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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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다.

처음 시작부터 왠지 평범하지만은 않게 시작하는 분위기가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왠지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싶게 만든다.

 

나는 아직 어렸을 적이긴 하지만 부모님께 여쭤보니 '오대양 사건'이라고 아주 정확하게 기억을 하고 계신 걸 보면

당시에 정말 큰 이슈를 낳긴 낳았던 사건이었던 것 같다. 하긴, 요즘같이 사회가 흉흉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기가막혀서 말이 안나오는 몹쓸 사건들이 출몰하고 있지만 '32인의 집단 자살'이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끔찍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몇십년이 흘러서 지금보다 더 흉흉해진들 이런 사건에 눈 꿈쩍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 들 정도로 당시에는 이보다도 더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을 오대양 사건.

사실, 책을 보기 이전에 이미 이 끔찍하고 처절한 오대양 사건에 대해 기삿거리를 찾아보기도 하고

책에 대한 신문기사를 찾아서 읽어보기도 한 후에 이 책을 접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놀란가슴을 움켜잡고 연신 책을 덮었다 펼쳤다, 할 뻔 했다.

그리고 32인의 자살한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사건이 시작되지만, 책 속에서는 22인의 주검으로

설명이 되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호기심이 더 일어, 더욱 책에 몰입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나'의 탄생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의 이야기는 점차 화자인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하루하루를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에 어리고 작은, 연약한 엄마가 나를

낳는 시점부터 시작할 때에는 마치 내 눈 앞에서 산모가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는 듯

눈쌀이 찌푸려지고 나도 모르게 책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가더라.

추적추적한 바닥에서 고무장화를 신고 일하는 이모들의 모습과, 그런 여인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에 기가 눌린

삼촌들의 모습들... 그리고 시금치 냄새가 나고 땀내와 온갖 음식물 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모든 걸 여실히 느끼며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갈 곳없는 사람들을 모두 내 혈육처럼 받아주고, 또 그들을 챙겨주고 보살펴주면서

점차 커다란 집단이 형성케 된다. 그들은 모두 말 그대로 피가 섞인 '혈육'이라고밖에는 표현이 되지 않는다.

자유분방한 성생활.

그저 흘러들어왔다가 흘러나가듯 남자들을 대하고, 그렇게 임신을 해서 낳고, 또 임신을 해서 낳고.

그곳에 모여 있는 여인들은 아무리 많아봐야 30대 초반을 밑돌지만 이미 아이를 몇 명이나 낳았는지 모를 몸이었다.

(실제로 주인공 '나'의 엄마도 24살의 나이로 '나'로 인해, 두번째 출산을 하게 되었던 것.)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면서, 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갈곳없는 이들을 품안으로 받아주는 어머니의 존재.

마치 옛날 사람들의 (아주아주 머언 옛날) 삶을 보는 것처럼 그 집단생활이  갸우뚱하면서도,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읽다보니, 사실 실제는 그리 자유롭지만은 않았다.

강제적인 규율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것.

그런 규율 속에 무언가가 은폐되어 있는듯, 갑자기 세상 밖으로 나타나게 된, 자살한 수많은 주검들...

사실 그 당시 오대양 사건에서도, 그리고 하성란 작가님의 이 '에이 A'라고 하는 소설에서도

그 주검들이 자살로 인한 것인지, 타살로 인한 것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지 않다.

한둘도 아닌 이 수많은 사람들이 어째서 하루 아침에 주검으로 발견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

책을 읽어보기 전에, 찾아보았던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내게는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남겨둔 채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무언가를 쥐어줄 줄 알고 읽었던 소설속에서조차 현실과는 다를바 없는 여운을 남겨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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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망친 50인 - 월드컵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순수한 열망
마이클 헨더슨 지음, 문은실 옮김 / 스포츠서울 P&B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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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주관적으로 보이는 축구를 망친 50인에 관한 이야기.

제목이 다소 거친감이 있어서 그런지 축구에 관심이 많아서 경기를 즐겨보거나, 아니면

어느 선수 하나 콕 찝어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누가 축구를 망쳐놨다는 거야'하는

마음에 조금은 부정적인 시각에서 책을 읽기 시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마도 선정 기준은 작가의 주관이 많이 가미되어 있음은 분명하긴 하지만

누구라도 이 책을 읽어본다면. 평소에 그다지 싫어하지 않았던(심지어는 관심있게 봐왔던)

축구관계자(구단주 또는 감독이나 선수)였다고 하더라도. 급! 마음이 돌변하여 싫어질 수 있을 것같다

아마도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된다면. 정말 말 그대로 "망쳤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되는

사람들이 꽤나 거론되어 있다.

 

흥미롭던 부분은 베컴부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장.

50명씩이나 많은 유명 축구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경기 그 자체만 즐겨보는 나로써는

(어쩌면 4년에 한 번씩 월드컵이 열릴 때에만. 혹은 잊을만하면 한 번씩 한일전이 있는 날에만

완전 광팬 of 광팬이 되는 =_=) (평소에는 축구가 너무 좋다고 자부하면서, 살짝쿵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 사람들 중에서 눈이나 귀에 익은 사람들이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그러던 와중에 베컴과 빅토리아에 관한 얘기는 역시 이목을 끌 수밖에 없지.

베컴이라고 하면 정말 전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지금도 비스무리한 머리가 나오면 단연코

"베컴머리"라고 부르는 하나의 유행부터 시작해서, 온 몸을 뒤덮고 있는 간지작렬 문신도 그렇고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까지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유명한 축구선수이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요즘, 이만큼 인기 있는 축구선수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마이클 헨더슨은 이런 베컴이, 결국은 요노무 인기때문에 망하게 되는 축구스타가 아닐까,

점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그런 행보에는 단연 빅토리아 베컴이 앞장서서 거들었다는 것.

우연히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가십거리 기사들을 보다보면,

떠들썩한 파티장에서 베컴부부만이 구석에서 극도로 우울한 표정으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거나 하는

장면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런 것들을 비롯한 각종 여론에 비춰지는 모습들이 그를

'축구선수'보다는 일종의 '연예인'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제는 아마도 '프리킥의 마술사' 보다는 몸매좋고 잘생긴 베컴으로 사람들에게 더 기억되지 않을까.

물론 빅토리아 베컴 또한 저자가 책 속에서 말한대로 '아 누구더라. 아무튼 누구의 부인'으로.

 

앞에서도 거론했지만,

축구 자체에 대한 정보와 그 주변의 핵심인물들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더라면

아마 책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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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유, 필립 모리스 - 천재사기꾼, 사랑을 위해 탈옥하다
스티브 맥비커 지음, 조동섭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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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영화까지 개봉하고. 전대미문의 사기행각을 벌여와서 미국전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실화에 관한 원작 소설을. 이러저러한 정보를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보기는 힘들것 같은데 책을 보기 전까지는 책 표지에 삐쭉. 서 있는 짐 캐리와 이완맥그리거가 입고 있는 주황색 옷이 소방관 옷이 아니라 죄수복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발목에 묶여있는 쇠사슬따위 보이지 않아!) 또. 필립모리스가 사람 이름이라고도 역시 생각하지 못했지. 담배잖아 담배@ 아 그리고 책을 다 보고나서 방금 영화 사이트에 들어가서 예고편도 보고 스틸컷도 보기 전까지는 누가 스티븐이고 누가 필립인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았어! 그저 좀 더 잘생기고 귀여운 이완맥그리거가 필립이라고 짐작하고 있었을 뿐. 아무튼. 엉뚱하고 흥미진진한 아이큐 167의 천재 탈옥수 스티븐 러셀에 관한 이야기. (실화)


음. 전체적으로 소설이라기보다는 천재 탈옥수의 생과 사랑을 그린 자서전이나 다큐멘터리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작가가 스티븐을 비롯한 스티븐 주변의 사람들(그의 옛 아내나 딸, 그를 도와줬거나 그가 도와줬던 사람들이나 또는 그에게 뒤통수 (그것도 아주 자주)맞은 사람들, 아니면 아주 스티븐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부들부들 이를 갈고있는 사람들 등)을 인터뷰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한 때는 자상한 남편이자, 좋은 아빠에 지역에서 성실하고 업무 제대로 해내는 경관이었던 그가 갑자기 교통사고 한 번 당하는 사고를 겪은 이후에는 다른 사람이 된 듯이 (미친것처럼!!!!!!!!!!!!) 돈에 환장해서 돈을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그런데 나는 돈 가지고 사기치고 하는 것들을 현실에서 마주하면 괜히 (물론, 다른 범죄들도 그러하지만) 가장 지저분하고 꼭 저렇게까지 해야했을까 하면서 혀를 끌끌 차고는 하는데. 유달리 영화나 소설에서 이렇게 사기행각에 대해서 다뤄지는 것을 보면 너무 스릴있고 재미있고, 머리 좋은 사람들만 할 수 있을 것 같고. 어쩜 저렇게 다재다능하고 능수능란하게 못하는 게 없이 완벽한지! 정말, 거짓말만 아니라면 사기꾼 그 자체는 단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하하하하하 뭐. 영화라서 물론 그렇게 느껴지는 거긴 하겠지만

 
요기 책에서도 스티븐이 탈옥을 하거나 보험사기, 신분증을 비롯한 각종 공문서 위조(특히 사망신고서까지 제출하는 걸 보고는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더라)와 같은 짓들을 저지를때마다 주로 활용했던 것이 바로, 전화를 이용하는 거였다. 전화를 걸어서 다른 사람 행세를 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사기를 치는 거였는데. 우와우와우와 진짜로 뒤통수 치는거 대박! 예를 들면, 가석방을 관리하는 곳에 지방 판사인것처럼 전화해서 스티븐 러셀(자신)의 보석금이 잘못 표기되었으니 전산상에서 오류를 시정해달라고 하는 등의 뒤통수는 정말. 아아아 너무 통쾌하다.


13일의 금요일마다 나갔다가 붙잡혀들어오고, 또 나갔다가 붙잡혀들어오고 감방을 아주 제집 드나들듯이 (그것도 연속된 범죄와 연속된 탈옥으료) 하다가 마지막에는 결국 또 다시 갇혀서 이번에는 무기징역에 독방을 사용하고, 교도소 담장에는 온갖 가시철조망들이 뒤엉켜있고 통철판 문이 자물쇠로 잠겨있는 독방에서 혼자 생활하고 하루에 단 1시간 밖에는 독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제라도 나가고자 할 때 감방에서 나갈 수 있다며 낄낄거리며 여유로운 모습에서는 괜히 나까지도 허탈해진다 오히려 독방 안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몸관리를 하는 스티븐에게 "도대체 무슨 꿍꿍이냐"며 안달하는 건 교도관들.

 

그의 삶을 이렇게 되돌아보면 화려한 전력을 가진 사기꾼 오브 사기꾼이자 탈옥수인 스티븐이 그렇게 탈옥을 되풀이하고 감옥에서 탈옥할 때 당시의 그 냉철한 판단력과 스마트하고 민첩성 넘치는 행동들과 계획들에 비해서 그런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감정적인 실수들로 인해 다시 붙잡혀 들어오는 데에는 전부 다 그의 사랑.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즈에 걸려 죽은 옛 애인 제임스와 그리고 지금은 하나밖에 없는 애인 필립. 스티븐에 비하면 필립은 왠지 소심하고 의기소침하고. 그런면에서 다분히 (스티븐보다는) 정상인스러워보이긴 하지만. 이야기 중간즈음에 자신과 스티븐의 전화통화를 녹음하여 검찰에 넘기는 장면에서는 예전에 보았던 영화 <몬스터>를 떠올리게 해서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뭐 <몬스터>를 보면서 샤를리즈테론에게 느꼈던 그 마음과 지금 이 책을 보면서 스티븐에게 느낀 마음은 정말 비교할 수도 없긴 하지만 ㅋㅋㅋ

 
어찌됐든 지금은 40대 중반 즈음의 나이로 마이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스티븐. 다시 한 번 더 미국의 신문 1면을 '13일의 금요일에 또 다시 탈옥한 사나이'라는 표제어로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지. 뭐 범죄는 나쁘지만. 그래도 파이팅!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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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 -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 남녀의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배재문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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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이긴 여행기인데 매우 독특한 컨셉의 여행기.

얼굴도 한 번 본적 없는 여섯명의 말만한 남녀가 셋셋 짝을 이뤄서 떠나게 된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그냥 잘 아는 친구들 혹은 쌍쌍 커플여행도 아니고 첫대면의 북유럽 여행.

무지무지 절친한 친구들끼리 여행가도 입국할 적에는 서로 다른 날짜에 따로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그렇게,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타지에서조차 잘 맞지 않아서 (어쩌면 그래서 더 안맞을지도)

틀어지기 일쑤라고 하던데 (주변에서도 보았음!)

 

인터넷으로 구인광고를 해서 여행 당일에 처음 만나게 된 여섯명의 남녀가 떠나게 되는 여행이라니.

생각만으로도 너무 재미있고 좌충우돌 유쾌한 여행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의 이러했던 예상은 거의 정확하게 들어맞았고

성격도 나이들도 제각각인 남녀들의 진한 여행기는 약간의 사소한(사소하다고만 얘기할 수도 없지만)

갈등들과 이견들도 있기는 했지만 뭐. 앞서 말했듯이

절친한 사람들끼리도 지지고 볶고 다투는 마당에, 처음 만나는 남녀들이라면 오죽하겠는가

나름대로 각자 개성 넘치고 뚜렷한 의견 피력에, 그리 하나하나 다정하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성격들이니,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 투닥투닥 그래도 마지막까지는 사랑스럽고 즐겁게 보였다.

- 어쩌면 그렇게 새로 맺은 인연이라서, 평생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책은 전체적으로 여행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닌 (요즘에는 아무리 여행기라고 해도

거의 여행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책은 없는 듯. 의외로 사진보다는 글에 치중하고 있는 책들도 많고)

한 편의 청춘드라마를 보는 듯한 사건사고들의 연속으로,

대화체의 문장이 많이 등장해서 그런지 여행기를 볼 적에 살짝쿵 지루한 감을 느낄 수가 있는

깨알같은 글들의 나열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겹지않게, 다음 장면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설레임을 가득 안고 한 장, 한 장 넘길 수 있었다.

아. 그리고 사진들이 너무 주를 이루지 않고, 센스있는 자리 배치와 깔끔한 레이아웃으로

왠지 처음부터 끝까지 잘 정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고,

또 중간 중간에 지루하지 않게 (아까 말했듯이, 큰따옴표로 이어지는 대화들도 그러했지만)

귀여운 그림들이 들어가있는 것도 나름대로 앙증맞아서 보기 좋았다.

왠지, 전체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책 느낌이랄까.

실용적이고 왠지, 실제 현지에서 도움이 될만한 X군(혹은 X양)의 여행일기 라고 표현되는 섹션이나

내용들도 물론 좋았지만, 왠지 디쟈인이나 전체적인 책 스타일이 너무 예쁘고 보기 좋았다는 것!

내용들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같은 내용이라도 더 가치있게 보여지고 더 읽기 쉽게 만들어주는

그런 부수적인 것들도 사실은 중요한거 아니겠어? 후후후

 


아무튼 여전히 읽고나서 또또또 느끼는건, 너무나도 떠나고 싶다는 것.

아아 여름휴가 계획도 잡지못하고 있는 내게, 이런 여행기는 너무 잔인하게만 느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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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 바보 엄마 윤정희의 사랑 이야기
윤정희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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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따뜻하고 행복한 . 그다지 평범치만은 않고 순탄하기만 하지도 않은 그런 가족 이야기

조금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너무 베풀기만 하고 사는 것. 그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 결국 뭐가 남지,

하나님이고 뭐고 다 무슨소용이야. 하는 생각들이 절로 생길 듯 하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정말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그들의 삶을 통해 대리만족 느끼며

몰입하다보면, 내게도 이런 용기가 있을까. 나는 지금 무얼 위해 이렇게 살고있는거지. 되뇌이게 된다


김상훈 목사와 그의 사모 윤정희씨의 행동이나 마음가짐 하나하나 내게는 조금 생소하게 다가왔다.

정말 천사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정말,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고 일부러 찾아서 정보를 얻을 정도의 여유가 내게는 없다고 생각해왔다.

그런 삶들에 대해 알아보는 것 자체도 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베풀고 감사하며 사는 삶에 대해서는 유달리 팍팍하게 구는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인지

그들의 하루하루를 보면서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보면서

작은 것 하나도 나누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가지고 있는 아주 작은 것들도 남을 위해 베푸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게 정말 가능할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는 건 정말 무엇을 위한 것일까.

도대체 어떤 기회와 경험과 학습들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특히 죽는소리를 해가며 그들에게 돈을 빌리고는 연락 한 번 하지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괜히 내가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도 너그러이 용서라는 것을 해주며

용서라고 할 것도 없이 그저 다른 곳에서 이 일때문에 신경쓰거나 맘 졸이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들을 엿보면서 .심지어는 소름까지 끼치더라

 

몇 번의 유산을 겪게 되면서 아이를 입양하기 시작한 이들 부부는

처음에 하은이 하선이를 시작으로 이 아이들 말고도 여자아이 한명, 남자아이 세 명을 더 입양하여

총 여섯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대 가족이 되었다. (공부방의 아이들까지 포함한다면 어마어마하지.

가족이라기 보다는 거의 마을. 공동체 형성이닷)

그 중에서도 평범하고 건강한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고,

눈이나 발, 피부, 폐 등등 아이들마다 골고루 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병)을 가지고 있으니

더 막막하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족 형성이었다.

하지만 절대. 그런 것들이 그들의 행복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몸이 아픈 아이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더욱 더 신경써주고 아껴주었고, 그들에게 들어가는 병원비나 기타 비용들은 정말

시기적절하게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정말 하나님이 그들을 굽어살피는 것처럼

딱딱 후원해주고 지원해주고, 아니면 예전에 잊고 살았던 빌려준 돈이 들어오게 되더라.

왠지 그들에게 시련이 있을 때마다 그런식으로 헤쳐나가는 것을 보니까

정말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하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하루하루 그렇게 헤쳐나가기위해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는 .벌써 여기서부터 틀려먹은거겠지 헝)

 

이웃에게 그저 감사하고 무엇이든 나누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베풀며 살아가다보면

솔직히 가까이에 있는 가족에게는 그만큼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에피소드 중에 하나로, 자비로 운영하는 공부방에 드나드는 아이들이 윤정희씨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것을 일컫어 맏딸 하은이가 엄마에게 장난삼아 "엄마는 딸들이 많아서 행복하겠다"하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왠지 나까지도 찡해지던데.

그저 장난삼아서 하는 이야기같을 지는 몰라도 역시 그 말에는 뼈가 있을 것 같았어.

왜 아니겠어, 그렇게 다른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진정 내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관심은

어느 정도 줄어들기 마련이고. 그런 것 정도는 충분히 아이들도 느꼈을 테지

그리고 "엄마는 계모!" 라고 하는 하은이의 말에 결국 엄마는 하은이를 끌어안고 엉엉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고보니 책 읽는내내 느낀거지만 이노무 가족은 웃음도 많지만 눈물도 참 많다.

정말 속상해서 우는 거든 행복함에 우는 거든간에 가족들 다같이 (아빠나 아이들 가릴것도 없이)

끌어안고 엉엉 우는 눈물 속에서 왠지 사랑과 행복이 더 싹트는 것 같다고까지 느꼈을 정도니까.

 

 

아 행복한 가족.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비슷한 마음가짐으로라도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정말 하고싶은 내 인생 최고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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