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코가 석 자입니다만
지안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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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가, 미리보기 느낌의 “책 속으로”에 살짝 드러난 글들이 유쾌했다. 학원 강사 생활만 해봤으니 회사 생활이란 것과 동떨어진 삶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괜시리 회사 다니는 사람들의 애환이 궁금해졌더랬다.

아.. 그런데... 삶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가. 자신의 코가 석 자, 오늘도 내일도 당신이 제일 걱정이라는 지안 작가님의 삶은 제법 굴곡진 것이어서 초반에 오빠 분 죽음에 대해 담담히 적어두신 부분부터 무릎 꿇고 선배님 말씀 듣는 후배처럼 책을 읽게 되었다. 쉬이 읽을 수는 없었지만 여러 가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말이다.

오빠 분을 갑자기 잃었을 때의 이야기를 하시며 가까이에 있는 사람부터 직장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까지 당장 내일 못보게 되더라도 지금 그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가 당신의 인생 방식이라시는데 가슴이 서늘해졌다. 지금처럼 막 살다가는 후회만 남은 삶을 살 것만 같아서 그랬다. 늘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보다 내게 상처주지 못해 안달인 사람들, 그들의 날이 선 비난에 집중하고 집착하기 바빴는데 그러기엔 인생이 짧으면서도 길다고~ 그러니 차라리 미움 받는 쪽을 선택하고 열심히 살고 사랑하고 놀라고 지안 선배님이 말씀하셨다!

또 이제 불혹이 되었으니 나도 이제 더 어린 친구들에게는 선배 노릇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줘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을 얻었다. 괜찮지 않은 상황에서 “괜찮습니다”, “좋습니다” 를 강요당하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하고 싶달까.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강압적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웃는 이모티콘(^^)을 손가락과 마음에 장착, 흔들림 없는 출근 모드를 지키고 싶다.

석 자 코를 가진 모든 이들이여 함께 힘내자! 삶은 어찌 됐든 계속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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