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 그래픽노블
머라이어 마스든 지음, 브레나 섬러 그림, 황세림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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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 말라본 적은 내 평생 없지만 주근깨가 있었고 지금도 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시절 친구는 다이애나, 나는 앤이었다. 그렇게라도 주인공이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얼굴이 밀가루처럼 하얗고 솜사탕 같이 푸근한 성격이었던 친구는 기꺼이 내게 앤을 양보했다. 그저 우리는 단짝이라는 이름 아래 행복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연락조차 닿지 않고 이름 석 자만 기억나는 친구지만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앤처럼 몹시 그립다.

진짜 소설 속 주인공 앤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내 친구였으면 좋겠고 멋진 길버트랑 썸 타는 걸 포함해서 여러 장점들을 크게 보며 부러워... 나였으면도 싶었던 그녀였다. 소녀였던 모든 여인들의 좋은 벗, 앤을 그래픽 노블로 만났다.

 

 

 

 

왜 뒷모습일까 했더니 이제껏 봐왔던 어떤 앤보다 못생겼다. 심지어 내 사랑 길버트도.... 와장창! 환상이 깨어지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기쁨이 만발한 하얀 길을 감사했던, 상상력이 애번리에 사는 그 누구보다 뛰어나서 손대지도 않은 마릴라 아주머니의 자수정 브로치를 잃어버렸던, 무례한 남자아이(길버트)를 처단할 줄도 알았던 걸크 빨강 머리 소녀와 또 다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기분 탓인지 모르겠으나 책을 덮을 때는 세상 개성 넘치게 느껴졌던 브레나 섬러 작가의 앤이 처음보다 더 예쁘게 보였다. 

 

 

 

 

아아, 앤! 불꽃과 이슬로 빚어진 사랑스러운 영혼의 소녀여! 소녀처럼 책의 곳곳이 가슴 벅차게 예쁘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처럼 앤! 한 글자에도 가슴이 뛰는 당신이라면 펼쳐 읽어라. 더욱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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