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어 - 외톨이 고양이 부부치요의 영수증 그림일기
부부치요 지음, 이은혜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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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등원 안한지 21일, 딸래미는 12월 1일 하루 갔으니 20일째다. 처음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헌 나라의 어린이들과 늦잠을 잘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들은 낮잠을 잊은지 벌써 2년이 되었기에 기대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두찌까지 낮잠을 자지 않고 놀아대기 시작했다. 그러다 저녁 먹기 직전에 잠을 자고 오라비가 기절한 뒤에도 고성을 지르다 12시 넘어 밤잠을 잤다. 하루의 패턴이 마구 망가지니 몸이 아프다. 그럼에도 혼자 있을 시간을 갖고 싶어 잠을 덜 자고 좋아 보이는 책들(특별히 만화책들!!!)로 주변을 채웠다. 그 중 한 권 <<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어>>를 소개하려고 한다.





작가인 부부치요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사람 사귀는 일이 녹록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초등학교 때는 왕따를 당했고... 어른이 된 이후에도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없어서... 결국 30대 후반의 나이에 1년의 시간을 방에 틀어박혀 지냈다고 한다. 사람들이 다 자신을 싫어하는 것만 같았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그녀는 마음은 물론 몸까지 아팠는데... 가족들 덕분에 다시 바깥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단다.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제대로 된 종이에도 그리지 못하고 영수증 뒷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부부치요! 너무나도 두렵고 떨렸을 그녀의 그 처음을 생각하면 내 마음까지 두근거린다. 그래서일까. 책 표지 안쪽에까지 가득한 그녀의 그림은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준다. 아이들을 재우고 허겁지겁 책 속으로 숨으려 펼쳤는데 표지 넘기자마자 파랗게 반짝거리는 그녀의 세상은 ... 정말이지 천국처럼 보였다.

별들도 땅으로 내려와 쉬는 곳. 원한다면 하늘로 올라가 구름에 앉아 달빛을 감상할 수 있고... 먹고 마실 것이 풍족하며 함께 있을 수 있고, 원하는 만큼 홀로 있을 수도 있는 곳. 작가에게 영수증 뒷면이, 그녀가 그린 그림이 그런 위안을 주었을까. 나 뿐 아니라 무수한 사람들이 그녀의 작은 그림들에 울고 웃는다.

그녀가 여러 모양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거창하게, 힘을 준 위로들이 아니다. 그저 그녀가 살아가는 이야기들인데 ... 일상의 힘이란 역시 위대한 까닭에 그녀의 책도 독자를 따뜻하게 채운다. 이 겨울 누구에게나 필요한 온기, 부부치요의 <<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어>>로 만끽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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