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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
안도현 지음 / 몰개 / 2025년 7월
평점 :
"특정한 장르의 형식을 염두에 두지 않고 쓴 책이다. 소설인 듯하면서도 소설이 아니고, 동화인 듯하면서도 동화가 아니고, 에세이인 듯하면서도 에세이가 아니고, 시인인 듯하면서도 시가 아닌 형식.
그래서 행과 연, 단락과 문단을 만드는 기준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그 어떤 형식의 경계 안에 내용을 가두지 않고 이미지와 이미지가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었다.
나는 평소에 꽤 더듬거리면서 궁색하게 하나하나 문장을 쓰는 편이다. 이번에는 되도록 자유롭게 문장이 스스로 숨을 쉬도록 방치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는 않은 듯하다."
-작가의 말 中에서
읽는내내 '옷'을 떠올렸다.
옷은 그 사람을 나타내기도 하고, 지레짐작이지만 어떤 일을 하나 유추되기도 하고.
옷을 잘 입는 사람을 보면 '세련됐다'라는 표현과 함께 '멋진 감각'이라는 부러움도 든다.
시대를 거슬어 한 여인의 이름으로 살아가기엔 큰 그릇이었던 '조방아'라는 이름은 작가가 쓴 감정대로라면 옷이 옷이 아닌 그냥 그것이어야 한다는 표현이 맞을듯하다.
그녀의 삶을 따라가보니 1950년대라는 시대가 좁고, 어두우며, 날지 못하는 삶이었다. 아니키스트라는 자신의 인생을 몰빵한 남편과 남편의 모든 삶이 큰 일을 도모하기에 무조건 신뢰를 쏟았던 시댁또한 그녀만 이방인이었으리라.
이혼 후 일본으로 건너가 전문적인 의복공부를 하고, 우수학생으로 선정돼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피에르 가르뎅'의 정신을 배워왔다는 선진적인 여성이다.
90이 다 되어서도 혼자사는 삶을 선택하고, 외로움이 자신을 만들었다 얘기하는 사람.
치매로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까지 모두 버리고 떠난 그녀...
사실 속 허구, 허구 속 상상이 들어있는 글이라고 하지만 그녀의 삶이 조금만 풍요로웠다면, 정신적으로 여유로웠다면 하는 아쉬움과 시대는 늘 잔잔하지않은 파도가 높은 성난 바다였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책이다.
또한 예술적 성향에서 첫 여류화가였던 나혜석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