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탈무드 - 한국인의 성장과 성공을 위한 20가지 방법
홍익희.김정완.이민영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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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코리안 탈무드]

- 상대로부터 좋은 것을 취해 내 것으로 만든다 -

구약성경의 출애굽기 16장 29절에는 이런내용이 나온다.

"볼지어다, 여호와가 너희에게 안식일을 줌으로 제 육일에는 이틀양식을 너희에게 주는 것이니 너희는 각기 처소에 있고 제 칠일에는 아무도 그 처소에서 나오지 말지니라"

출애굽기 20장 10절에는 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이니 너나 네 아들딸이나 제 남녀 종들이나 네 가축들이나 네 문안에 있는 나그네나 할것 없이 아무일도 하지 마라."

예수는 유대인들이 철썩같이 지키는 이러한 안식일에 베데스다 연못에서 38년된 병자를 고쳐주었다.

예수는 그 병자를 고친다음 '그자리에서 일어나 가라'고 명령했다.

그들 눈엔 안식일도 지키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율법을 어긴 이런 예수를 유대인은 싫어한다.

"양이 구덩이에 빠졌으면 안식일이라도 그 양을 꺼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물며 안식일에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가? 인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예수는 말하였다.

예수 스스로 안식일에 관한 율법을 깼다고 보는 가톨릭교와 기독교는 그래서 유대교만큼이나 인식일을 강하게 지키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백성'이라고 생각하는 유대인은 선교나 전도를 하지 않는다. '선택받았다'고 하는 이 사건은 이미 끝난것이다. 유대교를 다른 인종에게 전파한다고한들 그들은 자신들처럼 선택받은 백성이 될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유대교를 버리고 떠나면 배신자라는 딱지를 받게 된다.

유대인이 유대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는것이 밝혀졌을땐 벌금형에 처해진다.

유대인,

이런 사람들이 중시하는 경전이 바로 탈무드이다.

탈무드는 유대인 율법학자들이 사회의 모든 사상에 대하여 구전, 해설한 것을 집대성한 책으로서 여기에는 유대교의 율법, 전통적 습관, 축제, 민간전승, 해설등이 총망라 되어 있다.

탈무드하면 중학교때 학교도서관에서 잠깐 봤고,우화 모음집처럼 되어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것이 탈무드에 대한 기억과 추억과 경험 전부다. 나는 무교이지만 나와 종교적 가치관부터 다른 유대교인, 그들이 중시하는 탈무드라 사실, 탈무드에 관심이 안갔다. 솔직히 그들도 별로고 책에도 관심없었다.

2010년 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다.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하나 드리고 싶군요. 정말 훌륭한 개최국 역할을 해주셨으니까요"

이 말이 끝나고 회견장에는 4초간의 침묵이 흘렀다.

오바마대통령이 다시 한마디를 꺼낸다.

"누구없나요?"

30초간의 정적이 또다시 흘렀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 일어나서 말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하지만 저는 중국기자입니다. 제가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해도 될까요?"

끝까지 질문권을 한국기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오바마대통령에게 이 중국기자는 한국기자들이 앉아있는 곳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한국기자들에게 제가 대신 질문해도 되는지 물어보면 어떨까요?"

결국 질문권이 중국기자에게 넘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주고싶다는 말을 하고나서 중국기자가 질문권을 얻기까지 대략 1분 30초에서 2분가량되는 이 순간의 영상을 보면서 난감, 난처하다, 부끄럽다는 감정은 물론이고, 어딘가 모르게 씁씁하기까지했다.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해도 되냐는 중국기자의 말에 순간 '속국'이라는 이미지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경전을 파는 등 그리 깊은 관심은 아니겠지만, 이것이 바로 내가 [코리안 탈무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이다.

[코리안탈무드]는 이렇게 사회적으로, 전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유대인들이 어디서 그 힘을 얻는지, 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우리자신을 위하여 그들로부터 취할것은 없는지, 그들로부터 우리의 성장을 위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실천을 독려하고자 기획된 책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분명히 말하고 있다.

우리가 배우고자 하는것은 종교로서의 유대교가 아니라 유대문화이다. 이 책에 나오는 유대인이 모두 유대교를 믿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는 무신론자도 있고, 유대문화를 존중하되 신앙생활은 하지 않는 세속 유대인, 율법을 믿고 실천하는 정통파 유대인, 유대교 교리를 현실에 맞게 고쳐 믿는 개혁파 유대인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유대인이 있다. 그러나 유대인은 어머니가 유대인이고, 종교에 관계없이 유대문화의 가치를 중시하는 부모에게 어릴때부터 질문과 토론을 중시하는 유대식 교육을 받았다면 유대인으로 본다.

p. 9

이 말이 나의 '유대교를 믿는 유대인에 대한 선입견'을 깨주었다. 그래서 나는 탈무드를 한국식에 맞게 재해석한 [코리안탈무드] 좀더 열린마음으로 읽어나갈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2010년 G20 폐막기자회견 영상을 계기로 내가 이책에서 눈여겨 본 것은 유대인의 성공, 비전, 열정과 같은 것들이 아니라 그들의 '학습'이다. 구체적으로는 그들의 '독서, 질문, 토론'이다.

핍박받는 민족으로도 상징되는 유대인은 그들의 역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이동하고, 흩어지고, 도망다니는 시간이 많았기에 어디 한 곳에 정착해 뿌리를 내리고 사는게 힘들었다. 그런 환경 때문이었는지 유대인은 '배움'을 중시한다고 한다. 가령, 도망갈때 금은보화, 부동산은 들고 갈 수 없지만, 내 머리에 든 지식과 그것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낸 지혜는 누가 훔쳐갈수도 없고, 도망갈 때도 용이한 자산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이러한 배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가 책의 178페이지부터 등장한다. 책의 민족이라 불리는 유대인은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토라'(율법서로서 유대인의 구약성경은 토라, 예언서, 성문서로 구성되어 있다)뿐만아니라 고전을 읽고 토론을 즐겨한다.

[코리안 탈무드]를 통해 소개된, 새로이 알게된 사실은 바로 '탈무드 원전이 지닌 형식'이었다.

[랍비가 직접 말하는 탈무드 하브루타]에 의하면, 탈무드는 각 페이지의 한가운데에 핵심 내용이 있고, 그것에 대한 랍비들의 토론이 좌우로 나열되어 있으며, 가장자리에 주석이 달린 입체적인 구조다. 어떤 탈무드 페이지든 다른 페이지에 기록된 주석을 참고하는 상호 참조, 이전에 있었던 토론의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 정보, 기존 의미와 다른 해석에 대한 탐구, 언뜻 보기에는 주제에서 갈라진 것 같으나 결과적으로는 결론에 핵심이 되는 것, 본문과 연결된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p.185

나는 이 구절을 읽고, 그 모습이 궁금하여 한번 찾아보았다.


책에서 오늘날의 논문과 그 형식이 유사하다고 하는데 깊은 공감을 했다. 이 한 페이지에 핵심 내용, 토론 내용, 주석, 상호 참조, 정보, 탐구 내용, 핵심, 또 다른 질문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 한 페이지에서 많은 것을 확장시키고, 또 그 확장된 부분들을 다른 이에게 전해 확장을 거듭하는 배움의 형식을 보고 감탄을 했다.

헤츠키 아리엘리는 저서 [유대인의 성공코드 Excellence]에 이렇게 썼다.

"유대인에게 탈무드는 생각 프로세스, 사고 프로세스를 개발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을 적어놓은 책이다"

"유대인에게 기록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창조다. 과거를 존중하고 선조들의 지혜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으며 이것을 재해석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것, 이것이 유대인을 창조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창조경제를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p.186

탈무드 원전이 지닌 형식으로 사고를 확장해 나가는 방식은 고전읽기에도 적용되고, 이 과정에서 '읽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습관'이 중요해진다.

어디선가 우스갯소리로 들은적이 있다.

한국의 부모는 자녀에게 "너는 오늘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니?"라고 말하고

유대인 부모는 자녀에게 "너는 오늘 학교에서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말한다고.

질문하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할까를 생각해 본다면 그것은 바로 질문하는 자로 하여금 문제나 대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망할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질문이 없으면 토론도 할 수 없다. 토론은 서로의 다른 생각을 확인하고 상대에 대한 질문을 통해 더 나은 관점을 찾아가며 사고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과정인데 상대에 대한 열린마음, 질문하는 자세가 없다면 토론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질문 없는 사회에는 토론하는 문화가 없다.

토론을 해보지 않았기에 질문을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나댄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억압받아 질문을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마음 속에 품은 질문이 틀린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고 질문을 못한 것일 수도 있다.

폐막기자회견에서 오바마의 '질문권' 선물에 아무런 답을 못한 그곳에 앉아있던 기자들은

다음 중 어느 경우에 속할까. 이것은 비단 그 개인들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우리사회가 질문이 적은 것은 애초에 정답을 정해놓고 가르치는 입시위주의 교육, 질문하는 자를 째려보거나 노려보거나 비웃는 것과 같은 질문하는 자에 대한 알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사회구조도 한몫한다고 책은 지적한다.

질문에는 많은 가치가 내재되어 있다. 겸손, 인정과 존중, 의사소통, 진실과 정의 등 수많은 가치를 질문을 통해 누릴수 있다. 그래서 토라를 공부할때 '질문하라'의 원칙은 유대인이 항상 견지해왔던 배움의 대원칙이 되었다.

p.190

이러한 질문과 토론을 바탕으로 생겨난 것이 바로 유대인의 '하브루타' 공부법이다. 토라의 깊은 진리를 탐구하는데 있어 혼자보다 여럿이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유대인들은 믿고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혼자 몰두함'은 편견과 아집을 생산해낼 가능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의 질문과 반박은 자기 생각만이 옳다는 편견과 그릇된 아집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친구와 함께 말로 하는 학습법인 하브루타는 텍스트를 사이에 두고 내용을 주고 받는 것이 핵심이다.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과정은 이렇다.

우선, 텍스트를 철저히 연구하고 그 텍스트를 자기 언어로 바꿔

주제를 깊이 이해하고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파악한다.

한명이 텍스트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밝히면,

나머지 한명이 그 의견에 대해 질문한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과 비교하여 의문점을 묻는 것이다.

상대의 의견과 자신의 의견이 같더라도 질문은 필수다.

이럴때는 상대의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이해한다.

대답을 하는 쪽은 질문에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기생각을 점검하고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된다.

그 후에는 질문에 대한 대답, 반박, 증거 제시 등으로 이어지며

마지막에는 갈등 상황에 대한 해결책과 방향을 모색하며 마무리된다.

스타벅스, 하겐다즈, 폴로셔츠, 캐빈클라인, 샘소나이트,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구글, 코스트코 등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의 창업자 내지 오너여서 유대인이 부러운가? 나는 아니다. 나는 흔히 성공의 척도로 일컬어지는 그들의 부와 명예가 부럽지는 않다. 그러한 삶도 그 무게만큼이나 삶의 고충이라는 것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전 세계 인구 중 0.2%밖에 되지 않는 그들인데,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는 그들, 유대인이 부럽다.

질문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과 끊임없이 질문하는 그들의 모습만으로 나에게는 탈무드, 특히 그들의 배움과 학습에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코리아 탈무드]는 나에게 딱딱하고 고리타분할 것만 같은 탈무드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줌으로써 유대인에 대한 편견을 깨는 동시에 그들의 '배움에 대한 철학'을 좀더 면밀히 살펴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돈이 많아서, 명예가 출중해서가 아닌

그들이 끊임없이 묻고 답하고 탐구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한

나는 여전히 그들이 부러울 것이고,

그것이 그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크나큰 요인이라 믿는 한

나는 그들의 배움에 대한 방법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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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탈무드 - 한국인의 성장과 성공을 위한 2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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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망치 - 리더·인재·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20개의 망치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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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리더의 망치]

- 리더가 바라보는 세상안에 우리의 삶이 있다 -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라고 하는 진秦나라가 대륙 통일뿐만 아니라 문자, 화폐, 도량형 통일이라는 괄목한 성과를 거두고도 그러한 성과에 비해 단 15년의 국가체제를 유지하다 사라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묘한 느낌이 든다. 국가가 멸망하는 이유는 참으로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할 테지만, 나는 진나라 하면 사자성어, '분서갱유焚書坑儒(책을 불사르고 유생을 구덩이에 묻어 죽임)'를 곧잘 떠올리곤 한다.

진시황 그 자신은 분서갱유를 통해 사상을 탄압하는 등 그가 원한 중앙집권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결국 그러한 강압통치로 각지 반란을 초래하고 멸망의 길로 들어선 걸 보면 그 역사적 과정 속에 리더는 물론이고, 리더 옆에 있는 사람의 중요성까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를 찾아 그 사례에서 보이는 리더십 20개 항목을 고르고 그것을 자질론, 관계론, 조직론이라는 3개의 범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리더'... 그 이름만 들어도 참으로 무겁고 엄중한 자리다. 그에 따른 '자질'도 있어야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며, '조직'을 이끄는 힘도 필요한 것이다. 리더에겐 우선 자기 자신을 그러한 자리에 어울리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에 필요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자기 자신을 투명하게 드러낼 줄 알고(명기明己)

아랫사람의 공로를 인정할 줄 알며(위공委功)

상대의 충언을 받아들일 줄 알며(납간納諫)

사사로운 감정에서 벗어나 상대와 묵은 감정이나 원한을 풀며(석원釋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며(남과攬過)

묵묵히 자신이 몸소 모범이 되어야 한다(신범身範)

위의 6개 항목을 자질로서 갖춘 후에야 비로소 사람과의 관계에 해당하는 다음의 7가지 항목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보다 유능한 사람에게 양보할 줄 알고(양현讓賢)

목이 마른 듯 진심으로 간절히 인재를 갈구하며(성구誠求)

다양한 자원을 동원해 유능한 인재들을 끌어올릴 줄 알며(천거薦擧)

진정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며(적대赤待)

아랫사람에게 병문안과 조문으로 위로와 애도를 표시하며(문병조휼問病弔恤)

예를 높여 존중할 줄 알며(예존禮尊)

뛰어난 사람들을 널리 드러내어 모범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수해樹楷)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확장된 조직에서는 하나의 커다란 시스템으로서 그에 걸맞은 다음의 7가지 항목이 중시된다.

좋은 인재를 선발하고 그에 알맞은 자리를 찾아 배치하는 일(시관試官)

인재의 기용을 제도적으로 보장(과거科擧)

관리의 덕과 재능, 노력, 성과를 따져 승진과 강등, 파면을 결정(고적考績)

선행과 공을 공개적으로 표창(포양襃揚)

공로가 출중하면 그에 합당한 상을 내림(장상獎賞)

가벼운 벌로 인재를 바로 세움(경벌輕罰)

죄를 지으면 엄한 징계를 내려 인재를 단속함(엄징嚴懲)

서평의 서문으로 시작한 진시황의 이야기가 납간의 사례로 등장한 부분은 참으로 흥미롭다. 진나라 통일 이전인 BC 237년에(통일은 BC221) 진시황은 신하의 간언을 잘 수용하는 황제였음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이렇다. 진나라의 수리 사업을 당시 한나라의 수리 전문가였던 '정국'이 책임지고 있었는데,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사람들은 그 정국이란 사람이 진나라에서 대규모 수리 사업을 부추겨 진나라의 국력을 소진시키기 위해 투입된 한나라의 스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소문과 (그에 대한)고발로 진나라 조정은 어수선해졌고, 이에 진시황은 진나라에서 일하고 있던 소위 '외국인들'을 모두 진나라 밖으로 쫓아내라는 '축객령'을 내리게 된다.

본래 낙후된 진나라가 천하통일을 눈앞에 그릴만큼 점차 부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기원전 7세기부터 시작된 차별 없는 외국인 인재 기용 덕분이었다. 여기저기서 인재를 영입해오는 개방된 인재정책으로 진나라는 중원으로 진출할 수 있었고, 기원전 4세기에는 위나라 출신 '상앙'을 기용하여 전면 개혁을 실시, 진나라를 초강대국으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름이 남아있는 진나라 재상 25명 중 17명이 외국인이었다는 통계도 존재한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성장한 진나라인데, 진시황이 '축객령'을 내릴 당시 역시 외국인이었던 조정의 객경客卿(다른 나라에서 와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이사'(초나라출신)가 (본인도 쫓겨날 처지가 걱정이었던 모양인지) 진시황에게 '간축객서'라는 글을 올리게 된다.

"태산이 그렇게 높은 것은 단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강과 바다가 그렇게 깊은 것은 자잘한 물줄기를 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태산불양토양 하해불택세류

泰山不讓土壤 河海不擇細流

진나라가 이렇게 부강해질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이사의 글에 진시황은 크게 감명받았다. 부국강병을 위한 인재의 중요성을 인식한 진시황은 이사의 간언을 수용하여 축객령을 취소하게 된다.

그러나...

천하통일 이전까지 신하의 간언을 잘 수용하던 진시황은 대업을 성취한 다음부터 권력에 취해 납간納諫의 자세를 잃고 만다. 이후에 발생한 분서갱유 사건(BC213~212)은 권력을 지닌 리더가, 자신의 권력이 점차 커 갈수록, 리더의 자질 중 하나로서 일컬어지는 납간의 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다소 멀게 느껴지는 소재와 중국 역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이야기로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책은 생각보다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각 개념마다 의미를 설명하고 역사 속 사례를 마치 하나의 이야기책을 읽는 것처럼 쉽고 재밌게 구성하였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소한 역사적 지식과 재미,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인상적인 것은 각 항목의 마지막 페이지마다 관련 명언과 명구가 있어 개념과 사례를 더욱 함축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 책의 제목을 보고 '나는 리더가 아니라서, 리더의 자리에 있지도 않아서, 나랑은 상관없다. 내가 볼 책은 아니다'라고 생각하신 분이 계실까 모르겠다. 물리적 힘을 동반하여 리더의 자리에 앉았던 옛날에는 리더만 읽고, 리더에게만 필요한 책이자 정보였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리더의 자질, 즉 리더십에 관한 논의는 이제 리더 한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내용이 아니다. 리더십은 단순히 리더의 자기계발론으로만 여겨질 수 없다. 우리의 손으로 리더를 선출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리더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한다. 배의 선장이 누구냐, 비행기의 조종사가 누구냐, 국가의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그 영향이 우리에게 미치고, 우리 삶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당장 눈을 돌려보면 사과 한 박스의 현금으로 닭고기와 빵을 사거나 내전을 겪는 나라를 보면 자질을 갖춘 리더와 그 곁의 인재, 그것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의 구축이 국가가 국가답게 존재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리더십, 리더 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를 알아보는 우리의 소양도 필요하기에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tip0: 각 항목의 사례를 그저 가볍게만 읽어도 이해하기 쉽다.

tip1: 중국 역사에 대한 지식을 조금 알면 더 재밌게 볼 수 있다.

tip2: 한자를 알면 명언과 명구를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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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망치 - 리더·인재·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20개의 망치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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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가 바라보는 세상안에 우리의 삶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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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기쁨과 슬픔 -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
올리비에 푸리올 지음, 조윤진 옮김 / 다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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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노력의 기쁨과 슬픔]

- 애쓰는 인간들을 위한 삶의 지침서 -

피아노 연습을 하다 그날따라 유독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 옛날 같으면 죽기 살기로 잘 안되는 부분을 뜯어고쳐 클리어하게 넘어갔을 테지만 몇 번 해봐서 안되면 쿨하게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날은 그걸 손대지 않는다. 내키면 다음날에 다시 보거나 한 달까지 쳐다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타이핑을 하다 어떤 부분이 막히면 일어나서 기지개를 한 번하고 커피를 타러 간다. 잠시 창문 밖을 바라보며 딴 생각을 한다.

하고자 하는 말이 있어 머릿속에서 문장이 술술 나오는데 전체적인 맥락에 있어서 맞는 건지 어쩐 건지 신경이 쓰이다가도 ‘그건 나중에 다시 보고 검토하면 되지’라는 생각에 맞춤법도 패스하고 줄줄이 써 나갈 때가 있다.

옛날 같으면 촘촘하게 계획을 세워놓고 완성과 미완성, 달성과 미달성을 체크하며 완성과 달성이 되었을 때는 기쁨의 미소를 짓지만, 미완성과 미달성이 되었을 때는 뭐 슬픔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반성하며 나 자신을 다그치곤 했던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점차 나이 듦이 나에게 말해주었다. ‘인생, 꼭 그럴 필요 없다고...’

우리는 살면서 한 번씩 경험해봤을 것이다. 내가 죽기 살기로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그만큼은 아니었던 그 순간을 말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위에서 말한 나의 일상 습관은 노력에 따른 감정적 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하나의 방어기제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한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우리가 이미 경험해봤을 ‘내가 죽기 살기로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그만큼은 아니었던 그 순간’에 대해서 눈여겨보고 있다. 인간이 행하는 노력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때때로 노력은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기까지 하다.’라는 명제에서 이 책의 논의는 시작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목표한 바에 닿을 수 있는 느긋함, 손쉬움, 수월함이다. 얼핏 보면 ‘성과를 거저먹으려는 날도둑 같은 심보의 요행’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달리 ‘무의식적인 태도로 이루는 삶의 기술 내지 태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프라이팬을 태웠을 때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법은 미친 듯이 문질러 닦는 것이 아니라 물에 담근 채 내버려 두는 것이다. 절대로 문지르지 말아야 한다기보다는 적당한 때 문질러 닦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다르다. 즉, 더 효율적으로 행동하라는 뜻이다.

p.9

뭔가 더 잘하려고 하면 유독 안되는 느낌을 글쓰기에서 자주 받는다. 뭐, 글쓰기뿐만이 아니라 무엇이든 간에 더 잘하고자 하는 태도에서 오는 긴장감과 많은 생각들이 우리가 시작하기도 전에 족쇄처럼 작용하거나 지속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계속하기 - 앞을 향한 시선이 우리를 지탱하는 줄이다

목차의 첫 번째 제목이기도 한 이 문장을 나는 글쓰기 비유를 통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글쓰기를 배우고 싶다면 글의 내용이 아니라 쓰기라는 행위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많이 써볼수록 잘 쓸 수 있다. 이미 썼던 것을 다시 보지 말고, 계속 써 내려가라.

"여기서 깨달은 바가 있다." 알랭은 말한다.

"잘 쓰는 기술의 비법은 고쳐 쓰지 않고 계속 써 내려가는 것이다.

써놓은 문장 하나가 백지보다 낫다. 문장이 조악하고 고르지 못하더라도 거기서 무언가 배울 것이다."

이미 썼던 글을 고치기보다는 계속 써 내려가는 편이 낫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p.28

이 책에서는 우리 삶의 수월함을 위한 격언과도 같은 목차 10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프랑스인인 저자는 이 책에서 각 목차에 해당하는 비유와 예시를 모두 프랑스인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삶의 수월함을 위한 '프랑스식 삶의 기술'이라고도 혹자는 말할지 모르나, 그건 저자가 프랑스인이라는 특성상, 책의 논의를 가장 수월하게 풀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이었기에 선택한 저자 나름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삶의 태도에 있어서 프랑스식, 한국식 뭐 그리 큰 차이가 있을까 싶다.

'2장 시작하기 - 우리는 망설이기 때문에 길을 잃는다'에서는 1974년에 미국의 쌍둥이 빌딩을 줄 하나로 건넌 곡예사의 예를 들고 있다. 인간의 삶이 전적으로 곡예라고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은 곡예사의 줄을 타는 모습으로 시작하기가 어떤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곡예사가 줄 앞에서 망설인다면 이미 그 곡예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이후부터는 평정심을 잃고 저 아래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곡예사 필리프 프티는 그렇지 않다. 일단 한발 내디디면 생각 없이 나아가야 한다.

당신이 쌓아올린 벽돌은 다음에 놓아야 하는 벽돌의 모양을 짐작하게 해준다.

벽이 쌓여갈수록 망설임이나 우연히 들어설 자리는 없어지고, 당신은 필요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 그냥 전진이다.

망설임이 이는 건 방향을 몰라서가 아니라 첫걸음을 어떻게 내디뎌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걸음을 떼면 그다음부터는 선택지가 없다. 어떤 활동이든지 시작하는 방법에 따라 미래의 성패가 좌우된다. 그냥 시작하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 있게 시작해야 한다. 말 타기든, 달리기든, 일이든, 사랑이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그다음 일도 잘 풀리는 법이다.

p.45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콩쿠르 당시 영상이나 손흥민의 번리전 70미터 골 영상을 보면 그들이 각각 연주와 경기의 순간에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로 철두철미하게 계산하면서 작업을 수행해나갔다고 보기 어려운데, 이러한 사례들이 바로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행위의 지점'이 아닐까 한다. 시합 전날 나이트클럽에서 시원한 음주 가무를 즐기고 새벽에 집에 와 얼마 안 있다 점심때 시합에서 우승을 차지한 테니스 선수 야니크 노아는 이를 두고 '영역 안에 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한다.


'행위의 지점'과 '영역 안에 있다 in the zone'은 최상의 플레이를 선보이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이 본능적으로, 자연스럽게, 술술 흘러가는 흐름에 나를 맡기는 것이다. 이때, 이곳에서는 의도와 행위의 경계가 사라지고, 집중의 지점이자 자기 자신에 대해 잊게 되는 망각의 지점과 만난다. 자신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곳이자 행위가 가장 활발해지는 곳이다. 이 지점에 이른 사람은 의도하지 않게 몸의 흐름에 맡겨 알아서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행동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성공의 순간 - 신은 노력하지 않는다.


생각 멈추기 - 과도한 생각은 존재 전체를 오염시키고 심지어 위협한다.

'수월함'은 주로 동물의 특성을 따를 때 발생한다.

본능은 생각하지 않고도 발현이 가능하지만,

지성은 의식적이며 간접적인 특성이 있어 다루기 힘들 때가 많다.

행동하기 전에 생각해야 한다면 직접성이 주는 이점은 사라져 버린다.

본능에는 질문이 따르지 않는다. 그냥 행동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p.180

이외에도,

자세 찾기 - 이완된 몸이 긴장한 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버티기의 기술 - 우리를 말하고 춤추게 하는 건 의무감이 아니라 우리의 욕망이다.

목표하지 않고 이루기 - 어떤 목표는 간접적인 방법으로만 달성될 수 있다.

집중의 비법 - 너무 열심히 보려고 하면 오히려 보지 못한다.

꿈의 힘 - 진정한 노동자라면 누구든 몽상가다.

삶의 수월함을 위한 격언과도 같은 주옥같은 문장들이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하나하나 그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싶지만 끝없이 길어질 것만 같은 글에 이제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

이 책은 자신의 삶에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거나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하는 행위의 격률 속에 그것을 믿고 살아오다가 한 번쯤 쓰라린 고통과 좌절, 패배감을 맛본 사람들을 위한 삶의 지침서이다. 노력 그 자체를 폄훼하는 것이 아니다. 노력이 때로는 무용지물 하며 때로는 그것 없이도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마법의 비밀을 넌지시 속삭여주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읽었다] 이후로, 이 책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읽으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으니까(글감), 잘 쓸 수 있겠다(서평)'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런데 '그 잘 쓰고자 하는 마음'때문에 혹은 '잘 쓸 수 있겠다는 기대감'때문에 글을 시작하는 데 애를 좀 먹었었다. 무엇인가 잘하고자 애쓰는 마음은 언제든 나를 잠식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내 마음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을 보았다.

따지고 보면 새로운 내용이라는 것은 없다. 어쩌면 인생에서 '쉼'을 강조하는 책들의 또 다른 버전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작정 앉아서 쉬고 관망하는 자세를 강조하지 않는다. 좌절과 고통 없이 수월함으로 자신의 삶에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은 기획되었으며 이 책은 작가의 그러한 신념과 의도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결과물이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어떤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나는 이 책을 프랑스 파리에서 쓰기 시작해 드라기낭에서 집필을 이어갔지만, 책을 쓰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사실 그리스다. (...) 고백하건대 파리에서보다 훨씬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이렇듯 수월함은 상황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 나는 책을 쓰는 동안 완벽주의를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해 책에 담긴 모든 규율을 준수하고자 했다. 글을 쓰는 동안 느꼈던 행복감을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면 내가 원하던 바를 그렇게

애쓰지 않고,

숙고하지 않고,

목적으로 삼지 않고

이루어낸 셈이다.

p.320-321


자신도 모르게 인생에 무던히 애쓰는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웬만하면 서평 글에서 책 사라는 말은 안 하는 나인데, 매일 당신과 같이 출퇴근하는 가방에 부적처럼 하나 넣어 가지고 다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어느 날 또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 열기처럼 애쓰고 있을 당신에게 가방 한켠의 이 책은 말할 것이다. "물 좀 뿌려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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