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친구 - 함께하지만 서로의 전부는 아닌, 딱 그만큼의 사이
이다 지음 / 비아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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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65명(?)의 초록친구와 동거 중이라는 식집사 이다 님의 그림 에세이를 만났다. 우리집엔 방울토마토 모종, 스투키, 스파티필름 이렇게 딱 세 개(!) 있는데 마지막 아이의 이름은 모든 식물을 집에 들인 장아들도 그저 수중 식물이라 부르고 있어 네이버 스마트 렌즈로 검색한 후 겨우 4시간 전에 알게 된 것이다.


새댁일 때는 화분 선물을 종종 받았던 것 같다. 이다 님의 에세이를 읽고나니 다른 어떤 것보다 바람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은데 당시에는 키우기 쉽다고 누군가가 건넸던 다육이, 선인장 할 것 없이 모조리 다 죽었다. 아니, 죽였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그래서 초록이들과 나는 상성이 좋지 않다! 라고 여기며 내내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책을 덮고나니 조용한 기쁨을 선물한다는 작은 친구들을 가까이 모셔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부의 상징으로도 여겨지는 개나 고양이는 어린 장남매를 키우며 제대로 돌보기에 꽤나 책임이 막중한 생명체인 반면 초록친구들은 실제로는 안괜찮을지언정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곁을 지켜줄 것 같아서 그렇다.



식물이지만 사람 같았던 산세베리아가 나오는 부분에서 울컥한 뒤로 더욱 그랬다. 죽이기가 힘들 정도로 적응력이 좋지만 지나친 관심에 물러져 죽을 수 있고 딱딱하고 질긴 잎이 한 번 꺾이면 망한 느낌이지만 어영부영 잘 산다며... 작가님 당신과 닮았다시니 웃음이 났다. 하지만 그저 가만 놔두면 어떻게든 살아남을테니 내버려두라고 하시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





나는 이다 님의 초록친구 목록에서 굳이 고르자면 박쥐란을 닮은 사람이다. 녀석처럼 멋있어 보이게 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조용히 죽어버리는 초록친구. “괜찮아.”라고 숱하게 말하지만 그 말은 “좋아.”가 아니고 “참을 수 있어.”라는 말이라고 작가님께서는 쓰셨다. 세상 까다로운 녀석, 예민 보스 박쥐란이다. 축축한 걸 좋아하니 그늘에서 잘 자랄 것 같지만 해가 없으면 죽는다. 통풍이 잘 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영양과 관심도 적절해야 잘 산다.




출판사에서는 책의 마지막에 실린 식물 잘 돌보는 법, 식물로그가 참 좋다고 이야기하시던데 그 다음에 나오는 나와 잘 맞는 초록친구 찾기 테스트가 최고인 것 같다! 내 경우엔 나사(NASA)가 뽑은 공기정화식물 1위 아레카 야자(ARECA PALM)가 나왔는데 난이도 별 두 개여도 키우기 쉽지 않아 보여서 레벨업이 시급하다 느꼈다. 검색해보니 가격도, 크기도 상당하다. 집에 있는 세 녀석과 먼저 더 친해져보고 훗날을 도모하기로 한다. 초보 식집사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나는 한 번 더 읽을 예정이다. 함께 읽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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