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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다이어트 - 과잉공급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경제 이야기
크리스토퍼 페인 외 지음, 이윤진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것이 '경제'이다. 물과 공기와 더불어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활동이다. 화폐생활을 하는 이상 필연적으로 우리는 경제현상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경제학은 이런 경제에 관한 원인 결과를 분석하는 사회과학이다. 흔히 지루하고 난해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크게 보면 수요-공급의 법칙에서 파생된 각종 원리들을 학문으로 설명해놓았을 뿐인데 말이다. 현실에 적용하기에 따라 쉽고도 어려운 학문이 경제학이 아닐까? 싶다. 그러함에도 경제학을 전공했던 지난 시간들이 헛되지 않은건 '선택의 순간'에 명료한 의사결정체계를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속에 살아가고 있다. 정보의 홍수 시대를 넘어서 지금은 범람에 가까운 시대이다. 그래서 대신 선택해서 신속하게 해결해주는 o2o서비스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광받는다. 즉 기존에 결합되지 못했던 오프라인의 매장들이 온라인과 결합하여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이는 전체적인 경제적인 규모를 팽창하는 동시에 풍선효과를 촉진한다. 기본적으로 경제적 문제는 자원의 희소성을 전제로 출발한다.
화폐단위로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관념이 더해져 규모의 경제를 키운다. 간단하게 말해서 화폐(돈)이 없으면,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자체를 진입기회 자체를 봉쇄당할 수 있는 위협에 직면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물물교환이 시작되고 난 후 여전한 인류의 현상이다. 단 기본적인 욕구에 대한 충족은 새로움으로 채우려는 니즈(Needs)를 생성해왔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충족되고 나면, 정체기에 이르러, 새롭게 획득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에 관심가지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부귀영화를 보증하던 직업영역이 퇴락하고, 하찮게 여기던 분야가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되는 이면이다.

살 찌셨네요. 혹은
살 빠지셨네요.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의 멋쩍은 얼굴로 마주하며 주고 받는 인사말이다. 개인적으로도 숱하게 들어왔던 말이다. 누군가에겐 배부른 고민이 될 수 있겠으나, 오랜 기간 보기 좋게 살쪄 보는게 소원일 정도로 말랐었다. 체중을 늘리기 위해 한 끼에 엄청난 식사량을 동반하기도 했는데, 소용이 없었다. '살'에 관한 언급은 나를 수없이 침울하게 하는 명명백백한 한 글자 핀잔이었다. 오로지 체중을 늘린다는건 왜소한 체격을 극복하는 자기방어적 기제였다. 우선 덩치의 비교에서 '만만함'으로 해석되는 잣대에서 벗어나야 했다. 결론적으로 살을 빼는 것도 힘들지만, 살을 찌우는것 또한 마찬가지로 힘들다. 결국엔 30년 가까이 늘리지 못했던 체중이 무려 한달 사이에 앞자리가 바뀌는 일을 겪었다. 막상 겪고보니 적당한 상태로 돌아가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또한 만나는 사람들마다 살좀 쪄야겠다 소리가 도로 살빼라는 소리로 바뀌기도 했다.
다행히도 지금은 '살'이야기를 레퍼토리처럼 등장시키는 사람은 드물다. 왜나하면 보기 좋은 체격을 내세웠던 그들이 이제는 도리어 고도비만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체중 단위자체가 달라진다. 학교다닐 때 듬직한 체격은 이제는 날씬한 축에 속할 정도다. 기본적으로 다이어트 (diet)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의미 보다는, 건강을 위해서 몸의 균형을 지속하는 과정이라 여긴다.
시장경제의 수요- 공급의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경제학을 다이어트에 접목시킨다면, 보다 합목적을 갖춘 다이어트 동기가 되지 않을까? 실제로 경제학의 원리를 다이어트에 적용한 경제학자들이 있다. 그들이 쓴 「경제학자의 다이어트」 엔 과잉공급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제학적 원칙이 담겨있다. 18개월 동안 실제 체중감량에 성공할 수 있었던 동기요인을 말하고 있다.

배고픔과 굶주림
먹을 것 자체가 귀하던 시절은 그야말로 배부르게 먹는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돈을 버는 것은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말그대로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절대적 빈곤상태가 해결되고 나니, 식량을 얼마나 생산할 수 있을까? 보다 어떤 식량을 어떻게 생산할 수 있을 지에 직면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필요한 식량에 비해 공급되는 식량은 극히 한정적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보릿고개를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식량 전체의 희소성에 직면하고 있었다.
도리어 식량사정이 넉넉해진 지금은 오히려 희소성의 착각에 빠져있다. 즉 배고픔 자체를 참지 못하고, 굶주림의 궁핍 상태로 인식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의 양과 질을 하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의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적용해보면 극명해진다. 하루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은 공복 상태에서 섭취하는 음식은 정말 맛있다. 그런데 점점 먹다보니 배고픈 단계는 커녕 포만해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더부룩해질 뿐 이다. 맛있게 음식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을때 절제해야 이후에도 부담없이 섭취할 수 있게 된다.


기아, 즉 굶주림은 지금도 너무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실존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굶주림을 제대로 겪어본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확신한다. -p59-
당신은 굶어 죽을 지경이 아니라 그저 배가 고픈 것이고, 그런 상태는 괜찮다. -p59-
균형있는 식사와 함께 마무리한 일과는 신체활동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지만, 포만감을 가득 채우는 식사는 그야말로 얼마나 더 먹을 수 있는지 식욕의 한계를 말해줄 뿐이다. 심지어는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 과시하는데 집착하기도 한다. 함께 먹는 사람들의 식욕까지 돋굴 정도로 먹성좋게 먹는것은 보기에도 좋고, 먹는 즐거움을 일깨워준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정도를 지켜나갈때 가능하다. 우리의 몸은 어느정도 범위에서 유연하게 조절가능하다. 그런데 이 단계를 넘어서면 도저히 회복하기는 커녕 기하급수적으로 기본적인 신체활동 까지도 위협하며 건강에 치명적으로 해로운 작용만 유발한다.
매일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것은 좋은 습관 자체이다. 하지만, 이에도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매일 섭취하는 식품의 종류, 활동량은 들쭉날쭉한데 체중계에만 빈번하게 오르며 스스로를 강박하는 것이다. 며칠 굶었다고 해서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늘기 쉽다. 급기야 작심삼일 포기하고 그동안 줄였던 것 곱절 이상으로 과식한다. 체중을 확인하는 건 명확하게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한 제한선에 해당된다. 즉 무의식에 방만하게 식이하는것을 자제하는 개별 맞춤형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다.

지나침은 금물
경험적으로 몸은 그동안의 식이, 운동 습관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행태를 바탕으로 어느정도의 체중이 유지될 수 있는 대사량을 결정한다. 육류위주의 식사를 한 사람은 아무리 밥 잘먹어도, 고기가 없으면 허기가 질 수 밖에 없다. 반면 고른 영양섭취를 하는 사람들은 야채 고기를 곁들여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특정 식품에 국한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발견하는 의외의 사항은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을 것 같은 사람이 편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세상에 '아무거나' 같은 메뉴는 절대적인 착각임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잘 먹으면, 건강도 유지하고 더 맛있게 본연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맛있는 건 0칼로리라고 하는 말이 과언이 아닌 이유이다. 어쩌면 무리한 단식보다 제대로 된 한끼의 식사를 먹기 위한 절제를 이어가면, 그동안 퍽퍽한 요리가 주지 못한 음식의 감미로운 맛을 우리 몸에 선물할 수 있다.

어느 정도가 과식인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사람에게 영원히 의지한다면 당신은 절대 체중관리를 할 수 없다. - p96-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추구함으로써 효율성을 꾀하는것을 경제적이라 한다. 이 경제는 보다 많은 다수를 풍요롭게 하려는 활동의 총체를 포함한다. 그런데 점점 기술이 발달할 수록 풍요롭지 못하고, 오히려 빈곤의 나락으로 빠지는 역설적인 모습을 발견한다. 가지면 가질 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는 지나침에서 비롯된다. 또한 인간활동에서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기본 활동 조차 기피한 결과이다.
'건강'문제는 자신에게서 시작하고 매듭되는 면 인데도, 우리는 너무나 많은 건강상식들을 '남'에게 의존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나친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구매력의 향상으로 인해, 예전보다 건강을 유지시켜 줄 다양한 음식들을 섭취할 수 있음에도, 평상시에 그러지 못한다. 꾸준히 먹었을때 몸에 두루 좋은 기능을 하는 것인데, 특정 효능에 국한해 문어발식으로 건강식품을 확장시킨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골아버린 경우가 많은 이유이다. 식이와 운동은 서로 상호보완적인 작용을 한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적당히 먹는것은 몸의 신진대사 활동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고, 운동은 몸의 꾸준한 긴장 이완을 통해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 몸이 지탱하는 힘을 생성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다이어트에 있어서도 외모에 집결해 있다.


『 경제학자의 다이어트』 는 건강한 몸의 유지를 방해하는 군살을 빼는 다이어트와 경제학 사이의 공통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총체적인 현상 속에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 경제학의 방향인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를 담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선택지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수요를 넘어선 범위라면, 복잡한 의사결정을 유발하는 요소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더 많은 것을 뱃살에 채워넣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건강을 위한 식이 운동 습관 실천이다. 하루에 1~2끼를 먹는 나로선, 될수있으면 급히 가지 않아도 될 곳은 걸어 다닌다. 그리고 제대로 된 한 끼를 먹기 위해 배고픔을 간단하게 달랜다. 아무리 천상의 밥도둑을 맞이해도, 좀처럼 밥은 한공기를 넘기지 않는다. 대신에 최대한 갖은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그러다보니 실제 섭취량은 훨씬 많은데 일정한 체중이 유지된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도 이런 부분일 것이다. 칼로리, 당장의 체중에만 의식한 나머지 강박에 사로잡혀 경직적인 사고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퍽퍽하게 하지 말 것. 실천적 흐름대로 유연하게 그때 그때 상황에 적정선을 유지하도록 스스로 각인할 것을 말하고 있다. 실천적 다이어트 경험치가 쌓이고 쌓일때, 지속적으로 건강에 도움되는 각자의 데이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이 없고, 이왕 할 것이라면 제대로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할 것이다. 건강을 위해 군살을 빼어냈을때의 즐거운 효용이 치열하게 먹는데서 오는 충족보다 훨씬 큰 것 임을...
본 서평은 한빛비즈 리더스 클럽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한 소감을 담아낸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