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 온기 - 내가 먹은 채소에 관한 40가지 기억
김영주 지음, 홍명희 그림 / 지콜론북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신기한 책을 한 권 만났다. 다름 아닌 채소의 온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채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좀 더 딱 잘라 말하자면 싫다. 뭐니뭐니해도 고기가 최고! 주변에서도 모두 나를 고기 좋아하는 사람, 육식녀라 부른다.


비밀로 하고 있다가 아드리가 뱃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모든 사람에게 공표한 순간부터 시작된 입덧! 그 때는 배가 고프면 헛구역질이 더 심해지곤 했는데 다 맛없던 그 때에도 나는 고기는 잘 먹었다. 지금은 돼지고기가 더 좋지만, 아드리는 뱃속에서 소고기만 받아들였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ㅎ 그런 내가 이 책이 너무너무 읽고 싶었던 건 왜 때문일까? ㅎ 좋아하는 음식이건 아니건 이야기나 그림으로 풀어내는 책, 만화가 이상하게 나는 좋더라 ㅎ 이 책도 그럴 것 같았고 실제로 홍명희 씨의 그림과 김영주 씨의 글을 읽다보니 주부놀이(!) 6년차에 접어들지만 한 번도 손대보지 않았던 재료들까지도 예뻐보이고 먹음직스럽게 느껴졌다.


책을 읽는 내내 양상추 샐러드가 만들고 싶었고 아들과 신랑이 일어나면 간만에(?) 장보러 가는데 기필코 한 덩이 사와서 줄기에 들어 있다는 락투세린과 락투신의 알칼로이드 성분이 티눈 냉동치료를 하고 와서 욱씬 거리는 통에 낮잠도 못자고 있는 나의 신경안정에 도움이 되게 마구 씹어 삼켜보리라!!! 몸 속에 덮는 보드랍고 넓은 양상추 이불!이라고 작가는 부르던데 나도 오늘 내 몸 좀 챙겨봐야겠다!!!

 

 

 

 

 

 

 

책을 처음으로 들춰보던 날엔 운명적으로 첫 이야기와 나의 후식이 맞아떨어져서 괜히 더 설렜던 책! 삽화들도 너무 예쁘고, 작가가 자신의 채소 섭취 이력과 더불어 소개한 채소들의 효능도 유익하고, 중간중간 귀여운 고양이 요리사가 각각의 채소들을 가지고 그럴 듯한 요리(!)를 전수하는 것도 몹시 맘에 든다.


나도 즐겨먹지 않았던 채소, 39개월 살아온 녀석에게는 더 낯설을 푸릇푸릇한 풀들, 열매들! 조금씩 더 식탁에 등장시켜줘야 더 싱싱한 인생을 살 수 있으리라 ... 오늘의 이 기분을 잊지 않고 식탁에 좀 더 올리겠다 다짐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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