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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빠졌어요!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9
나카가와 히로타카 지음, 오오시마 타에코 그림, 강라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5남매의 첫째인 제 이가 흔들릴 때 아빠도 누군가의 이를 뽑는 건 처음이셨답니다.
아빠는 뭐든 잘 해내시는 분인 줄 알았어요..
아빠만 믿으라고 하시며... 흔들리는 나의 아랫니에 무명실을 묶더니만
잡아 당기셨는데.. 글쎄.. 이는 없고..실만 퐁~ 하고 빠진거예요.
아랫니에 묶은 실을 아래로 당겨야 하는데 글쎄 위로 잡아 당기신거죠...
겁도 나고 깜짝 놀라 이를 뽑지 않겠노라고 그 길로 나가서는 해가 질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골목 어귀에서 밍기적 밍기적 거리던 어린 제 모습이 떠오르네요..
결국 일주일 뒤 아빠는 성공리에 제 이를 뽑으셨고...
엄마가 시키는 대루.. 아궁이에 앉아서 연탄 화통 숨구멍에다 이를 던져 넣으며
헌 이 줄께.. 새 이 다오... 하고 소심하게 말하던게 기억이 나요..
그러던 어린 아이가 벌써 세월을 얼마나 많이 먹어치워길래.
이젠 자기와 똑 닮은 딸아이를 낳아서는 그 아이의 이를 뽑는다고 흔들리는 이에
무명실을 걸고 있네요..

딸아이는 느낌이 이상한지.. 연신 혀로 무명실을 밀어내고..
침은 침대로 고이자.. 이내 집 안은 이를 뽑는다고 북적 북적...

둘째 녀석은 뭐가 그리 신기한지... 언니 이 한번 쳐다보고... 혼자서 찔끔 눈도 감고..
자기 이는 언제 빠지냐고 멀쩡한 생니를 흔들어본다고 정신이 없네요..
어릴적 무명실을 감아 이를 뽑던 추억을
내 딸아이에게도 남겨 주고 싶어서 마침 집에 있는 무명실로
거의 다 빠질 이에 감아 보았답니다..
엄청나게 아플까봐 미리 걱정 하던 딸아이가 언제 이가 빠졌나 싶게 살짝 무안해 하더라구요.
둘째 딸아이도 6살이니 이제 곧 유치가 빠지겠죠..
첫째 아이는 지금도 진행중이고 둘째 아이에겐 곧 오게 될 이갈이..
그런 두 딸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였답니다.

이가 빠졌어요 !
표지의 그림부터가 너무 재미나죠..
이 하나 빠졌는데 온 식구의 관심이 집중 ~~

그냥 단순히 재미로 이빠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그림 책이겠거니 했는데
이렇게 유치 와 영구치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야기 해주고 있더라구요.
영구치는 다시 나지 않기 때문에 충치가 생기지 않게 소중히 다뤄야한다는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해 주네요..

첫번째 이가 빠진 아이에겐 이보다 더 신기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예쁜 병에 이를 담아 소중히 간직해야지 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어렷을 때 윗니는 툇마루 밑에다 던지고 아랫니는 지붕위로 던졌다고 말을 해주지요.
아빠는 유럽에는 잠잘때 머리맡에 두고 자면 담날 아침 동전으로 바뀌어있다고 말해준답니다.
작가가 일본 작가이니... 여기서 일본과 유럽의 이 뽑고 난뒤에 풍습을 하나 덤으로 얻어가네요.
저 그림속에 이를 모으고 있는 페이지를 보더니
딸아이는 자기가 모으고 있는 수집통을 들고 옵니다.
자기도 이를 이렇게 모아서 나중에 할머니가 되어서 틀니를 내 이로 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어찌나 반가워하던지요... ㅋㅋㅋ
아이들은 누구나 다 비슷한가봐요.
자기랑 똑같이 뽑은 이를 모으겠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너무 너무 좋아하네요...
한참 이갈이 중인 2학년첫째 딸아이에게는 첫 이 빠질때 추억과 공감대 형성을
이제 이갈이가 시작될 6살 둘째 딸아이에게는 앞으로 유치가 빠질 호기심과 설레임으로
이 책을 접하게 해줄 수 있게 해주어서 너무너무 반가운 시간이 아니였나 싶어요.
엄마의 첫니 빠질때 이야기도 같이 들려주고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