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노력의 기쁨과 슬픔]
- 애쓰는 인간들을 위한 삶의 지침서 -
피아노 연습을 하다 그날따라 유독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 옛날 같으면 죽기 살기로 잘 안되는 부분을 뜯어고쳐 클리어하게 넘어갔을 테지만 몇 번 해봐서 안되면 쿨하게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날은 그걸 손대지 않는다. 내키면 다음날에 다시 보거나 한 달까지 쳐다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타이핑을 하다 어떤 부분이 막히면 일어나서 기지개를 한 번하고 커피를 타러 간다. 잠시 창문 밖을 바라보며 딴 생각을 한다.
하고자 하는 말이 있어 머릿속에서 문장이 술술 나오는데 전체적인 맥락에 있어서 맞는 건지 어쩐 건지 신경이 쓰이다가도 ‘그건 나중에 다시 보고 검토하면 되지’라는 생각에 맞춤법도 패스하고 줄줄이 써 나갈 때가 있다.
옛날 같으면 촘촘하게 계획을 세워놓고 완성과 미완성, 달성과 미달성을 체크하며 완성과 달성이 되었을 때는 기쁨의 미소를 짓지만, 미완성과 미달성이 되었을 때는 뭐 슬픔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반성하며 나 자신을 다그치곤 했던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점차 나이 듦이 나에게 말해주었다. ‘인생, 꼭 그럴 필요 없다고...’
우리는 살면서 한 번씩 경험해봤을 것이다. 내가 죽기 살기로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그만큼은 아니었던 그 순간을 말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위에서 말한 나의 일상 습관은 노력에 따른 감정적 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하나의 방어기제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한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우리가 이미 경험해봤을 ‘내가 죽기 살기로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그만큼은 아니었던 그 순간’에 대해서 눈여겨보고 있다. 인간이 행하는 노력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때때로 노력은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기까지 하다.’라는 명제에서 이 책의 논의는 시작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목표한 바에 닿을 수 있는 느긋함, 손쉬움, 수월함이다. 얼핏 보면 ‘성과를 거저먹으려는 날도둑 같은 심보의 요행’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달리 ‘무의식적인 태도로 이루는 삶의 기술 내지 태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