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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박티팔 지음 / 고래인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결혼한지 13년 하고도 8개월, 1호는 어느새 초등 5학년이 되었고 볼살이 포동포동하여 사랑스럽던 아기 2호는 올해 학교에 갔습니다. 박티팔 작가님의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책의 제목이 제 가슴에 격하게 꽂힌 건... 이 아들과 딸이 어째서인지 날마다 더 키우기 녹록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장아들은 어려서부터 참 날쌘 녀석이었습니다. 얼마나 날랬는지 뛰고 달리기 시작한 때에 안흔들리고 제대로 찍힌 사진이 별로 없을 정도였어요? 초록불로 바뀌자마자 횡단보도로 질주해서 차랑 부딪친 적도 있고요! 나름 포구라 불리는 동네라 산책을 나가면 갈매기와 비둘기들을 참 많이 만나게 됐는데 녀석들을 다 쫓아 하늘로 돌려보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어요. 누군가 버리고 간 음료수 남은 컵들도 하나도 남김 없이 다 차버려야하는 희한한 취미를 가진 아들래미를 제법 사회화시켰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더 순한 줄 알았던 두찌가 복병이더라고요?
딸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장아들 같이 시끄러운 이가 곁에서 놀아도 잘 잤어요. 졸려도 혼자 누워 자고요. 좀 크고는 노래도 춤도 곧잘 부르고 추길래 밖에서 시켰더니 울었어요. 그 수줍음 많던 아이는... 이제 락가수를 꿈꿉니다. 헤드뱅잉 미친 사람처럼 해놓고 쑥쓰러워하면 엄마인 제가 당황스럽습니다. 국어 문제집은 잘 풀지도 못하면서 오빠는 물론이고 아빠까지 말로 이겨 먹는 걸 보면 놀랍고요.

그래서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책의 1장에서 네, 됩니다. 자문자답하신 페이지에서 울컥했어요. 저도 잘 못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순간이 많은데... 이런 제가 엄마로,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선생 노릇을 하고 녀석들을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됐습니다.
그런데 작가님께서는 극단으로 치우친 것이 아니라면 나쁜 양육 방식이란 없다고 하셨습니다. 장단점이 있고 배울점이 있다고요. 웃픈 만화에 곁들여진 에세이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너와 내가 달라서 신기하고 재밌는데 어찌저찌 어우러져 살 수 있으니 다행이고 감사하다고요. 완벽하기란 불가능할 것 같지만 너덜너덜해도 괜찮다고 하시니 진짜 저도, 장남매도 제가 걱정하는 것처럼 엉망은 아닌 것 같고 괜찮은 사람이 될 것 같았어요. 녀석들이 아직은 사람이 아니지만(!) 언젠가 사람이 될 거란 믿음이 생기니 여유도 생기고 말이죠...
그래서 이 책이 좋았습니다. 저 다 읽었으니 누구에게 건네어 토닥여줄까 고민 중입니다. 잇님들도 육아가 너무 고단하시다면 읽어보세요. 위로가 되실 겁니다. 저는 또 올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