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엄마 불안한 아이
남정하 지음 / 문예춘추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을 본 순간 울음을 참느라 구겨진 아들의 입술이, 들릴 듯 말 듯 허공으로 흩어지는 "엄마, 미워"하는 목소리가, 침대 끄트머리에 등을 돌린 채 앉아있는 조그만 뒷모습이 머릿 속에 떠올랐다.

책의 여러 사례들에서 나오는 욱하는 엄마, 꽝 형인 엄마, 아이를 감정의 하수구로 대하는 엄마... 모조리 다 나의 모습인 것을 확인하고 맘이 얼마나 아프고 시리든지...

아이가 놀이터나 친구 집에서 놀 때 보이는 폭력적인 행동들의 근원도 결국 나, 나의 격한 몸짓을 아이가 학습하고 그렇게밖에 반응할 수 없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니 아이에게 입으로 아무리 미안하다고 말해도, 나의 잘못이 씻기지 않을 것 같다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망칠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나에게만 한정된 마음이 아님을, 끊임 없이 치솟는 화를 비롯한 부정적인 감정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고, 아이를 포함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지 않고 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한다고 말해주는 이 책이 감사했다.

아이 앞에 너무나 큰 어른이지만, 엄마 자신도 돌봄과 사랑이 필요하니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고 격려하는 선배 엄마, 남정하 작가의 글이 고마웠다.

나도 내 화의 근원을 알기 위해 감정 단어들을 좀 공부하고, "화 일기"를 써서 내 분노의 패턴을 분석해야겠다.

육아서임에도 불구하고 자녀교육서는 그만 내려놓고 아이를 진득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라 말하는 이 엄청난 책과 작가를 "독박육아"와 "경쟁육아" 환경에서 우울하고 슬픈, 그러다 결국 아플 수밖에 없는 다른 엄마들도 꼭 읽어보고 그만 아프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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