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할머님의 질문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어져요...

넌 누구니?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76
노혜진 지음, 노혜영 그림 / 비룡소 / 2022년 11월

안녕하세요~ 오늘도 멋진 그림책 소개해드리려고 나타난 저는 책읽맘 짱이둘입니다. 제목이 <<넌 누구니?>> 고요 … 노혜진, 노혜영 자매 작가님의 친할머님과 외할머님의 이야기가 옛날 … 흑백 활동사진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느낌으로 담겨있는 책입니다. 바로 보여드릴게요?!?

흑백이지만 홍안의 맑고 어여쁜 얼굴이었을 것이 눈에 환한 .. 소녀는 1922년 해주에서 태어나신 두 작가님들의 친할머니, 정자 님이세요.

아버지를 많이 닮은 딸로 어여쁨 많이 받으며 잘 자라고 있었는데 옆집 언니들이 순사들에게 끌려가는 일이 벌어지자 정자 님은 아버님을 도와 한약방 일을 돕는 대신 시집을 가게 됩니다. 어색하기만 했던 부부 사이에 목숨보다 귀한 아이들이 태어나고 전쟁과 가난을 이기며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정자 님은 그 험난한 인생 중에도 아이들 때문에 살 수 있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대는 어떠합니까? 하며 정자 님께서 작가님들의 외할머니 월순 님께 마이크(?)를 넘기십니다.

성주에서 태어나신 월순 님의 사정도 정자 님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1969년엔 역시나 남편 분이 세상을 떠나셨는데… 커다랗기만 했던 그 빈자리를 5남매가 꽉 채워주었다고,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고 하시네요.

이야기는 저희 엄마 웨딩 사진이랑 너무 흡사한데 색만 흑백인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자식들을 하나씩 시집, 장가 보내며… 두 어르신이 만나게 되는 날이 이르렀어요! 정자 님의 장남과 월순 님의 차녀가 혼인을 했거든요. 그 딸이 아기를 낳고 두 어르신은 다시 만날 수 있으셨어요. 두 분은 그저 자식들이 당신들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밥 굶지 않고 잘 살기를 바라신다는데… 저희 할머님, 어머님의 소망도 똑같지 않으려나요?

두 분은 또 입을 모아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 땅의 딸이고, 여자이고, 아내이자, 엄마, 할머니라고요. 더 나아가 뭇별의 시작이라고 하시는데… 저는 아직 딸, 여자, 아내, 엄마의 영역에까지밖에 다다르지 못해.. 두 어르신의 경지까지 도달하려면 시간이 좀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두 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는 시간을 귀한 그림책으로 가져서 참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두 분이 제게 돌려주신 넌 누구니?라는 질문에 떳떳한 답을 내놓기 위해서라도 제게 주어진 여러 역할들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우선 짱이둘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