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낮의 어느 무료한 시간을 그려낸 듯 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이렇게 끝나는 게 맞나?싶은 마무리도 나른한 그 날의 한 장면같다. 어머니의 장례식, 초대받지 않은 손님같은 상주 노릇을 하게 된 뫼르소, 모든 이가 낯선 이웃들, 뜨거운 햇살처럼 달아올랐다가 해가 지면 시들어버리는 한 송이 꽃을 닮은 마리. 이웃주민 레몽의 사건에 휩쓸려 권총으로 사람을 죽인 주인공 뫼르소.
1인 독방에 갇혀 그가 사색하면 떠올리는 말들은 어떤 여인이며, 그 어떤 여인과 나누는 섹스, 그리고 담배... 사람을 죽인 뫼르소가 법정에서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상황과 그가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평가하는 말들, 그리고 주마등처럼 흘러지나가는 자신의 삶.
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시는 동안 뫼르소의 아들로써 역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을 치르는 그 날, 슬픔도 감정도 없이 떠나보냈던 무미건조한 행동 하나하나, 장례식을 치르고 마리와 즐긴 시간들이 어찌보면 이 세상 어느 것과 속하고 싶지 않은 그저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뫼르소는 살았는 지 모르겠다.
그는 그저 자신의 삶을 어제처럼 살아왔고, 그의 인생에 가족은 그저 그를 제외한 사람들의 공동체이며, 그런 감정이 장례식이라고 크게 달랐어야하는 이유 또한 없을뿐이다. 누군가의 평가나 감정으로 다른 누군가의 삶이 결정된다면, 그 누군가의 삶을 감히 평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주인공 뫼르소는 사람을 죽였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많은 이들의 평가나 보여지는 감정으로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는 것은 너무 터무니없다.
《이방인》을 까마득히 오래 전 읽고, 입말처럼 '카뮈하면 이방인'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머릿속 상식으로 "무슨 내용이었지?" 전혀 기억조차 없는 얇팍한 상식으로 넘겼다. "아~이런 내용이었구나." 20대의 어느 날 이 책을 읽고 나는 그저 읽었노라 거기까지 만족했었구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우리는 모두 나를 제외한 누군가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이방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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