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니까 아프다 - A저씨 에세이
A저씨 지음 / 뜻밖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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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A저씨의 에세이를 한 권 읽었다. 아저씨의 마나님께서는 즐겁게 들으셨다는 이런저런 체험 이야기를 나는 사뭇 진지하게, 또 걱정하며 읽었는데 우리집 아저씨 생각이 자꾸 나서 그랬다.

배가 임산부 못지 않게 D라인인 아저씨의 기록을 쭉 살펴보니 ... 참... 젊어서부터... 아니 어려서부터 무좀에, 탈모에, 정말이지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온전한 곳이 거의 없는 사람인 것이 분명하다. 아랫도리 하나 믿고 살았는데 그마저도 복부비만 때문에 파란 알약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신세가 되셨다고 하니 참 서글픈 일이 아닐 수가 없는데 아저씨는... 유쾌함을 잃지 않고 지금도 열심히 D컵 배에서 A컵 배로 거듭나기 위해 열렬히 사랑했던 설탕 - 기름 덩어리들, 밀가루 등등과 헤어지려 노력 중이라고 하니 그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우리집 D저씨에게 눈총을 마구 쏘게 된다.

아저씨는 세상에 여러 종류의 책이 있는데 당신의 책은 마구 달리라고 채찍질 하는 류의 책이 아니라 고삐 풀고 쉬었다 갈 수 있는, 재미와 여유가 가득한 마구간 같은 것이라 썼다. 함께 웃고 공감한 독자가 있다면 그걸로 출판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도.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남편과 나의 건강한 여생을 위해 샐러드팩을 여러 개 주문했다. 같이 운동 시작하자고 신랑에게 카톡도 넣었고, 아저씨는 다시 파셨다던 실내자전거도 당근에 키워드 알림을 등록해뒀다. 이 또한 아저씨 풍월의 순기능 아니겠는가? 용기를 내주신 아저씨께 감사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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