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하나 알려줄까
프리다 맥파든 지음, 박지현 옮김 / 북플라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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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우스 메이드 1, 2>을 재밌게 읽었다. 작가의 스토리가 조금 뻔하면서도 등장하는 인물들의 긴박한 감정을 흥미진진하게 썼다는 느낌이 남았다.

주인공이 사는 곳은 흔히 얘기하는 중상층의 잘사는 동네다. 세 여자 에이프릴, 줄리, 마리아의 질투, 시기...남편의 외도와 거짓말
점점 심해지는 어머니의 치매
친구들과의 갈등이 각자의 시선에서 서술된다.
베이킹쿠키 유튜브를 운영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에이프릴. 변호사 남편과 7산 바비와 산다. 좀 더 좋은 환경, 멋진 삶을 꿈꾸며 살지만 남편의 외도로 일상이 무너진다. 외도녀를 찾아가 죽음으로 몰고 그 상황을 알게 된 친정엄마를 치매라는 명목으로 요양원에 보낸다.
큰 영향력을 가진 이웃 줄리. 검사를 하다 양육문제로 휴직중이고 친하다고 하지만 에이프릴을 가장 경계하며 자신의 손아귀에서 쥐락펴락하고자 한다. 그러다 에이프릴을 괴롭힐 생각에 폴더폰을 사서 의문의 문자로 스토킹을 한다.
에이프릴은 유튜브 베이킹 채널을 통해 일반인이지만 유명세를 치르고 아름답고 자기관리에 확실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늘 베푸는 마음으로 동네 사람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외도한 남편과 악성 댓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며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이지만 겉과 다른 매일이 불안하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집 옆 이사 온 마리아가족. 줄리와 에이프릴과는 전혀 다른 가족을 위한 만족도가 높고 남편 션의 무조건적인 가족 사랑이 부러움과 질투를 불러 일으킨다.
세 여자 모두 겉보기에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책의 시작은 스토킹 문자로 비롯된다. 집요하면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듯 자신의 집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나쁜 문자의 시작! 누군가를 의심하고, 의심이 불신이 되고, 불신이 불안한 마음으로 에이프릴의 마음에 자리잡는다.

아이들의 학부모관계에서 존재하는 부와 재력! 상하관계에서 싫고 좋음이 분명하지 않은 그들 안의 리그에서 살아남고자하는 사람들의 안간힘. 이 책은 단순한 스토킹 문자로의 시작을 암시하면서도 내면에 깔린 사회적 불신과 쇼윈도식 부부관계, 아이들의 세계에서조차 존재하는 부익부빈익빈.
사회는 안전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살아간다. 지금 시대에 걸맞는 경종을 울리는 내용일수도 있지만, 학교라는 제한적 공간과 가정이라는 제한적 공간을 넘어서는 지켜야 할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이미 선을 넘은 관계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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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섬 - 훼손당한 자
표창원 지음 / &(앤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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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섬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버려지고, 잊혀지고.
사람들의 눈에서는 멀어졌지만 쓰레기섬 주변의 수많은 동식물은 플랑크톤이 서식하는 살기좋은 곳인줄알고 모여든다. 먹이도 쓰레기도 그들의 먹이가 된다.
쓰레기를 버린 자들이 잘못인가? 쓰레기섬을 만든 자들이 잘못인가.
우리는 태초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되물어본다.
범죄를 범죄라 여기지않고 자신들의 안위와 권력에만 집중해서 누군가의 가족, 형제, 친구를 죽음으로 내모는 사람들의 숨막히는 이야기다.
가진 것이 많으니 지킬 것이 많고, 지킬 것이 많으니 누군가와는 원수가 된다.
결국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잘못일까? 아니면 범죄인줄 알면서 무마하기위해 또 다른 범죄로 덮으려는 사람이 잘못일까?
방송매체를 통해 인간적인 모습, 냉철한 모습,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을 본다.
누구보다 범죄에 경악하고,
누구보다 피해자들의 아픔에 눈물을 흘리고,
누구보다 범죄를 해결하려하는 차가움도 느껴진다.

개인의 분노와 개인의 범죄를 넘어 대한민국에 도사리고 있는 어둠의 영혼들이 쓰레기섬으로 생산되어지는 쓰레기가 되지 않기를 바로잡는 안전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범죄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 모두 쓰레기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되지 말아야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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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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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고등학교, 선생과 학생.
학생과 학생과의 관계.
김준후와 아내와의 관계.
조미란과 아들, 그리고 얽히고 섥힌 감정적 관계.
학교 경비원, 아파트 경비원.
다현과 은성의 관계.
그런 관계를 알고 있는 은성모친 조미란.
아내와의 결혼생활이 온전하지 않았던 김준후가 선택한 학생과의 부도덕한 관계.
결국 학생 다현이 죽고,
그 사실을 알게 된 학교 경비원이 죽었다.
김준후는 자신을 지키고자 숨이 붙어있던 죽었다고 여겼던 다현을 집으로 데려와 화장실 욕조에 익사시켰고.
아들 은성이가 다현이를 죽인줄 알고 자신이 덮어 쓰려했다가 협박편지를 본 후 학교 경비원(모든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는)을 과학실에 있는 포르말린으로 죽였다.

지키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부모님과 할머니마저 돌아가신 텅빈 집에 혼자 사는 다현이를 증오하지만 좋아했던 은성이의 삐뚤어진 감정.
그런 감정을 부정했던 조미란.
학교라는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재미와 추리와 주인공의 감정을 세밀하게 그렸다.
결국 어느 누구도 다현을 죽이지않았다.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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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
안도현 지음 / 몰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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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장르의 형식을 염두에 두지 않고 쓴 책이다. 소설인 듯하면서도 소설이 아니고, 동화인 듯하면서도 동화가 아니고, 에세이인 듯하면서도 에세이가 아니고, 시인인 듯하면서도 시가 아닌 형식.
그래서 행과 연, 단락과 문단을 만드는 기준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그 어떤 형식의 경계 안에 내용을 가두지 않고 이미지와 이미지가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었다.
나는 평소에 꽤 더듬거리면서 궁색하게 하나하나 문장을 쓰는 편이다. 이번에는 되도록 자유롭게 문장이 스스로 숨을 쉬도록 방치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는 않은 듯하다."
-작가의 말 中에서

읽는내내 '옷'을 떠올렸다.
옷은 그 사람을 나타내기도 하고, 지레짐작이지만 어떤 일을 하나 유추되기도 하고.
옷을 잘 입는 사람을 보면 '세련됐다'라는 표현과 함께 '멋진 감각'이라는 부러움도 든다.
시대를 거슬어 한 여인의 이름으로 살아가기엔 큰 그릇이었던 '조방아'라는 이름은 작가가 쓴 감정대로라면 옷이 옷이 아닌 그냥 그것이어야 한다는 표현이 맞을듯하다.
그녀의 삶을 따라가보니 1950년대라는 시대가 좁고, 어두우며, 날지 못하는 삶이었다. 아니키스트라는 자신의 인생을 몰빵한 남편과 남편의 모든 삶이 큰 일을 도모하기에 무조건 신뢰를 쏟았던 시댁또한 그녀만 이방인이었으리라.
이혼 후 일본으로 건너가 전문적인 의복공부를 하고, 우수학생으로 선정돼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피에르 가르뎅'의 정신을 배워왔다는 선진적인 여성이다.
90이 다 되어서도 혼자사는 삶을 선택하고, 외로움이 자신을 만들었다 얘기하는 사람.
치매로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까지 모두 버리고 떠난 그녀...
사실 속 허구, 허구 속 상상이 들어있는 글이라고 하지만 그녀의 삶이 조금만 풍요로웠다면, 정신적으로 여유로웠다면 하는 아쉬움과 시대는 늘 잔잔하지않은 파도가 높은 성난 바다였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책이다.
또한 예술적 성향에서 첫 여류화가였던 나혜석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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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피해자 - 스토킹과 사법 정의에 대한 어느 기자의 기록
곽아람 지음 / 생각의힘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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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피해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뉴스에서 보던 데이트폭력과 감정적 관계, 이미 너무나도 알려진 유명 연예인들의 피해까지.
잘 만나고 잘 헤어지는 것이 좋은 만남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애증과 분노의 감정이 잠재적으로 남아있을 수 있고, 그런 감정을 어떻게 표출하고 다스리느냐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은 '예외란 없다'라는 우리 사회에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말한다..
저자는 기자이며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20년이라는 경험치와 입지와 가족안에 법률전문가도 있는 꽤 괜찮은 조건의 직업군에 속한다.
그런 저자가 6년이라는 시간동안 법과 싸우며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지금도 현재형이다.
가해자의 악랄함에, 법 앞에, 회사에, 가슴이 무너진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으로부터 피도 눈물도 없는 스토킹을 당한다니!
끊임없이 증명해야하고,
끝없이 밝혀내야하고,
한없이 시간을 채워야하는 6년이라는 시간을 홀로 버텨낸 저자의 용기에 그저 놀라움뿐이다.
저자는 자신이 살고있는 사회에서 여자라는 이름으로, 앞으로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 기자들에게 부끄러움의 선두주자가 되지 않을까 심사숙고한다.
그리고 스토킹 피해자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현실이 무섭고 두렵다.

우리나라는 완전범죄가 존재할 수 없는 나라라고 한다.
과학적, 첨단의, 의지가 탁월한 이유다. 어느 사건이 쉬울수는 없지만 저자의 용기있는 이 책 한 권이 불씨를 지피는 도화선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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