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 바보 엄마 윤정희의 사랑 이야기
윤정희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너무 따뜻하고 행복한 . 그다지 평범치만은 않고 순탄하기만 하지도 않은 그런 가족 이야기
조금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너무 베풀기만 하고 사는 것. 그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 결국 뭐가 남지,
하나님이고 뭐고 다 무슨소용이야. 하는 생각들이 절로 생길 듯 하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정말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그들의 삶을 통해 대리만족 느끼며
몰입하다보면, 내게도 이런 용기가 있을까. 나는 지금 무얼 위해 이렇게 살고있는거지. 되뇌이게 된다
김상훈 목사와 그의 사모 윤정희씨의 행동이나 마음가짐 하나하나 내게는 조금 생소하게 다가왔다.
정말 천사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정말,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고 일부러 찾아서 정보를 얻을 정도의 여유가 내게는 없다고 생각해왔다.
그런 삶들에 대해 알아보는 것 자체도 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베풀고 감사하며 사는 삶에 대해서는 유달리 팍팍하게 구는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인지
그들의 하루하루를 보면서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보면서
작은 것 하나도 나누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가지고 있는 아주 작은 것들도 남을 위해 베푸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게 정말 가능할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는 건 정말 무엇을 위한 것일까.
도대체 어떤 기회와 경험과 학습들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특히 죽는소리를 해가며 그들에게 돈을 빌리고는 연락 한 번 하지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괜히 내가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도 너그러이 용서라는 것을 해주며
용서라고 할 것도 없이 그저 다른 곳에서 이 일때문에 신경쓰거나 맘 졸이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들을 엿보면서 .심지어는 소름까지 끼치더라
몇 번의 유산을 겪게 되면서 아이를 입양하기 시작한 이들 부부는
처음에 하은이 하선이를 시작으로 이 아이들 말고도 여자아이 한명, 남자아이 세 명을 더 입양하여
총 여섯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대 가족이 되었다. (공부방의 아이들까지 포함한다면 어마어마하지.
가족이라기 보다는 거의 마을. 공동체 형성이닷)
그 중에서도 평범하고 건강한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고,
눈이나 발, 피부, 폐 등등 아이들마다 골고루 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병)을 가지고 있으니
더 막막하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족 형성이었다.
하지만 절대. 그런 것들이 그들의 행복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몸이 아픈 아이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더욱 더 신경써주고 아껴주었고, 그들에게 들어가는 병원비나 기타 비용들은 정말
시기적절하게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정말 하나님이 그들을 굽어살피는 것처럼
딱딱 후원해주고 지원해주고, 아니면 예전에 잊고 살았던 빌려준 돈이 들어오게 되더라.
왠지 그들에게 시련이 있을 때마다 그런식으로 헤쳐나가는 것을 보니까
정말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하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하루하루 그렇게 헤쳐나가기위해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는 .벌써 여기서부터 틀려먹은거겠지 헝)
이웃에게 그저 감사하고 무엇이든 나누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베풀며 살아가다보면
솔직히 가까이에 있는 가족에게는 그만큼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에피소드 중에 하나로, 자비로 운영하는 공부방에 드나드는 아이들이 윤정희씨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것을 일컫어 맏딸 하은이가 엄마에게 장난삼아 "엄마는 딸들이 많아서 행복하겠다"하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왠지 나까지도 찡해지던데.
그저 장난삼아서 하는 이야기같을 지는 몰라도 역시 그 말에는 뼈가 있을 것 같았어.
왜 아니겠어, 그렇게 다른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진정 내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관심은
어느 정도 줄어들기 마련이고. 그런 것 정도는 충분히 아이들도 느꼈을 테지
그리고 "엄마는 계모!" 라고 하는 하은이의 말에 결국 엄마는 하은이를 끌어안고 엉엉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고보니 책 읽는내내 느낀거지만 이노무 가족은 웃음도 많지만 눈물도 참 많다.
정말 속상해서 우는 거든 행복함에 우는 거든간에 가족들 다같이 (아빠나 아이들 가릴것도 없이)
끌어안고 엉엉 우는 눈물 속에서 왠지 사랑과 행복이 더 싹트는 것 같다고까지 느꼈을 정도니까.
아 행복한 가족.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비슷한 마음가짐으로라도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정말 하고싶은 내 인생 최고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