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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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출간된지 15주년이나 되어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가 개정판, 그것도 스페셜 에디션으로 내 품에 다시 안겼다. 그녀의 이름을 초록창에 검색하니 정말이지 무수한 책이 나온다. 내용은 다 잊어버렸지만 소담출판사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힘입어 표지를 기억, 거의 대부분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안 읽어본 것 같은 책이 몇 권 더 있다는 것을 방금 검색해보고 알았다.

도쿄 타워도 읽은지 오래라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저 군 생활 중인,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찌질하게 작은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 보낸 책이 에쿠니 가오리의 책이었는데 그 책이 도쿄 타워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읽고나니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무 살 소년들이 연상의 유.부.녀.들과 위험한 사랑에 빠진 것이 주요한 이야기인 책을 너와 나의 이야기 같아..라고 보내기엔 공통점이 연상연하 커플이었다는 것 뿐이니... 홀리가든이 아니었나... 여전히 잘 모르겠다.

 

임자 있는 몸이 되어, 아이를 둘이나 낳고 읽으니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들은 뭣도 모르던 아가씨 때와는 너무나 다르게 읽혀서 당황스러웠다. 고요한 얼굴로 책이나 읽을 것 같은 훈남 청년이 상상되는 토오루도, 요새 아이들 하는 말로 인싸이자 엄친아 느낌의 코우지도 무슨 이유로 남편 있는 여자들을 원하는가 싶고 나와는 다른 종류의 여인들이라 매력이 넘쳐 그러는가 하여 부러운(!) 마음도 슬며시 고개를 든다.

 

못난 맘을 가득 담아 눈을 흘기면 책에 등장하는 남녀들 모두에게서 어떤 결핍이 보인다. 정의 내리면 또 우습게 느껴질 것 같은 그런 단어들,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의 행위가 사랑이냐, 사랑이 아니냐 판단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모든 사랑에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테니... 소설 속 이야기일 뿐이라며 안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소설 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원하는 대로 읽힐 것 같은... 그래서 에쿠니 가오리는 위대하다. 다시 도쿄 타워를 읽는 모든 이들의 사랑도, 사랑 그대로 무사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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