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꽃밭 컬러링북 - 나 어릴 때 놀던 뜰
정은희 지음 / 리스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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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다 귀찮고 버겁다. 글은 커녕 그림에세이 읽기도 쉽지 않다. 도서관에서 욕심껏 20권 가까이 빌려다놓고 녀석들과 오며가며 눈싸움만 하는 형국이니 말 다했지 뭔가. 그런데 옛 추억을 솔솔~ 불러일으키는 컬러링북을 만나고 말았으니~ 제목이 나 어릴 때 놀던 뜰! <<우리 집 꽃밭 컬러링북>> 되시겠다.

책의 작가이신 정은희 선생님이 어린 시절 사시던 집에는 많은 꽃들이 심긴 동그란 꽃밭이 있었다고 한다. 어른이 된 지금도 눈에 선하고 그리운 모습이라시는데… 내게도 추억이란 조미료가 아낌없이 뿌려져 괜시리 눈물 날 것 같은 옛집이, 정겨운 꽃들이 많다.

무수한 계단을 오르고 올라야 닿을 수 있었던 집에는 꽃보다 나무가 존재감이 컸더랬다. 집의 기둥만큼이나 커다란 무화과 나무가 남동생과 나에게는 놀이터였고 일하시느라 바쁘셨던 부모님 대신에 남매에게 달디 단 간식을 주는 귀한 친구였다. 풍뎅이나 장수하늘소를 선물받기도 했지만 지네는 많이 싫고 지긋지긋했던 기억이 난다. 작은 무화과 나무도 마당 중앙에 있었는데 거기에 매어 둔 그네에서 동생이 떨어진 이후 베어버리신 건 아쉬웠고…





눈길을 사로잡는 꽃들이 제법 많았다. 봉숭아는 시집 가기 전까지 길에 피어있으면 따다주셨던 아빠가 생각나서 칠해볼까 싶었고~ 잘도 따서 씹어 먹었던 아카시아, 꽃을 조심스레 뜯어 꿀을 빨아 먹었던 샐비어… 나 어릴 때는 사루비아였는데!!! 예쁘지만 냄새가 지독했던 수국, 귀걸이 대용이었던 분꽃 등등… 하지만 보라색을 사랑하는 나는 등나무꽃을 골랐다.


여고생 시절 학교 벤치 위에 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것이 생각이 난다. 특유의 향기에 코가 간지러웠던 것 같고… 초록창에 검색하니 5월에 꽃이 핀다고 하니… 일요일에 유난을 떨며 학교에 가 친구들과 공부를 했던 것이 중간고사 때문이었나 싶다.

칠하려는 마음을 먹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충분히 좋았고… 감상하는 맛도 훌륭한 책이었다. 꽃이 좋아지는 어여쁜 시절을 지나는 중인 사람들에게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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