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책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심연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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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어제 차를 타고 가다가 제가 초1 딸래미에게 물었습니다. OO아 너는 죽음이 뭔지 알아? 그랬더니 선뜻 대답을 못했어요. 네? 이렇게 반문만 하고 말이죠. 그래서 제가 더 나아가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지? 엄마나 아빠도?!?” 그랬더니 울 것 같은 얼굴이 되더라고요.

제가 가장 먼저 경험한 죽음은 큰 아버지의 장례식이었습니다. 위암으로 오래 앓으셨던 터라 4형제 중 가장 좋으셨던 풍채도 다 사라지셔서 슬펐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 저학년 때여서 울지도 못하고 그냥 멍했던 듯요. 대학 때는 교양 수업 발표날 조원 한 분이 결석을 하셨는데 수업이 끝날 즈음 연락이 와서... 형이 수술을 받다가 죽었노라고... 전해주셔서 어안이 벙벙했답니다. 그때는 방황 아닌 방황을 하는 느낌으로 수업을 땡땡이 치고 학교 구석구석을 다녔어요. 지난주까지만 해도 따뜻하게 웃고 말도 하고 그야말로 살아있던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던 듯 합니다.

그리고 작년 9월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수의를 입은 시신을 저는 그때 처음으로 봤습니다. 빨간 버선이 기억에 남습니다. 장례 지도사 분께서 화장을 곱게 해주셨는데 병원에서 돌아가신 거라 많이 부어 있으셔서 제가 아는 할머니가 아니신 것 같아 무서웠어요. 아이들에게는 차마 함께 보러가자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이 죽음이란 현상이 어른인 제게도 참 낯설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다산북스 다산 어린이 신간 중에 ‘궁금하지만 묻지 못했던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이란 소제목을 달고 <<죽음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초등인 장남매는 물론 저도 새롭게 알게 될 이야기들이 가득할 것 같았거든요.


깜찍(!)한 해골 가면과 미니 관을 만들 수 있게 덧붙여진 페이지들을 제외한 총 페이지가 147페이지라 제법 두툼합니다. 죽음 백과사전 느낌이랄까... 가이드북이랄까. 삶이 끝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생의 시작을 먼저 이야기하고 죽음이 삶 곳곳에 얼마나 가까이 자리하는지 설명하는데 우스운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하고요.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죽음이란 대개 무거운 이야기이지만... 유머로 승화될 수도 있다고 웃긴 이야기와 섞어 두셔서 제법 유쾌했습니다. 양로원 관리자, 장례 지도사, 의사와 묘지 정원사의 인터뷰들은 책의 진지함을 더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돕는 페이지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제 마지막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군요. 가뜩이나 좁은 대한민국에 폐는 끼치고 싶지 않아서 화장이 좋겠다! 결심했는데 유골의 일부를 압착해 다이아몬드로 만들어 반지나 목걸이로 만들어준다는 보석장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순간 혹했습니다! 비용이 만만치 않겠죠? 아이들이.. 특히 딸래미가 필요 없다고 할 것도 같아요. 친환경 유골함도 매력적이던데 이런저런 것들이 궁금해지셨다면 <<죽음의 책>> 읽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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