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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ㅣ I LOVE 그림책
석영주 지음, 차호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잇님들~ 대한민국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만든 6.25 전쟁이 벌써 75주년이 되었습니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6.25 보다는 4.19나 5.18 이런 날들을 더 크게 느끼곤 했는데요... 내년에는 6월 25일도 아이들에게 사진이랑 보여주며 이야기를 좀 더 나누게 될 것 같아요. 보물창고에서 지난 7월 10일 나온 I LOVE 그림책 신간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덕분입니다.
별다른 이동수단이 없어 비바람이 불어도~ 폭설이 내려도 오로지 걷고 또 걸을 수밖에 없었던 피난민들이 향한 곳은 피란 수도 부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산에서 갈 곳 없는 피난민들을 따스히 맞아준 사람들 중에 어린 소녀 경이의 부모님이 계셨습니다. 어린이는 피난민들이 메고 온 지게에, 등에 이고 가져온 짐들에 그들이 이미 짓눌릴 대로 짓눌린 것처럼 보였다 말합니다.
전쟁 사이렌이 쉴 새 없이 울려 어린 마음이 불안하게 요동치는데 집 문이 자꾸 열립니다. 더 무서웠겠죠. 하지만 도리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들어오고 또 들어와야 했으니까요. 북서쪽 인천 바닷가에서부터 320km를 딸과 함께 지나온 어부 김씨 아저씨는 경이네 집을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이라고 부릅니다. 아저씨의 말도, 어수선한 집안 사정도 어린이가 이해하기엔 어렵습니다. 그저 울며 기다리며 “원래대로 되돌아갔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는 일만 할 수 있었어요.

경이의 부모님께서는 따뜻하게 타이르십니다. 이웃을 돕고 사랑해야 한다고~ 어른인 엄마와 아빠도 두렵지만 이런 시기에 서로 뭉쳐서 함께 버티면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이죠 ㅎ 김씨 아저씨도 격려를 더하셨어요. 경이네 부모님께서 당신과 딸을 바다에 빠지기 직전인 집에 받아주지 않았다면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고요. 안전하게 살 수 있게 도와준 것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도 말씀하십니다.

모두가 원하는 방향은 아닐 수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상황은 나아집니다. 피난 온 이들과 한 집에서 지내는 나날이 경이에게도 잊지 못할 선물이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부산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75년이 지나는 동안 더 많어졌습니다. 후손들에게도 전하고 이렇게 그림책으로도 나온 걸 보면 제 말이 너무 맞죠 ㅎ
그림책 한 권으로 6.25에 대한 여러 궁금증들이 해결되지 않을 어린이들을 위해 번역에 힘써주신 마술연필 님께서 Q&A 7개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넣어주셨어요.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함께 읽고 기억하며 더 나은 나라로 만들어요, 하나이긴 아직 어렵겠지만 노력해서 두려움도 이겨내고 서로를 잘 보듬어보게요 ㅎ 저는 또 오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