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프레드 포드햄 그림, 문형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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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소담출판사를 통해 만났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그래픽노블로 다시 만났다. 무시무시하게 발전된 탓에 비애감마저 느끼게 했던 그 멋진 세계는 그림으로 만나니 또 다른 느낌으로 대단했다.





보카노프스키 처리를 어찌 빼놓고 이 세계를 논할 수 있을까. 난자 하나에 태아 하나, 나아가 사람 하나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과거의 일반적 수정 - 부화 과정을 깨트린 이 세계 유지를 위한 최고의 비결을... 단 하나의 난자로 189개의 일란성 배아를 만들어내는데 성공, 16,012명이란 성과를 이뤘다고 신세계의 사람들은 자랑한다.




그 뿐인가! 태아의 사회 기능을 세뇌와 조작의 과정을 통해 설정한다. 알파에서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순으로 계급은 존재하지만 하수도 작업공인 엡실론은 인공부화소 소장인 알파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맡겨진 위치에 만족할 뿐...




도취제이자 최면제, 환각제인 소마가 신세계의 행복지수를 결정한다. 현란한 광고로 끊임없이 약을 권하는 사회가 건강할 리가... 뭐, 신세계 사람들의 탈 없고 튼튼함은 물론 처음과 나중까지, 모조리 다 과학적으로 제어 가능하니 누구도 신경쓰지 않겠지만.





물결 한 번 이는 것 같지 않았던 그 고요한 신세계에 린다와 존이라는 오점이 투둑 떨어진다. 린다는 원래신세계에 살았지만 야만인들을 구경하러 나갔다가 낙오되어 존을 낳았다. 모체 태생이나 가족 관계를 질식할 정도로 밀착되어 위험하고 역겹다 이야기하는 세계에서 린다의 등장은 신기하면서도 불경한 것이었다.

셰익스피어의 감성을 지닌 존은... 신세계인도 야만인도 될 수 없었다. 훌륭한 피조물들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꿨지만 그런 곳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더 좋은 세상을 기다린다. 존은 그 곳으로 가려고 했을까. 그렇게 가서는 닿지 않았을텐데... 역시 이 멋진 세계는 어떤 형태로든 시고도 쓰다. 씁쓸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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