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수록 요리 - 슬퍼도 배는 고프고 내일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네코자와 에미 지음, 최서희 옮김 / 언폴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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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셰프 아니고 생활 요리인이라 칭하는, 50대 초입에 선 한 여성을 만났다. 그녀의 이름은 네코자와 에미. 일본의 뮤지션이자 칼럼니스트, 영화 해설가… 프랑스어 교실의 선생님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글도, 요리도, 삶도 멋스럽고 맛깔스럽다! 단조롭지 않은 느낌이랄까. 네 장의 만화도 직접 그리신 것 같은데 레시피와 더불어 좋아하는 에세이와 그림까지 볼 수 있으니 몹시 좋았다!

나는 애 둘을 낳고 혼자인 시간이 간절했지만 그 시간에 스스로를 딱히 잘 돌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야마자와 씨는… 혼자는 외톨이가 아니라 자신과 단둘이 있는 참 좋은 시간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소중한 이를 살아있게 만들기 위하여 매일 요리를 하고 그러는 중에 만나는 식재료들의 헌신-그야말로 생명을 바치는!-에 고마워하다보니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쓰셨다.

핸드폰의 사진첩을 열어봤다. 식재료들과 교감하는 것이 가능할 리 없게 냉동식품 일색이다. 품이 조금 더 든 것은 명란 계란말이 정도??? 내게는 물론, 자라나는 중인 꼬꼬마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밀려온다. 독박육아 중인 엄마에게 삼시 세끼란 참 버거운 과업이지만 저녁 정도는 좀 더 정성을 기울여 차려줘야지… 녀석들도 스스로의 귀함과 더불어 엄마를 훗날 더 좋게 기억하지 않을까…

조만간 돼지 등갈비찜인데 카페들에 사진을 올리면 당근찜이냐는 소리를 듣는 요리를 준비해봐야겠다. 핏물을 빼고 애벌로 삶고 양파와 당근을 썰며… 우리 가족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는 돼지들에게 고마워하고 채소들의 싱그러움을 만끽해야겠다. 요리의 보너스는 오물오물 잘도 씹는 녀석들의 귀여운 입이려나~ 어서 장을 보러 가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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