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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밤에 쓴 일기 난중야록 - 이순신 탄생 480주년 만에 공개되는 숨겨진 이야기
조강태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영웅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깨어나 보니, 선진국이 지난 3년 사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곧 다가올 일정은 군계일학 난세의 상황에서 역대 최고의 대한민국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상황이 이순신 장군의 삶의 궤적과 비슷하며, 국민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다. 한 나라의 유능하고 청렴한 리더가 극우 사이비들의 테러 위협에 경계태세를 이뤄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난중야록』을 처음 접했을 땐 조금 생소했다. ‘난중일기’는 익숙한데, ‘야록’이라니?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책은 무려 이순신 장군의 15대 외손인 조강태 저자가 여러 기록과 설화를 모아 편찬한 귀한 야사였다. 출처부터가 특별하다.

공식적인 일기가 아닌 만큼, 이 책에는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가 훨씬 더 많이 드러난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그의 고뇌, 부하들과의 일화, 신하들과의 갈등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때론 눈물겹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아는 영웅 이순신은, 사실 혼자 너무도 고독한 싸움을 해온 사람이었구나”라는 감정이 자연스레 스며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전쟁이 아닌 ‘정치적 외로움’이었다. 적보다 두려운 건 내부의 질투와 모략이었고, 그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그의 모습이 시대를 뛰어넘어 깊은 울림을 준다. 어떤 전투 기록보다도, 장군의 침묵과 분노, 참았던 눈물이 더 마음을 건드린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백성들의 시선이다. 왕보다 이순신을 더 신뢰했던 민초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란 누구인가를 되묻게 만든다. 단순한 무용담을 넘어선 민중의 역사이자, 인간의 기록이다.
스타북스의 편집도 훌륭하다. 시대 배경과 인물 관계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첨부되어 있어, 고전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이순신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품격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기록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저자 이름이었다. 단순히 고전 재해석이나 편역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15대 외손인 조강태 선생이 정리한 텍스트라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특별하게 느껴졌다. 후손이 바라본 이순신, 그것도 공식 문서가 아닌 ‘야록’의 형식이라면, 기존 사료와는 전혀 다른 온도와 결을 지닐 것임을 직감했다.

『난중야록』은 『난중일기』처럼 정제된 언어와 공식기록의 권위보다는, 현장의 긴박함, 인간 이순신의 내면, 그리고 민중의 시선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책에서는 장군의 고뇌와 분노, 고독,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사명감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장군’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사내’로서의 이순신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특히 책 속에는 이순신이 얼마나 외롭고 위태로운 위치에 있었는지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내부의 정치적 암투와 외부의 왜적 사이에서, 그는 늘 양면의 위협 속에 놓였다. 이 기록은 승전보보다 그 뒤에 숨은 눈물과 분노를 들려주며, 우리가 영웅을 대할 때 가져야 할 시선의 깊이를 바꾸게 만든다.

또 하나의 매력은 병사와 백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의 풍경이다. 조선 백성들이 왕보다 이순신을 더 신뢰하고 따랐다는 묘사는, 단순한 일화로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현재적이다. 이 대목은 독자로 하여금 지금 우리의 ‘지도자’는 과연 어떤 자격과 신뢰를 갖추었는지를 되묻게 한다.

스타북스의 편집은 매우 정갈하고 현대 독자에게 부담 없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장 앞에 붙은 해설과 배경 설명 덕분에 사료적 맥락까지 함께 이해할 수 있어,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친절하다.


『난중야록』은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다시 읽는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시대와 인간 군상을 함께 복원하는 책이다. 우리가 아는 ‘충무공’이 아닌,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을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단연코 추천할 만하다.
본 리뷰는 문화충전 200 네이버 카페를 통해, 스타북스스 도서 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