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재語
이효재 지음 / 초비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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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연도가 기억날 정도는 아니지만 효재 선생님은 도서관에서 책으로 처음 만났다. 책날개에는 그녀가 한복 디자이너이자 보자기로 무엇이든 쌀 수 있는 아티스트라고 쓰여 있었다. 스윽 책을 넘겨보니 순한 얼굴로 웃고 계신 가녀린 분이 당신을 닮은 공간에서 편하게 지내고 계신 것이 느껴졌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처럼 산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지만 훔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빌려왔던 기억이 난다.




잊고 살았는데 2025년 가을, 효재 선생님을 다시 만났다. 초비북스 신간 <<효재語>> 로. 효재 선생님께 요시랑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편집자가 효재 선생님과 문자 등으로 주고 받고, 여행 중 나눴던 말, 시가 된 효재어를 혼자 보기 아까워서 세상에 내어놓은 책이다.




글만 담기도 아쉬웠는지 필사노트가 글들 앞에 귀엽고 사랑스럽게 붙어 있었다. 한 번 읽고는 이해가 가지 않는 날도 있지만 결국엔 위로가 되고 깨달음이 찾아온다는 효재어는 내게도 괜시리 단호하게 느껴져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덮고나니 편집자님께 맥락 없이 도착하곤 한다는 효재 선생님 말씀이 고도원 선생님 발송하시는 아침편지처럼 희망자들에게도 도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도 떠올랐고 말이다.




좋아하신다는 한 글자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세상 좋은 것들의 공통점이 한 글자더라는 말씀을 하시며 당신은 차, 밥, 콩이 그 중 제일이라고 하셨다. 각각 먹을 때 가장 행복하고 충만하다시는데... 나는 콩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내게는 어떤 소중한 한 글자가 있을까 저절로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책, 그리고 신(神)... 밥이랑 물은 안먹으면 못 살아있을테니 차치하고... 잠? 외면과 내면이 곱디 고우신 분의 책을 마주하고 난 후 이런 생각이라니... 소리 내어 웃었다.

여전히 효재 선생님처럼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저자 편지에 쓰신 것처럼 20년쯤 더 살면 기복 없이 평온해질지도 모르니 기다리려 한다. 가슴을 뜨끔!하게 했던 자신을 깎아먹지 않는 하루가 되어라! 하신 말씀도 깊이 새기고 부끄럽지 않은 날들을 위해 노력하려 한다. 효재 선생님,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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