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씨책] 이방인 내 인생을 위한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김옥진 옮김 / 심야책방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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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낮의 어느 무료한 시간을 그려낸 듯 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이렇게 끝나는 게 맞나?싶은 마무리도 나른한 그 날의 한 장면같다.
어머니의 장례식,
초대받지 않은 손님같은 상주 노릇을 하게 된 뫼르소,
모든 이가 낯선 이웃들,
뜨거운 햇살처럼 달아올랐다가 해가 지면 시들어버리는 한 송이 꽃을 닮은 마리.
이웃주민 레몽의 사건에 휩쓸려 권총으로 사람을 죽인 주인공 뫼르소.

1인 독방에 갇혀 그가 사색하면 떠올리는 말들은 어떤 여인이며, 그 어떤 여인과 나누는 섹스, 그리고 담배...
사람을 죽인 뫼르소가 법정에서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상황과 그가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평가하는 말들, 그리고 주마등처럼 흘러지나가는 자신의 삶.

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시는 동안 뫼르소의 아들로써 역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을 치르는 그 날, 슬픔도 감정도 없이 떠나보냈던 무미건조한 행동 하나하나, 장례식을 치르고 마리와 즐긴 시간들이 어찌보면 이 세상 어느 것과 속하고 싶지 않은 그저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뫼르소는 살았는 지 모르겠다.

그는 그저 자신의 삶을 어제처럼 살아왔고, 그의 인생에 가족은 그저 그를 제외한 사람들의 공동체이며, 그런 감정이 장례식이라고 크게 달랐어야하는 이유 또한 없을뿐이다.
누군가의 평가나 감정으로 다른 누군가의 삶이 결정된다면, 그 누군가의 삶을 감히 평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주인공 뫼르소는 사람을 죽였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많은 이들의 평가나 보여지는 감정으로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는 것은 너무 터무니없다.

《이방인》을 까마득히 오래 전 읽고, 입말처럼 '카뮈하면 이방인'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머릿속 상식으로 "무슨 내용이었지?" 전혀 기억조차 없는 얇팍한 상식으로 넘겼다.
"아~이런 내용이었구나." 20대의 어느 날 이 책을 읽고 나는 그저 읽었노라 거기까지 만족했었구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우리는 모두 나를 제외한 누군가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이방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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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문학과지성 시인선 442
나희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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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부분에서 전문가들의 평가에는 "초월적 존재를 향한 호소와 간구의 형태를 취하고 있고 생명력의 화려한 개화를 지향하는 에로스적 충동이 아닌 소멸과 쇠락을 향한 음울한 죽음충동을 표출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어떻게 보느냐, 어떻게 듣느냐,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른 깊이감있는 시해석인 것 같다.
나희덕님의 시를 읽다보면 삶을 대하는 뭇 사람의 마음이 늘 벼랑끝에 서 있는 것 같다.
시인만의 깊은 내면에 자리잡은 감성은 살기위한 처절함이 아닌 버텨내기위한 악다구니처럼 보여진다.
시인만의 시선,
시인만의 관점,
시인만의 세상이 또 다르게 존재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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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북유럽 - 일상의 행복을 사랑한 화가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손봉기 지음 / 더블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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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토르'다. 그리스신화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북유럽신화의 만화같은 이야기들도 신기하고 낯설고 그렇다.
누구나 꿈꾸지않을까? 북유럽여행.
유럽 대륙의 북쪽에 있는 덴마크와 스웨덴, 그리고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지칭하고 있다는 북유럽으로의 여행은 영화 속 멋진 배경으로도 익히 알려진 곳들이다.
그래서일까? 북유럽 화가들의 작품은 생소하기만 하다. 짧은 생각으로는 그림들이 전체적으로 감정이 없는 것 같다. 사진같고, 이미지화된 합성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 접하는 그림들이 대부분이며 비슷하다 떠오르는 그림도 별로 없다. 그런 이유로도 충분히 궁금하고 그 나라의 풍경들이 그립다.

접하지못했던 북유럽 화가들의 다양한 그림들이 실려있다. 검색해서 찾아보고 설명도 읽어보고. 그림을 이해하는 방법도 천차만별이지만 오로지 내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나만의 생각이 들어가서 좋다. 낯설어서 신기하고, 처음 접하니 모른다는 느낌조차 궁금증에 꼬리를 문다.
잔잔한 물결을 표현해 낸 안데르스 소른의 '여름 휴가'는 사랑에 빠진 상인 남자와 부유한 집안의 딸 엠마와의 러브스토리를 그렸단다. 어색함과 설레임이 두 사람의 눈과 손에 담겨있는듯 하다.
두 사람은 결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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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엔 카프카를 - 일상이 여행이 되는 패스포트툰
의외의사실 지음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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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여행이 되는 패스포트툰'
일상에서 어떤 경험치가 나의 또 다른 증명이 되고, 그 증명으로 그려낼 수 있는 웹툰이 된다면...
'의외의사실'이라는 작가명이 참 좋다. 많은 의미를 포함하는 것같아서.
웹툰 작가로서 표현해내는 다양한 것들의 의외의사실과 한 권, 한 권 읽으며 작가만의 생각과 문학의 깊이를 채울 수 있는 의외의사실들이.

<마루의 사실>이라는 책을 여러권 연재했다고 해서 검색해보니 3권이 있다. 작가만의 또 다른 감성이 궁금하다.

《퇴근길엔 카프카를》은 일상 속에서 툭 펼쳐 읽으면 세계고전문학으로 알려진 많은 책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참 독특하다. 고전소설 작가에게 툭 던지는 질문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표토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초상 앞에서 "책의 분위기와 작가의 초상의 분위기가 늘 이렇듯 비슷한 것은 그냥 내 기분입니까? 사진을 고른 사람의 의도입니까? 당연한 일입니까?"라고 묻는다. 당연히 도스토예프스키의 대답은 들을 수 없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살아왔기에, 그가 남긴 책들에 그만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p123~127 부유한 귀족 계급이어서 돈을 벌 필요가 없었던 동시대 작가 톨스토이나 투르게네프와 달리 도스토예프스키는 글을 써서 돈을 벌어야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간질이 시작되었고, 정치범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총살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형 집행이 중지되어 시베리아에서 유형생활을 하고 도박에 빠져 빚에 허덕이며 빚을 갚기 위해 시간에 쫓겨 소설을 쓰던 도스토예프스키. 자취들마다 소설들(백치. 백야. 가난한 사람들. 죄와벌. 도박꾼. 지하로부터의 수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있다."

의외의사실 작가만이 가지는 디테일한 감정과 책 한 권이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책마다 그려냈다.

보통의 인문학 책처럼 펼쳐 소개하듯 늘어놓는 형식이 아니라 쉽지않은 책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만화와 글을 콜라보한 것이 가볍지않고 지루하지 않게 쓴 작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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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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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길 바란다. 시간의 활용이 누군가로부터, 할 일들로 부터, 주변의 다양한 변수들로부터...
하지만 우리는 이미 풍요로워져있고, 지구는 몸살이 아닌 대멸종의 위기에 놓여있다.
사계절의 변화가 그렇고,
바다의 온도와 수위가 그렇고,
대지의 풀과 동물들의 숫자와 먹을 양식의 변화가 그렇고,
바람과 비의 변화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우리의 먹거리로, 우리의 생필품으로, 우리에게 오는 다양한 모든 것들의 풍요로움속에서 인구의 반은 풍요로움을 넘어 쓰레기산을 만들고, 그 나머지는 굶주림에 고통을 받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인간이 앞으로 당면할 기후위기와 멸종이라는 변화에 두렵고 공포스럽다.
태어나서 죽는다는 것의 인간섭리를 거스르는 것이 아닌 나 이후의 자녀들 세대에서는 그 무엇도 기대할 수 없음이 두렵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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