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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ㅣ 웅진 우리그림책 75
김민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딸래미 하루 어린이집 안가서 아침부터 병원에도 다녀오고 장남매들 좀 덜 아프라고 한의원도 다녀오고요~ 이래저래 좀 걸었더니 이 밤… 격정적으로 놀고 싶어졌지만 귀여운 그림책 한 권 소개해드리고 놀까 싶어… 아이들 잠들자마자 슬그머니 나타난 저는 짱이둘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그림책 제목은 <<달팽이>>고요 ㅎ 요새 집에서 실제로 왕달팽이 한 마리랑 살고 있는 터라 제목에 1차로 끌렸어요 ㅎ 2차로 저를 자극한 내용은 소개를 봤더니… 누나나 형, 오빠였던 사람은 아마도 누구나 마음의 찔림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은 이야기더라고요 ㅎ 표지의 빨간 헬멧 소년은 가해자(!)인 저희가 아니고요~ 우리들의 남동생입니다.
페달도 없는 귀여운 자전거로 형아, 누나들의 뒤를 따르려하니 형아가 한 마디 해요. “여기서 놀아. 우리 엄청 빨리 달릴 거야.” 빨간 헬멧 소년은 자신의 빠름을 증명하려고 애를 쓰지만… 형들은 자꾸만 멀어져 갑니다.

잘 보이시려나요? 저기 맨 뒤의 형아요. 아까 동생더러 놀이터에서 놀라고 했던 형아거든요? 아마도 혈육이겠죠. 맘이 쓰여서 친구들 먼저 보내고 맨 뒤에서 동생을 지켜봐요. 형은 얼마나 달리고 싶었을까요? 제가 그 마음 너무 잘 아는데 말이죠! 실제로 저는 친구 생일파티에도 두 살 아래인 남동생을 데리고 갈 정도로 어떤 날엔 의좋은 모양새를 유지했지만… 어떤 때는 교과서에도 나왔던 무정한 누이처럼 동생이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울든가 말든가.. 쫓아오다 넘어지든가 말든가… 홀로 친구네 가서 신나게 놀고 싶은 맘에 도망치는 일도 완전 잘 했어요.
이야기가 또 샜는데… 형아는 너무 달리고 싶은 마음에 동생의 가슴에 대못을 박습니다. “돌아가. 너는 너무 느려.” 그래서 빨간 헬멧 소년은 터덜터덜 왔던 길로 돌아가는데요 삐뚤어지고 싶은 맘을 가득 분출하며 마구 달리다 그만!!!

길이 아닌 곳으로 달리다 못해 부웅! 날아가버려요. 저는 순식간에 엄마 맘으로 바껴 아이고.. 많이 다쳤으려나… 맘을 졸이며 꼬맹이를 따라갔는데요. 꼬맹이가 귀여운 달팽이 한 마리를 만났네요! 형아들한테 느리다고 따돌림 당했는데 자기보다 더 느린 녀석을 만난 맘이 어땠을까요? 저는 괜히 울컥하고 눈물이 찔끔 나왔을 것 같은데 말이죠 ㅎ 작은 몸들에 제법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진 빨간 헬멧 소년과 빨간 패각을 짊어진 달팽이 앞에 빠알간 무언가가 선물처럼 주어집니다. 뭔지는 직접 살펴보세요? 우리 꼬맹이는 느리면 좀 어떻냐고~ 되뇌이더니… 책의 마지막엔 기분이 좋아져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요 ㅎ
느린 녀석들에게 가혹한 세상입니다. 저 역시 8세, 4세 장남매에게 빨리빨리~란 말을 많이 쓴 것 같은데요. 달팽이 책 속 꼬맹이의 즐거움도 기억하고… 저희집에서 열심히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중인 실제 생물도 잘 들여다보면서요…가끔은(!) 여유를 만끽하며 기쁘게 살아보렵니다 ㅎ 잇님들도 너무 바쁘게 지내시지 말고 좋은 그림책 아가들이랑 읽으시면서 쉬어 가세요? 저는 또 멋진 책들 들고 오겠습니다. 그럼 이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