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의 참정부(폴리튜마), 국적은 하늘에 있다는 3장20절과 본 절의 시민으로 살라(폴리튜오마이)를 연결해서 해석하면,
이 땅 로마의 식민지인 빌립보에 살지만 하늘의 식민지에 살아가는것처럼 그렇게 살라는 말이다. - P111

신앙생활이란 그리스도께서 주권자가 되신 하늘과 땅을 함께 통괄하는 그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폴리스마다 그에 맞는 삶의 양식이 있듯이 복음으로인해 생긴 폴리스의 시민들은 하늘에 속한 삶의 양식으로 이 땅을살아가야 한다.  - P113

극도의 좌절감으로 드러누워있던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아직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칠천"이있음을 상기시켜 주셨다(왕상 19:18), 나는 낙심하여 드러누울지라도하나님은 여전히 누군가를 통해서 일하고 계신다. - P115

동일한 사건이 어떤 사람에게는 멸망의 징조가, 다른 이에게는 구원의 징조가 된다는 논리는 고린도후서에서도 비슷하게 등장한다.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사람에게는 생명으로부터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고후 2:16). - P116

믿음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그렇다면 그를 위해서 고난받는 것도 내 뜻대로,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말이다. - P116

피터 오크스는 빌립보 교인들이 당한 고난을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찾는다. 당시 사회는 경제활동을 위한 동종 조합 네트워크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대부분이 특정 신을섬기는 종교 조합이기도 했다. 그리스도인이 된 이들에게는 당연히참여하기 힘든 우상숭배였다.  - P117

또 당시의 가게나 공장 등 사업체에는 의례히 신들의 형상을 안치해 놓았는데,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은 이전에 섬기던 우상을 제거했을 것이다. 이런 행위들은 이웃들에게 불쾌감을 주었을 것이고, 사업에 적잖은 지장을 초래했을 것이다.  - P117

사도행전은 기독교의 선교가 지중해 세계 도시들의 종교세계뿐 아니라 경제계와 상당한 갈등을 유발했음을 보여 준다. 바울이빌립보에서 감옥에 갇힌 것도 점치는 노예 소녀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었기 때문에, 그 경제적인 손실을 이유로 고소당한 건이었다. - P117

바울은 이 헌금을 받고 "나의 매입과복음을 변명함과 확정함에 너희가 다나와 함께 참여한 자가 되었다고 해석했다(1:7). 이렇게 보면 그리스도를 믿기 때문에 감내해야했던 사회적 소외와 경제적 손실이 그들의 고난이었으며, 바울에게현금을 보내기 위해서 더 허리띠를 졸라 매야 했던 것은 그들이 구체적으로 바울과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는 표식이었다. - P118

"부모 된 사람들의 가장 큰 어리석음은 자식을 자랑거리로 만들고자 함이다. 부모 된 사람들의 가장 큰 지혜로움은 자신들의 삶이 자식들의 자랑거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신앙적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P119

말씀을 전하는 이들, 먼저 믿은 이들은 예수 믿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삶으로 후배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바울은 이를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 그리고 너희가 우리를 본받은 것처럼 그와같이 행하는 자들을 눈여겨보라"(3:17).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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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살펴서 그대로 행하십시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 대부분은 여러분을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 P641

그분과의 사귐을 지속하고, 사랑의 삶을 익히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어떻게 사랑하셨는지 잘 살펴보십시오. 그분의 사랑은 인색한 사랑이 아니라 아낌없는 사랑이었습니다.  - P641

그분은 우리에게서 무언가를얻으려고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부를 우리에게 주시기 위해 사랑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사랑하십시오. - P641

사랑을 육체의 욕망으로 변질시키지 마십시오. 난잡한 성행위,
추잡한 행실, 거만한 탐욕에 빠져드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 P641

몇몇 사람들이 남의 뒷말하기를 즐기더라도,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보다 나은 언어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더러운 말이나 어리석은 말은입에 담지 마십시오. 그런 말은 우리의 생활방식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 P641

우리가 늘 사용해야 할 언어는 감사입니다. - P641

그리스도의 밝은 빛을 가까이 하십시오!
선함, 옳음, 참됨. 이 세 가지는 밝은 대낮에 어울리는 행위입니다.
그리스도를 기쁘시게 해드릴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행하십시오.
- P642

헛된 일, 분주하기만 할 뿐 성과가 없는 일, 어둠을 좇는 무익한일로 여러분의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 P642

하나님의 영을 들이마시십시오. 벌컥벌컥 들이키십시오.  - P642

축배의 노래 대신 찬송을 부르십시오! 마음에서 우러난 노래를 그리스도께 불러 드리십시오. 모든 일에 노래할 이유를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찬양을 드리십시오. - P642

21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예의 바르고 공손하게 대하십시오. - P642

 아내 여러분, 그리스도를 지지하는 것처럼 남편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십시오. 남편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하시는 것처럼 아내에게 지도력을 보이되, 아내를 좌지우지하지 말고 소중히 여기십시오. - P643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아내를 사랑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십시오. 그런 사랑의 특징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교회를 온전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은 교회의 아름다움을 일깨웁니다.  - P643

참 주인이신 그리스도께 복종하는 일에 언제나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해야 할 일을 눈가림으로 하지 말고 진심으로 하십시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일을 하는 그리스도의 종처럼진심으로 하십시오.  - P644

하나님의 말씀이야말로 없어서는 안될 무기입니다.
마찬가지로, 계속되는 이 전쟁에서 기도는 필수입니다. 열심히, 오래 기도하십시오. 형제자매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끊임없이 주의를기울이십시오. 서로 기운을 북돋아 주어, 아무도 뒤처지거나 낙오하는 사람이 없게 하십시오. - P645

그러면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겠습니까? 나는 그들의 동기가 순수하지 않는 악하는 분명치 않든 간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들 가운데 누구라도 입을 열 때마다 그리스도가 전파되니, 그저박수를 보낼 뿐입니다! - P651

 나는 살아서는 그리스도의 심부름꾼이고, 죽어서는 그리스도의 선물입니다. 지금의 삶과 휠씬더 나은 삶! 어느 쪽이든 내게는 유익입니다. - P651

여러분의 용기와 하나됨은 적들에게 분명 위협이 될 것입니다. 그들이 직면한 것은 패배요, 여러분이 직면한 것은 승리입니다. 이 둘은 모두 하나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 P652

이 삶에는 그리스도를 신뢰하며 사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위해 받는 고난도 있습니다. 고난은 신뢰만큼이나 값진 선물입니다. 여러분은 내가 어떤 싸움을 싸워 왔는지 보았고, 지금도 이 편지를 통해서 계속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똑같은 싸움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 P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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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일의 마무리로, 솔로몬 왕은 시온, 곧 다윗 성에서하나님의 언약궤를 가져오려고 이스라엘의 지도자들, 곧 모든 지파의 대표들과 각 가문의 족장들을 불러 모았다. 에다님월 곧 - P362

이스라엘의 모든 지도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궤를 메고, 궤와 회막과 회막에 딸린 모든 거룩한 그릇을 옮겼다. - P362

곧이어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언약궤를 제자리, 곧 성전 내실의지성소 안 그룹들의 날개 아래에 가져다 놓았다. 그룹들의 펼친 날개가 궤와 그 채를 덮었다. 채는 아주 길어서 내실 입구에서 그 끝이보였는데, 멀리서는 보이지 않았다. 그 채는 오늘까지 그곳에 있다.
- P362

궤 안에는 호렙에서 모세가 넣어 둔 두 돌판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호렙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신 뒤에 그들과 언약을 맺으신 곳이다.
- P362

10-11 제사장들이 성소에서 나오자, 하나님의 성전에 구름이 가득 찼다. 구름 때문에 제사장들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성전이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 P362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신 대로 행하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나님의 약속대로, 내 아버지 다윗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다스려 온것입니다. 이제 나는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높여 드리는 성전을 지었고, 그분께서 우리 조상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내실 때그들과 맺으신 언약을 넣은 궤를 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P363

솔로몬은 이스라엘 온 회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단 앞에 자리를 잡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들고 기도했다. - P363

이 성전이야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할지라도 담대히 구합니다. 하나님 나의 하나님, 제가 드리는 중보기도와 간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지금 주 앞에 아뢰는 저의 뜨겁고 진실한 기도를들어주십시오.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이름이 거기서 높임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신 이곳, 이 성전을 밤낮으로 지켜보시고, 제가이곳에서 드리는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 P364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주께 죄를 지어 적에게 패할 때라도주께 돌이켜 이 성전에서 간절하고 진실한 기도로 주님의 통치를인정하면,
주께서는 주님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죄를 용서하시며주께서 그들 조상에게 주신 땅으로 돌아오게 해주십시오. - P365

 주님의 백성이 주께 죄를 지어서 하늘이 마르고 비가 오지 않을 때, 주께 벌을 받은 그들이 이곳에서 기도하며 주님의 통치를인정하고 그 죄를 멈추면,
주께서는 주님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주님의 종,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 P365

주께서는 그들이 기도하고 구하는 것을 하늘에서 들으시고 그들의 형편에 맞게 행하여 주십시오.
- P366

그들이 주께 죄를 지어-죄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그들도분명히 죄를 지을 것입니다!-주의 진노를 사서 원수의 손에 넘겨져 멀든 가깝든 원수의 나라에 포로로 잡혀갈지라도, 그 나라에서 회개하고 포로생활 중에 마음을 돌이켜 "우리가 죄를 지었습니다.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사악한 짓을 행했습니다"라고 고백하면 - P366

주께서는 그들의 간절하고 진실한 기도를주님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그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행하여 주십시오. - P367

주님의 종인 저의 간구와 주님의 사랑하시는 백성 이스라엘의 간곡한 기도에 늘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들이 주께 부르짖을 때마다 들어주십시오! 하나님, 주님의 강력한 주권으로 우리조상을 이집트에서 구해 내실 때 주님의 종 모세를 통해 선포하신것처럼, 주께서 이 땅의 모든 민족 가운데 그들을 친히 택하셔서주님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 P367

이 모든 담대하고 뜨거운 기도를 하나님께 드린 뒤에, 솔로몬은
‘무릎 꿇고 있던 하나님의 제단 앞에서 일어나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렇게 선 채로 소리 높여 이스라엘 온 회중을 축복했다. - P367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서 참 신이시며 다른 신이 없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하나님 우리 하나님께 전적으로 순종하며살아야 합니다. 그분이 예비해 주신 인생길을 따라가고 그분께서 오늘 분명히 밝혀 주신 모든 것에 주의하여, 깨어서 살아야 합니다."
- P368

그 후에 왕과 온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예배했다.
솔로몬은 소 22,000마리, 양 120,000마리를 하나님께 제물로 바치며 화목제를 드렸다. 이렇게 왕과 온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성전을봉헌했다.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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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본에 ‘누가‘ 외의 다른 이름이 붙은 적이 없다. 누가는 예수 사건을 직접 목격한 증인은 아니다(1:1-2), 그는 ‘목격자들과 말씀의 일꾼이었던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달한 것들‘에 근거해 복음서를 서술했다.
- P11

누가는 그의 두 번째 저술인 사도행전에 언급되는 ‘우리‘(바울과 선교 동료들)에 포함되는 바울의 동료였다(행 16:10-17; 20:5-15; 21:1-18; 27:1-28:16).
바울은 누가를 동역자들의 목록에 포함시켰다(몬24; 딤후 4:10-11).  - P11

신약의 기록에도 누가의 출신은 적시되지 않는다(골 4:14 몬 23-24; 딤후4:10-11). 오히려 누가는 유대교의 관습, 회당, 성전, 분파와 관련해서 대단히 높은 지식을 보여준다. 1-2장은 유대 문화와 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누가도 그의 동료 바울처럼 유대 가정에서 자랐고 헬라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 P12

누가복음은 사도행전과 같은 저자의 저술이지만 장르는 서로 다르다.
누가가 기록한 복음은 그리스-로마의 ‘전기문‘ 
장르와 비슷하다.  - P12

그러나 일반적인 전기문과 달리 누가복음은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나 심리상태 등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 P12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그의 계획을 강조한다. 누가는 기록된 자료를 역사가로서 면밀히 검토하고(1:1-4), 하나님 중심적으로 해석하고 있다(예,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가?).  - P12

누가는 일차적으로 성육신부터 승천까지 예수와 그의 사역에 초점을 맞춘다. 예수를 하나님의 오랜 목적과 계획을 성취하는 그리스도로 소개한다.  - P12

독자는 누가복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배울 뿐 아니라 구원 역사의 배후에 계시는 하나님의 목적과 계획을 목격할 수 있다. - P12

첫째, 누가복음은 네 복음서 중 유일하게 속편(사도행전)을 두고 있다. 누가의 저술인 누가복음(약19,400단어)과 사도행전(약 18,400단어)은 신약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두책 (2,157절)은 바울서신(2,032절)이나 요한문헌(1,407절)보다 더 많은 구절을 포함하기 때문에 예수의 일생과 초기 기독교의 생활을 이해하는 데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 P13

둘째,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이 길게 걸쳐 기록된다(9:51-19:27또는 9:51-19:48), 예수가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이동하는 실제 경로나 지명에 대한 설명은 별로 없고 사건들과 가르침으로 채워져 있다.
이는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이 예수의 정체를 드러내고 제자들에게 바른 태도를 가르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P13

예수가 예루살렘을 향해걸어가는 ‘길‘은 사도행전에서 초기 기독교가 따른 길이다(13:10; 16:17;18:25-26; 19:9, 23).
- P13

셋째, 예수의 비유 중 절반이 누가복음에 나오고 누가복음에만 등장하는 비유는 열여덟 개 정도에 이른다.  - P13

넷째, 예수의 탄생 내러티브는 다른 복음서에는 없는 내용을보여준다. 누가복음은 마태복음과 달리 세례 요한과 예수의 어린 시절을 포함한다(1:5-2:52) 마리아의 찬가와 스가랴의 찬가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설명하고 누가복음의 전체 주제를 예고한다. - P14

다섯째, 누가는 쌍으로 배열하는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어 시므온의 예언(2:28-35)은 안나의 예언(2:36-39)과 짝을 이룬다. 남자 중풍병자가 죄를 용서받고(5:17-26) 죄 있는 여자가 죄를 용서받은 은혜에반응한다(7:36-50). 누가는 13:10-14:6 18년 동안 곧게 펴보지 못한여자가 안식일에 치유받는 사건(13:10-17)과 수종병으로 고생하는 남자가 치유받는 사건(14:1-6)을 출발점으로 하여 두 부분으로 나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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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구는 눈치 빠르게 제재소 돈벌이가 제철을 만나게 되었다는것을 알아차리고 있었던 것이다.  - P346

그것보다는 먼저, 공장이 갈수록 돈벌이가 시원찮아지게 되어 있음을 확실하게 알아내고는 가망없는 사업을 다른 것으로 바꾸려고 눈을 크게 뜨고 살피다 보니제재소가 걸려들었던 것이다.  - P347

공장이 장사가 시원찮은 것은 전쟁통이라서 그런 것만이 아니고 더 크게는 양은솥 때문이었다. 가벼우면서 나무가 적게 드는 양은솥이 쏟아져나오는 판에 무겁고 나무가 많이 드는 무쇠솥은 자꾸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염상구는 그런 속사정은 싹 감추고 그럴듯한 말을 앞세워 솥공장과 제재소를 맞바꾸려 하고 있었다. - P347

"새끼야 니가 먼첨 묵지 말어 우리 것인디!"
옆의 아이가 눈을 치뜨며 바락 소리질렀다. 김치가닥을 집어든아이는 들은 척도 않고 고개를 뒤로 젖혀 순식간에 김치가닥을 입안으로 감추어넣었다. 그 아이는 하대치의 둘째아들 종남이었다.
"야이 씨발놈아, 나 말이 안 딛기냐!"
옆의 아이가 더 크게 소리치며 팔꿈치로 종남이의 옆구리를 푹 - P347

"요 개놈에 새끼, 니죽고잡냐!"
종남이가 눈을 부릅뜨며 고개를 홱 돌렸다.
"이잉, 할머에 오빠덜 또 싸운다네."
빈 숟가락을 빨고 있던 계집아이가 부엌 쪽에다대고 소리 질렀다. 구산댁은 부엌벽에 높직이 걸어놓은 소쿠리를 떼내리고 있었다.
"요새끼럴 그냥 팍 박치기혀서 코피럴 터쳐라."
"이새끼야 느그 땀세 우리만 더 배고파진께 싸게 느그 집으로끼대가뿌러, 머시가 잘났다고 지랄이여, 지랄이." - P348

"이새끼야 느그 땀세 우리만 더 배고파진께 싸게 느그 집으로끼대가뿌러, 머시가 잘났다고 지랄이여, 지랄이."
두 아이는 서로 멱살을 잡고 곧 싸움이 붙을 기세였다.
그런데 한 아이는 바로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런 소란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아무 표정이 없는얼굴로 벽에 등을 대고 멍하니앉아 있었다. 그 아이는 하대치의 큰아들길남이였다. - P348

"형! 밥 묵고 일대일로 뛰자"
서인의 아들 상호도 똑같은 몸짓으로 대항했다.
"아이고 요런 속창아리 없는 새끼덜아, 에미 애비가 없이 사는요리 각다분헌 신세먼 느그덜이나 서로 다둑기서 살아야제 맘이나 땃땃해질 것인디, 무신 척진 웬수덜이 만냈다고 눈만 뜨면 그저 달구새끼덜맹키로 쌈박질이여, 쌈박질이." - P349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고는 숟가락을 들었다. 그리고소쿠리에 붙은 보리알들을 긁어모았다. 그것은 한 숟가락도 다못 되었다. 구산댁은 그것을 입으로 떠넣었다. 그것이 점심이었다. - P351

구산댁은 소쿠리를 물에 담그려고 일어나다가 되짚어 앉았다.
소쿠리 옆구리에 뚫린 구멍을 삼베조각으로 꿰매 때운 사이에 보리알 하나가 낀 것이 보였던 것이다. 소쿠리를 안은 구산댁은 그보리알을 손가락 끝으로 깔짝거렸다. 보리알은 나오는 것이 아니라오히려 더 밀려들어갔다. 구산댁은 어찌할까를 생각하다가 숟가락을 돌려잡았다. 손잡이 끝으로 다시 깔짝거렸다. 그러나 보리알은쉽게 꺼내지지 않았다. 곡식 한 알이 천금인디…………. 보리알이 잘나오지 않을수록 구산댁의 고개는 기울어지며 소쿠리 안으로 박히듯 하고 있었다. - P351

"이, 순사고 청년단이 아닝께 겁묵지 말고 싸게들 묵어뿌러라."
구산댁은 쭈뼛거리며 눈치 살피고 있는 아이들 앞으로 밥상을 밀쳐주고는, "더운디잠걸치씨요" 이근술에게 자리를 권했다. - P353

학교 지대로 댕기고 있는가 어쩐가 허는 것이구만요. 아부지털이입산헌 지가 오래되야간께 그런 집 아그덜이 대개 사친회비럴 못내서 학교럴 못 댕기게 되얐드만이라 그려서 우리 야학에서 그런아그덜얼 모아 갤치기로 허고 요리 알아보고 댕기는구만요."
- P353

입산한 집들은 으레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가릴 것 없이 사람을무서워한다는 것을 아는 까닭에 이근술은 찾아온 용건부터 알아듣기 쉽게 말했다.
"음마, 시상이 워쩐 시상이라고 빨갱이자석덜얼 골라다가 갤칠라고 헌다요? 그래갖고 성허겄소?" - P353

"고것이야 일없을 것이요. 잘못얼혔으면 어런덜이 헌 일이제 어린 아그덜이 무신 죄가 있겄소. 그런 일이야 다 우리가 알어서 헐것잉께 걱정 마시고, 쟈덜언 시방 워쩌요?"
"금메 말이요, 선상님이 요리 오신 것이 목 타들어 꼬드라져가는사람헌테 물바가치 내리는 고마움이제 멋이겄소. 시상에나 만상에나 요리 고마울 디가 워디 있겄소.  - P353

"길남이요?" 길남이 쪽으로 힐끗 눈길을 돌리는 구산댁의 안색이 싹 어둡게 변하더니, "말도 마씨요, 어런덜덜 잡어다가 잡지고기고 허는 것도 워디헌디, 저 에린것얼 끌고 가서 겁먹이고 욱대기고 따구 치고 혀댔응께 저것이 워찌 되얐것소.  - P355

영판 똘방똘방허든 아그가 그 일당허고나서부텀겁이 말도 못하게 많어지고 저리 병색이 돌아뿌렀소, 밤마동 소리도 질르고, 오짐도 싸고, 에린맘에 골병이 들어뿐 것이요. 즈그덜도 다 새끼 키우고 삼스로 혀도혀도 너무덜 허요." - P355

이근술은 먹먹해져오는 가슴으로 또 서민영 선생의 말을 듣고있었다. 그리고 서민영 선생의 권유에 따라 야학일을 맡게 된 것이갈수록 생각해도 잘한 일이라 여겨지고 있었다. 서민영 선생의 생각이나, 그분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그전에 자신이 전혀 몰랐던너무나 새로운 별천지였다. 뒤늦게나마 그런 세상을 만난 것이 큰기쁨과 보람으로 가슴을 뿌듯하게 채우고 있었다. - P356

6월 8일 판문점에서 휴전회담이 가조인되었다. 그 소식이 산에있는 빨치산 대원들한테까지 퍼지는 데는 열흘 가까이 걸렸다. 그것은 그들에게 ‘5·15 결정‘에 이어 두 번째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 P356

산속의 열 명 당원보다는 인민 속의 한명의 당원이 낫다.‘ 그 결정을 알고 충격을 받지 않은 빨치산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건 곧빨치산투쟁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 P356

나 생각으로 ‘5.15 결정‘이 빨치산투쟁은 계속험스로 인민 속에 지하조직도 구축해야 한다는 중요성얼 그리 말한 것이제 빨치산투쟁얼 아조 끝맺겄다는 뜻이 아닐것이 틀림없소. 모다 맘 풀지 말고 강단지게 챙김스로 기둘립시다." - P357

실망도 배신감도 느끼지 않았다. 어쩌면 너무 오래 견디었는지도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대원은 언젠가 보투에서 페니실린 한 병을 구해온 일이 있었다. 약품은 당연히 환자트로 보내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는 페니실린이 만병통치라는 말을 들은 바가 있어서 남들 눈을 피해 홀짝 마셔버렸던 것이다. - P358

 그것이 주사약이라는 것을 모른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그는 어디도 아픈 데가 없었던 것이다. 염증에 특효약인페니실린 한 병이 대부분 염증환자들로 차 있는 환자트로 보내지지 못하고 멀쩡한 자의 뱃속에서 오줌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 P359

그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이발사라는 잡직 자유노동자가 드러낸 파렴치한 이기주의의 전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때도 씁쓰레하게 웃어야했던 것이다. - P359

 당은, 지난 ‘5·15 결정‘이 내려진 그날로부터 우리의 투쟁이 현실투쟁에서 역사투쟁의 단계로 바뀌었다는 것을분명하게 밝히는 바입니다.  - P359

 현실투쟁은 인민해방을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눈앞에서 성취시키는 것이며, 역사투쟁은 인민해방을 우리가 목숨을 바쳐 뒷날 역사 속에서 성취시키는 것입니다.  - P360

여러분, 역사투쟁은 바로 목숨을 바치는 죽음의 투쟁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투쟁은 오직한길, 우리보다 먼저 역사투쟁을 벌이고 죽어간 수많은 동지들의 뒤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 P369

그러나 어차피 누구나 한 번은 꼭 죽고야 맙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죽기를 원합니까! 착취자들처럼 배부른 돼지새끼들로 죽기를 원합니까! 아니면, 착취자들에게 붙어먹는 더러운 개새끼들로 죽기를 원합니까! 이것은 다시 물을 것도 없는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일찍부터 그런 자들을 적으로 삼고 집 떠나 입산해서 지금까지 온갖 고난을 무릅쓰고 빨치산투쟁을 전개해 왔기 때문입니다.  - P361

새끼가 둘 딸린 몸잉께라. 근디, 나넌 새끼덜이야 다 즈그 묵을 것 타고난다는 옛말얼 믿고 잡으요. 그 말얼 믿고 맘 편하게 죽을 작정이요.  - P363

나가 지끔꺼정 시물여섯 해럴 살었는디, 그중에서 입산투쟁험시로 산 3년이질로존 시상이었소, 니나 나나 다 차등 없이 동무로 살고, 묵어도 항꾼에 묵고 굶어도 항꾼에 굶음서 공평허니살고, 웬수덜헌테 총쏨스로 배짱으로 살었응께 요보담 더 재미지고 존 시상얼 워디 가서 또 살아보겄소. 한 가지 한이 있다면, 요런시상얼 살아서 못 맹글고 가는 것이제라." - P363

"나는 기본출 중에서도 질로 지랄 겉은 백정놈에다가, 무식허기로야 딱허니 낫 놓고 기역자도 몰르는 봉사였제라. 근디박 동무 말맹키로 사람대접 요러타께잘 받음서 산디다가, 글 깨쳐주고, 학습시켜 주고 혀서 글이란 글은줄줄이 읽어대고, 에로운 글도 다 해득하게 맹글어준 당의 은혜럴죽을 때꺼정 안 잊어뿔 것이구만이다. 허고, 입산혀서 지금까지 우리 시상 맹글어봤응께 나넌 은제 죽어도 원도 한도 없구만이라. - P363

지난 중학교럴 나왔기 땀세지식계급으로 취급됐습니다. 지식계급이라 논께 기본인 대원덜에 비해 그간에 여러 가지로 괴로움이 많었습니다. 지식계급의 잔재럴 청산혀야 허는 의무에다가, 똑같은 잘못이나 실수럴 혀도 지식계급잉께 더 비판되었고, 지식계급이라 딴 대원덜보담 더 열심으로 싸울라고 애썼습니다.  - P364

그런디도 입당은 또 지식계급이라 밀리고 제쳐지고 혀서 쉽덜 안 혔습니다. 그리 되자 서운헌 맘이 생기고, 나가 왜 투쟁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려도혁명이나 인민해방이 꼭 기본출얼 위허는 것이 아니고, 또 기본출만이 혁명과 인민해방의 주인은 아니다 허는 생각으로 서운험과불만 참어냈습니다.  - P364

이제 모두가 죽기로 각오헌 역사투쟁 앞에서 지가 가진 그런 생각이 옳았다는 것얼 확인합니다. 죽음의 투쟁앞에서 나는 인자 지식계급이 아닌 자유로운 투사가 된 기쁨을 느낍니다." - P364

물론 조원제는 지식계급들이 세 가지로 분류된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고 모든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축, 그 대원처럼 몸가짐을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며 투쟁에 대체로 소극적인 축, 그리고, 산에서 견디지 못하고 탈주해 버리는 축이었다. - P365

"나넌 총이나 씬물이 나게 쏴보고 죽었으면 좋겠소."
"나넌 쌀밥얼 배가 터지게 묵었으면 좋겄소."
"나넌 장개럴 가고 잡어 죽겄소. 누가 중매 잠 나스씨요."
"넌 공산당에서 똑한 가지가 맘에 안 드는 것이 있소. 나넌죽어서도 귀신으로 웬수덜얼 해꼬지하고 댕기고 잡은디, 공산당에서는 귀신 겉은 것을 없다고 헌다 그것이요." - P365

염상진은 폭염 속에서 폭염보다 더 뜨거운 보고를 받아야 했다.
그건 안창민과 이지숙이 체포당했다는 소식이었다. 위장귀순이 탄로난 때문이었다. - P367

"예, 잘 알겠습니다. 제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당위원장이 염상진을 쳐다보며 진중하게 말했다.
한편, 안창민의 어머니 신씨는 더 늙고 약해진 몸으로 폭염 속을허덕거리고 다녔다. 신씨가 땀으로 삼베옷을 다 적시며 찾아다니는 것은 안씨 문중의 사람들이었다. - P369

신씨의 초췌한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며 눈에 눈물이 번져갔다.
문중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런 식으로 박절했다. 그런 냉대 속에이삼일을 돌아다니고 난 신씨는 완전히 주저앉고 말았다.
아들을 죽이고 마는구나! - P371

신씨는 그 절박함 앞에서 시시각각 피가 타들고 있었지만 돈을구할 데라고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학생으로 나이가 어리면 500만원, 나이가 스물다섯이 넘었으면 1천만 원, 자리가 좀 높은 경우에는 1,500만 원 정도를 쓰면 풀려난다는 소문이 진작부터 파다하게퍼져 있었다. 학살당한 민간인 가족이 나타나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 한 그것이 공정가격이라고 했다. - P371

"요리 밤중에 찾아뵌 것언 다른 것이 아니고라, 요분 참에 당허신 일얼 챙기시자먼 돈이 목심이라는 소문인디요. 그려서 즈그덜이 논얼 한 마지기썩 내놓기로 맘얼 모탔구만이라."
가실댁의 조심스러워하는 말이었다.
"이 사람덜아!"
- P372

신씨의 입에서 나온 감격 어린 소리였다. 신씨는 전혀 생각지도못했던 그 고마움에 가슴이 푸드득 떨렸던 것이다.
"자네덜도 모다 남정네가 없는 형펜에 새끼덜 델고 살어야 헐 것인디 한 마지기썩얼 내노먼 워쩔라고…………" - P372

비명과 함께 조원제의 입에서 밥덩이가 떨어져내렸다. 그 순간그의 머리에 번쩍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산속의 열 명 당원보다는인민 속의 한 명의 당원이 낫다!‘ 그 소리는 자포에 사로잡혀 있는그의 의식에 찬물을 끼얹고 있었다. 그리고 조원제는 그 의미가 새롭게 가슴에 말뚝으로 박히는 것을 느꼈다. - P374

큰길과 함께 사람들이 많이 보이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고개가 떨구어짐을 느꼈다. 니가 무신 죄럴 졌냐! 당당허니 고개럴들어라! 조원제는 스스로에게 외쳤다. 이를 맞물고 턱을 끌어당긴조원제는 앞을 응시하며 고개를 빳빳이 세웠다. - P375

부대를 떠나올 때 대원들에게는 무슨 중요한 물건을 조달하러가는 것으로 해두었다. 그러나 자신이 맡은 임무는 ‘5·15 결정‘ 수행과 ‘8·4투쟁‘이었다. ‘8·4투쟁‘은 8월 5일에 실시될 정·부통령선거에 대한 교란 및 저지 투쟁이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시작해 보지 못하고 침투하자마자 잡히고 만 것이다.  - P375

그 거점책이 이중첩자라는 것을 선요원도 몰랐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는 한편으로, 그동안 자신들의 조직이 그런 식으로 물이 새고 있었다는 것을 조원제는 실감해야 했다. - P375

"죽으나 사나 약얼 구허로 나왔다고만 허씨요."
유치장에 갇히면서 조원제는 선요원에게 빠르게 속삭였다.
밤이 늦어도, 다음날도 집에서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조원제는 그때서야 문중의 그 아저씨의 외면이 눈치 빠른 행동이 아니라 진짜 외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에게 무슨 불똥이라도 튈까 봐 그 아저씨는 집에 알려주는 것마저 외면해 버렸던 것이다.  - P376

인공시절에 그리도 달아올랐던 세상인심은 이제 다시 여순투쟁 다음인 1949년께로 되돌아가 있음을 조원제는 처절하고 절실하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 P376

"니 잡힌지 집에서 아냐?"
박 형사가 소리 낮춰 물었다. 조원제는 짧게 고개를 저었다.
"알겠다 나가 알려주제.. 박 형사는 짧게 말하고는, "야이 재앙궂은 놈아, 쪼깐헌 놈이 허라는 공부나 헐일이제니까징 것이 공산주의럴 머럴 안다고 입산까지 혀서 요 꼬라지냐. 요놈아, 그 부모애깨나 썩이겼다." 그는 다시 큰 소리로 말하며 조원제의 머리를 쥐어박고는 일어섰다. - P377

조원제는 고개를 들었다. 아버지의 의미 깊은 눈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조원제는 그제야 동지로서의 한 가닥 유대감이 아버지라는 어려움을 헤치고 새롭게 움트는 것을 느꼈다.  - P378

자신의 사회주의 의식의 바탕은 아버지로부터 비롯되어 있었다. 일제시대부터조직원이었던 아버지가 인공 때 당의 간부조직에 포함되지 않았던것은 ‘비밀당원‘으로 옛날의 선이 다 끊어진 상태인 데다가, 신분을위장하고 있던 공무원으로서 직책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사연이 좀 복잡했다. - P378

"일없다. 니가 입산헌 담부텀 이 애비가 헌 투쟁이 먼지 아냐. 요런 날에 대비혀서 정신없이 돈 모툰 일이었다."
아버지는 승자처럼 환하게 웃었다.
"부탁이 한 가지 있는디요."
"무신?"
"지 혼자 잡힌 것이 아니고 또 한 사람이 있구만요."
"알겄다. 당연히 항꾼에 혀야제."
조원제는 아버지가 커다란 산으로 느껴졌다.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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