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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면 꽃 - 식물 컬러링북
전유리 지음 / 클 / 2022년 5월
평점 :
생각해보면 꽃이 늘 좋았다. 예뻤다. 직접 길러본 적은 없지만 한 송이, 어쩌다 선물로 들어온 한 다발을 즐기는 건 늘 기쁨이었다. 꽃 그리기도 잠깐 해봤는데 소질이 딱히 없음을 아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색칠이라도 해볼까 싶어 책 한 권을 장만했다. <<마음을 그리면 꽃>>. 전유리 작가님께서 어머님을 생각하며 하나하나 그리신 책이라고 한다. 선물하는 마음으로, 그야말로 마음을 가득 담아 그린 꽃들이라 그런지 꽃은 물론 이파리 하나 곱지 않은 것이 없다.
어떤 채색 방법이든 어울린다고 작가님께서 인스타@jeonyr22 에 써놓으셨길래 플러스펜으로 나의 오랜 손톱 친구 봉선화를 칠해보았는데… 녀석에게 조금 미안한 결과물이 나와버렸다! 결혼 전까지도 길을 지나다 보이면 아부지께서 뜯어다주셨던 봉선화.. 아니 봉숭아들이 이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책 속에서라도 만났으니 손톱을 물들이기는 어려워도 좁고 얕은 내 마음 하나는 넉넉히 색을 입힐 수 있을 것 같다.
비염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유칼립투스는 엄마가 되어 부쩍 친해진 풀(?)이다. 항아리 모양의 열매는 <<마음을 그리면 꽃>>에서 처음 봤고 혹 꽃인가 싶어 초록창에 검색하여 만난 진짜 꽃은 알러지쟁이의 코가 절로 간질간질해지게 생겼다.
초록은 심신 안정에도 효과가 좋다고 하던데 여러 종류의 풀빛 색연필을 마구 꺼내어 칠하니 희열이 느껴졌다! 진짜 유칼립투스를 좀 사러 다녀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히아신스는 보라색이 어여뻐서 끌리길래 12색 수채색연필로 칠해봤다. 엄마 혼자 재밌는 걸 참지 못하는 다섯 살 인생이 자기도 칠하면 안되냐며 쌩뚱맞게 노랑 색연필을 하나 집어들고 다가온다. 너는 다음에 하라고 아빠랑 킥보드나 타고 오라고 내보냈다.
어여쁜 것의 존재를 알았으니 이제 장남매가 더 즐겁게 누리게 될 나의 사랑스러운 컬러링북 <<마음을 그리면 꽃>>! 아직은 너무 거칠어 꽃이 자라기엔 삭막한 땅 같은 이내 마음도 꽃 같아지기를 바라며 함께 칠할 (어린이 말고) 어른이 꽃 애호가들을 기다린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