문구를 인용해본다. " 사람의 오점 중에 가장 큰 오점은 진리에 대한 무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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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앞에서 쓰기
김영주 지음 / 밑줄서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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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란 특별한 일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기록하는 일은 점점 사라져가는 습관이 되었다. 김영주 작가의 『커피 앞에서 쓰기』는 그 흐릿해진 일상의 기록을 다시금 불러내는 수첩산문집이다. 그는 말 그대로 수첩에 남긴 단상들을 모아 풀어낸다. 책은 단단한 서사나 문학적 기교보다도 순간의 감정, 지나가는 풍경, 커피 한 잔 앞에서 잠깐 멈춰 선 마음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이 책의 독특한 구성은 독자에게 매우 가볍고도 깊은 체험을 제공한다. 각 단락이 짧고 간결하며, 몇 줄 혹은 한두 문장으로 끝나기도 한다. 덕분에 이동 중에도, 대기 시간에도, 커피를 기다리는 찰나에도 한 꼭지를 읽고 음미할 수 있다. 바쁜 하루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문장들은, 마치 시험장 앞에서 마지막으로 펼쳐보는 요약 수첩처럼 응축되어 있다. 삶의 핵심을 단순하게 요약했지만, 그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작가는 ‘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쓴다'는 행위 자체를 통해 스스로와 타인의 삶을 관찰하고, 그것을 조용히 들려준다. 수필 혹은 산문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일기 같고, 일기라 하기엔 너무 다정하게 다듬어진 언어들이 페이지마다 깔려 있다. 독자는 이 짧은 글 속에서 자기 경험을 자연스럽게 대입하며 ‘내 이야기’로 읽게 된다. 누군가의 수첩을 훔쳐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 메모를 되짚는 느낌에 가깝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책 속 문장들이 독자의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스스로 완결된 형태로 존재하며,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커피 한 잔 앞에서 멈추는 시간처럼, 이 책은 독서의 목적이나 효용을 따지지 않는다. 오히려 목적 없는 읽기야말로 『커피 앞에서 쓰기』가 선사하는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김영주의 문장은 간단하지만 날카롭고, 따뜻하지만 날 선 시선이 있다. 사회적 이슈나 무거운 주제를 직접 다루지 않지만, 작은 문장 안에 깃든 감정의 밀도가 상당하다. 그 밀도는 수첩이라는 물리적 매체가 지닌 압축성과도 닮아 있다. 그는 문장의 군더더기를 과감히 덜어내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고 나면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자라난다. 여백이 많기에 독자가 그 위에 무엇이든 써 넣을 수 있는 책이다.




『커피 앞에서 쓰기』는 분주하고 과잉된 시대에 던지는 조용한 제안처럼 다가온다. ‘덜어낸 글쓰기’, ‘비워둔 페이지’는 오히려 우리의 일상에 더 깊은 침잠의 시간을 제공한다. 메모는 사라지고 SNS의 짧은 포스팅만 남은 시대에, 김영주의 수첩산문집은 ‘기록의 시간’을 회복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읽기 쉬우면서도 오래 남는 문장들, 작지만 깊은 울림을 지닌 글들이 가득하다.





삶을 잘 살기 위해 거창한 결심이 필요하지 않듯, 좋은 글 역시 때로는 수첩 한 귀퉁이에 적힌 말에서 시작된다. 『커피 앞에서 쓰기』는 그런 문장들이 모여 만들어낸 조용한 혁명이며, 작고 아름다운 선언이다. 커피 앞에서 책을 펼쳐 들고, 당신의 하루에도 조용히 수첩 한 줄을 더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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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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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은 멀리 있지 않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바로 그 사람이다.”


철학에 대해선 여전히 어렵고, 낯설고, 솔직히 말해 지루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위버멘쉬』는 그런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책이 정말 작고 가볍다. 출근길 가방에 쏙 들어가고, 한 손으로 들고 읽을 수 있어 ‘철학도 가볍게 읽을 수 있구나’라는 첫인상을 준다.


니체는 늘 ‘초인’, ‘신의 죽음’ 같은 강렬한 키워드로 유명하지만, 정작 그의 사상을 풀어내는 글은 어렵고 장황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번역을 맡은 어나니머스는 니체의 사상을 일상 언어로 친절하게 재구성했고, 덕분에 ‘위버멘쉬’라는 개념이 단지 고결한 철학 개념이 아니라, 현대인의 일상적 고민과 연결된 하나의 방향성으로 읽혔다.





니체의 사상을 처음 접했을 때, 그는 마치 높은 산 정상에 있는 철학자처럼 느껴졌다. 고결하지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어렵고, 깊지만 다가서기 힘든 존재. 하지만 『위버멘쉬』는 그런 선입견을 허물어준다. 작고 가벼운 판형에 담긴 이 책은 놀랍게도, 복잡한 철학적 명제를 일상 언어로 풀어낸 니체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 출퇴근길 한 손에 들고 읽기 좋은 크기와 분량 덕분에 철학을 멀게 느끼던 독자들에게도 좋은 시작점이 된다.





책은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초인)가 단지 강한 존재나 독재자의 메타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인간이라는 점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니체가 말한 초인은 ‘신이 죽은’ 시대, 더 이상 외부의 기준 없이 자기 인생을 자기 기준으로 살아내는 존재다.





읽으며 인상 깊었던 건, 이 책이 니체의 어두운 세계관을 다루면서도 어떤 희망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허무를 응시하면서도, 삶을 긍정하고 자기 삶의 예술가가 되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기존의 도덕, 종교, 사회 규범을 넘어서려는 니체의 외침은 지금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특히 자기계발적 언어에 피로를 느낀 사람이라면, 이 책은 더 깊고 근본적인 자극을 줄 것이다.





어나니머스의 번역은 시적인 감성과 니체 특유의 도발적 언어를 잘 살렸다. 단순한 개념 해설에 머물지 않고, 한 줄 한 줄에 철학적 여운을 담아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초인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오늘 나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뛰어넘는 과정 속에 있다는 사실”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위버멘쉬』는 철학의 언어를 우리 일상 가까이에 데려다놓는 책이다. 니체 철학이 처음이라면, 그리고 지금 삶의 방향이 흔들리고 있다면, 이 책을 손에 쥐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네이버 카페를 통해, 떠오름 출판사 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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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밤에 쓴 일기 난중야록 - 이순신 탄생 480주년 만에 공개되는 숨겨진 이야기
조강태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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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깨어나 보니, 선진국이 지난 3년 사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곧 다가올 일정은 군계일학 난세의 상황에서 역대 최고의 대한민국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상황이 이순신 장군의 삶의 궤적과 비슷하며, 국민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다. 한 나라의 유능하고 청렴한 리더가 극우 사이비들의 테러 위협에 경계태세를 이뤄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난중야록』을 처음 접했을 땐 조금 생소했다. ‘난중일기’는 익숙한데, ‘야록’이라니?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책은 무려 이순신 장군의 15대 외손인 조강태 저자가 여러 기록과 설화를 모아 편찬한 귀한 야사였다. 출처부터가 특별하다.






공식적인 일기가 아닌 만큼, 이 책에는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가 훨씬 더 많이 드러난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그의 고뇌, 부하들과의 일화, 신하들과의 갈등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때론 눈물겹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아는 영웅 이순신은, 사실 혼자 너무도 고독한 싸움을 해온 사람이었구나”라는 감정이 자연스레 스며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전쟁이 아닌 ‘정치적 외로움’이었다. 적보다 두려운 건 내부의 질투와 모략이었고, 그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그의 모습이 시대를 뛰어넘어 깊은 울림을 준다. 어떤 전투 기록보다도, 장군의 침묵과 분노, 참았던 눈물이 더 마음을 건드린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백성들의 시선이다. 왕보다 이순신을 더 신뢰했던 민초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란 누구인가를 되묻게 만든다. 단순한 무용담을 넘어선 민중의 역사이자, 인간의 기록이다.

스타북스의 편집도 훌륭하다. 시대 배경과 인물 관계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첨부되어 있어, 고전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이순신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품격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기록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저자 이름이었다. 단순히 고전 재해석이나 편역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15대 외손인 조강태 선생이 정리한 텍스트라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특별하게 느껴졌다. 후손이 바라본 이순신, 그것도 공식 문서가 아닌 ‘야록’의 형식이라면, 기존 사료와는 전혀 다른 온도와 결을 지닐 것임을 직감했다.





『난중야록』은 『난중일기』처럼 정제된 언어와 공식기록의 권위보다는, 현장의 긴박함, 인간 이순신의 내면, 그리고 민중의 시선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책에서는 장군의 고뇌와 분노, 고독,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사명감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장군’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사내’로서의 이순신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특히 책 속에는 이순신이 얼마나 외롭고 위태로운 위치에 있었는지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내부의 정치적 암투와 외부의 왜적 사이에서, 그는 늘 양면의 위협 속에 놓였다. 이 기록은 승전보보다 그 뒤에 숨은 눈물과 분노를 들려주며, 우리가 영웅을 대할 때 가져야 할 시선의 깊이를 바꾸게 만든다.





또 하나의 매력은 병사와 백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의 풍경이다. 조선 백성들이 왕보다 이순신을 더 신뢰하고 따랐다는 묘사는, 단순한 일화로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현재적이다. 이 대목은 독자로 하여금 지금 우리의 ‘지도자’는 과연 어떤 자격과 신뢰를 갖추었는지를 되묻게 한다.





스타북스의 편집은 매우 정갈하고 현대 독자에게 부담 없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장 앞에 붙은 해설과 배경 설명 덕분에 사료적 맥락까지 함께 이해할 수 있어,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친절하다.







『난중야록』은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다시 읽는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시대와 인간 군상을 함께 복원하는 책이다. 우리가 아는 ‘충무공’이 아닌,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을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단연코 추천할 만하다.

본 리뷰는 문화충전 200 네이버 카페를 통해, 스타북스스 도서 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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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원 AI
원동연.민진홍 지음 / 성안당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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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원 AI』는 기존의 인공지능 기술서나 단순한 AI 입문서를 뛰어넘는,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 철학서를 지향한다. 이 책은 인공지능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인간의 존재와 문명을 재정의하게 될지를 통합적 관점에서 탐구하고 있다. 특히 제목에 사용된 ‘5차원’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물리학적 공간을 넘어선, 의식과 사회, 감성, 관계, 윤리 등의 다차원적 요소를 아우르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엔 ‘5차원이 정확히 뭘 말하는 걸까?’라는 물음부터 떠올랐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이 용어가 단지 공간 개념의 확장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다차원적 의식 구조와 윤리·관계·창의·감정·지능을 아우르는 통합적 사고틀이라는 점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책은 인공지능의 기술적 진보를 넘어, 철학적 물음과 인문학적 성찰을 함께 끌어안는다. 기술과 인간, 기계와 감정, 정보와 가치라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하나의 지평으로 엮는 시도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섹션별 구성은 매우 명확하고 체계적이다. 독자는 각 장을 통해 하나씩 AI에 대한 편견을 깨며, 점차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


원동연과 민진홍 두 저자는 각각 기술과 인문학에 대한 통찰을 갖춘 인물로,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계의 지능’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AI를 사회적, 윤리적, 심리적, 감성적 존재로 보며,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인지적 틀을 제시한다. AI의 진보가 단순한 효율성과 자동화를 넘어, 인간의 사고 체계와 삶의 본질에 미치는 영향을 사유하게 만드는 점에서 이 책은 기술 발전과 철학적 물음을 함께 던지는 드문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책은 크게 다섯 개의 축을 중심으로 AI의 진화를 다루는데, 여기에는 '인지와 판단', '감정과 관계', '창의성과 예술', '윤리와 통제', 그리고 '자기조직과 자각' 같은 개념이 포함된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인간의 창조성 자체가 기계에 의해 복제되거나 확장될 수 있는 시대에, 인간의 고유성과 주체성은 어떤 방식으로 보존되거나 해체될지를 성찰하게 만든다.





저자들은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고 재구성하게 만드는 계기”라고 주장한다. 이 지점에서 ‘5차원’이라는 개념은 철학적 존재론의 시사점으로 확장된다. 인간이 기술을 통해 기술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인간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정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 책은 챗GPT, 미드저니 같은 생성형 AI 사례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하며, 기술 발전이 가져올 일자리 문제, 교육과 감정노동의 변화, 개인 정보 보호와 디지털 윤리의 문제 등도 놓치지 않는다. 기술만을 찬양하거나 경계하는 이분법적 태도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 모두가 다차원의 존재가 되어야 할 때”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진다.




『5차원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는 AI 시대의 나침반이 되어주며, 우리로 하여금 “과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쓰게 만드는 책이다.



본 리뷰는 문화충전 200 네이버 카페를 통해, 성안당 출판사 도서 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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